박종윤 소설가

 

한나라 황제인 경제는 어사대부 조착의 부추김으로 잘못을 저지른 제후들의 영지를 빼앗았다. 오나라 왕 유비는 자신의 잘못이 영지 삭감에 멈출 것이라고는 보지 않았다. 그는 서로 배포가 맞을 것 같은 교서왕에게 차라리 반란을 일으킬 생각으로 신하인 응고를 보내 설득을 시작했으나 그는 의외로 잘 응하지 않았다. 응고는 다시 교서왕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어사대부 조착은 황제를 현혹하여 제후들의 땅을 빼앗고 충신과 어진 신하들을 측근에서 멀어지게 했습니다. 그 때문에 조정에서는 항상 서로 믿지 못하고 제후들은 모두 엉뚱한 마음을 품고 있습니다.

하늘에는 혜성이 나타나며 땅에서는 메뚜기의 피해가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런 일은 두 번 다시 있어서는 안 될 것이며 백성들이 괴로움을 당하는 이런 때야말로 반드시 성인이 나타나는 법입니다.

오왕은 초착을 처벌하기 위해 대왕을 따라 천하를 바로 잡을 작정이십니다. 그렇게 되면 대왕께서 가시는 길에는 모두가 항복할 것이며 천하에 복종하지 않는 자가 없을 것입니다. 대왕께서 승낙하신다면 오왕은 초왕 무를 이끌고 함곡관을 공격하여 혈양, 오창의 좋은 말을 확보하여 한나라군을 무찌르고 묵으실 곳을 마련하여 대왕이 납시기를 기다리실 작정이십니다. 대왕께서만 나오신다면 천하는 틀림없이 손아귀에 들어오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천하를 둘로 나누어서 다스리게 된다면 이 또한 좋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좋소! 내가 승낙했다고 즉시 오왕에게 전해 주시오.”

응고는 곧장 돌아가 교서왕이 승낙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오왕은 왠지 미덥지 못하고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손수 교서왕을 만나서 직접 맹약을 맺었다.

오왕 비가 돌아간 뒤 중신 하나가 교서왕에게 간언했다.

“천자를 섬기면 언제나 안전하십니다. 그런데 왕은 어째서 오왕을 따라 서쪽으로 나아가시려고 하십니까? 설령 일이 성사된다 하더라도 두 분이 다시 다투게 되어 새로운 화를 일으키실 뿐입니다. 첫째, 제후의 영지를 모두 합쳐 봐도 한나라의 십 분의 이에도 미치지 못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반란을 일으켜 태후(교서왕 어머니)에게 걱정을 끼치시렵니까?”

그러나 교서왕은 그 간언을 뿌리치고 곧 제, 치천, 교동, 제남, 제북의 제후들에게 사자를 보내 같이 들고 일어날 것을 요구했다.

제후들은 모두가 동의하고 회답을 보내왔다.

“성양의 경왕(유장)은 충성스런 인물입니다. 여씨 일족을 토벌할 때 공을 세웠습니다. 그의 아들인 지금의 왕을 끌어들이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성양은 일이 성공한 뒤에 나누면 될 것입니다.”

그 무렵에 제후들은 영지를 빼앗기고 모두 겁에 질려 있었다. 조착에 대한 원한은 그 정점에 달하고 있었다. 그때 마침 오나라의 회계와 예장의 두 군을 몰수한다는 조정의 조서가 내려졌다. 격분한 오왕이 우선 행동으로 옮겨 정월 병오 날에 조정에서 내려온 관리를 죽였다. 교서, 교동, 치천, 제남, 초와 조나라도 이에 합세했다.

드디어 반란군은 서쪽으로 나아갔다.

그러나 제왕은 반란에 가담한 것을 후회하여 먼저 독약을 먹고 자살했다. 그리고 제북왕은 파손된 성벽의 복구공사가 끝나지 않아 꾸물거리고 있는 사이 낭중령에게 연금되어 출전할 수가 없었다.

교서왕은 교동, 치천, 제남의 군사들을 이끌고 임치를 포위했다. 또한 조왕은 흉노에게 사자를 보내 비밀리에 자기편으로 끌어들였다.

오왕 비는 출전에 앞서.

“내 나이 예순둘, 스스로 앞장서서 군을 이끈다. 막내가 올해 열네 살로 이 또한 병사들의 선두에 서서 전쟁에 나선다. 따라서 위로는 나와 동갑인 자로부터 아래로는 내 막내와 동갑인 병사까지 모두 종군하라!”

그렇게 명령하자 징발된 병력은 20만명에 달했다.

또한 남쪽 민월과 동월에 사자를 보냈다. 동월은 군사를 동원하여 오왕을 따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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