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윤 소설가

 

칠국의 난을 일으킨 오나라 왕 유비는 20만명의 군대를 지휘하여 수도인 광릉에서 서쪽의 회수를 건너서 초나라 군과 합류를 했다. 한나라에서는 주아부에게 장군 36명과 대군을 이끌고 오·초를 토벌하도록 명령했다.

대장군 두영은 출전에 앞서 황제인 경제에게 오나라에서 승상을 지낸 원앙을 추천했다. 경제는 원앙에게 반란군의 토벌에 대해 물었다. 그러자 원앙은 반란 원인이 조착 때문에 일어난 것이므로 그를 죽이고 제후들에게 삭감한 영지를 돌려주면 된다고 했다. 경제는 한숨을 쉬며 난감해 했다.

황제는 원앙을 태상(종묘의 의식 책임자)에 임명하는 일방 오왕 유비의 조카 덕후를 종정(궁안의 책임자)에 임명했다.

조착은 출정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었다.

열흘쯤 뒤 경제의 명령을 받은 중위가 황제가 부른다고 속이고 조착을 수레에 태워 동시로 끌고 갔다. 조착은 그곳에서 목이 잘리는 형벌에 처해졌다.

그 뒤 경제는 원앙과 덕후 두 사람을 오나라에 보냈고, 그들이 도착했을 때는 오·초 양군이 이미 양도의 성벽을 공격하고 있었다. 덕후가 먼저 군중에 있는 오왕을 만나 조서를 받들라고 설득하며 원앙도 함께 왔다고 말하자 오왕은 그도 역시 나를 설득하러 왔느냐고 웃으며 말했다.

“나는 이미 동제로 등극했다. 새삼스럽게 누구에게 머리를 숙이라는 것이냐?”

그렇게 말하며 원앙과의 만남을 거절했다.

그리고는 원앙을 붙잡아 감옥에 가두고 자신의 장군이 되라고 강요했다. 원앙이 그의 요구를 거절했으므로 다음 날 아침에 죽이려고 했다. 원앙은 밤을 틈타서 양나라 군중으로 도망쳤다가 그곳에서 낙양으로 올라가 황제를 만났다.

한나라의 토벌군 사령관 조후는 마차를 급히 달려 대군을 형양으로 모았다. 그는 도중에 낙양에서 극맹(유명한 협객)을 만나 몹시 기뻐하며 말했다.

“칠국이 반란을 일으켰는데 내가 여기까지 무사히 올 줄은 몰랐다. 더구나 반란군에 가담했을 줄 알았던 자네가 이렇게 아직 여기 있으니, 내가 형양에서 본영을 잡으면 형양 이후에는 인물이 없네.”

조후는 형양에 도착하자 옛날 자신 아버지 주발의 빈객으로 있던 등도위를 찾았다. 그는 등도위에게 물었다.

“우리 군은 어떤 작전을 짜야 하겠습니까?”

“오나라군은 정예군이니 접근전으로 도전해 보았자 승산이 없습니다. 그러나 초나라군은 지구전에 약하오. 따라서 장군의 작전은 군대를 동북쪽으로 철수를 해서 창읍에 성을 쌓고 양나라는 오나라가 하는 대로 내버려 두시오. 오나라가 양나라를 공격할 것은 뻔하오. 그 사이 장군은 해자(성밖에 깊이 판 호)를 깊이 파고 성채를 높여서 방비를 굳히고 회수와 사수가 합치는 곳에다 가볍게 무장한 군사를 보내서 오나라의 보급로를 끊는 것이오. 그러면 오나라군이 어려움에 처해질 것이니 그때 전체 정예군으로 하여금 단숨에 공격하면 피로에 지친 오나라군은 견디지 못할 것이오.”

등도위의 조언에 조후는 깊이 감사의 예를 올리고 물러났다.

조후는 곧바로 작전개시에 들어갔다. 그는 전략대로 창읍 남쪽에 성을 쌓고 가볍게 무장한 군사들을 보내 오나라 보급로를 끊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