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 (출처: 교황청 홈페이지)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달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슬람국가(IS) 근거지에 투하한 초대형 재래식 폭탄(GBU-43 MOAB)을 ‘모든 폭탄의 어머니’란 별칭으로 부르는 것에 거부감을 드러내며 비판했다.

6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바티칸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강연한 자리에서 “그 이름을 들었을 때 수치심을 느꼈다. 어머니는 생명을 주지만 그것은 죽음을 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그런 걸 어머니라고 부르고 있다”며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MOAB은 원래 ‘공중폭발대형폭탄(Massive Ordnance Air Blast)’의 약어이며, 전술 핵무기 수준의 막강한 파괴력에 대한 비유로 ‘Mother of All Bombs’로 불린다. MOAB은 무게 9.5t에 TNT 폭약 11t의 폭발력을 갖고 있다. 크기와 무게 등이 보통 폭탄과는 차원이 달라 전투기에 장착할 수 없어 고도 6㎞ 상공에서 투하돼 초음속의 속도로 떨어지다 지상 1.8m에서 폭발한다.

이 무기는 반경 1㎞를 완전히 초토화하며 반경 2.7㎞ 내의 건물, 차량 등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반경 8㎞ 내의 창문을 깨뜨린다. 32㎞ 밖에서도 맨눈으로 보이는 높이 3㎞의 버섯구름을 발생시키며 폭발음은 48㎞ 떨어진 곳까지 들린다.

미군의 MOAB 투하로, IS전투원 36명이 숨지고 폭격 장소 일대에 IS 비밀 지하도 3개가 붕괴됐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교황의 이번 발언을 트럼프를 겨냥한 것으로 봤다. 교황은 지난달 29일 이집트 방문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미국과 북한 김정은 정권 양측에 치킨게임을 중단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당시 교황은 “광범위한 전쟁은 인간성의 선한 면모와 문화, 모든 것을 파괴할 수 있다”며 “끔찍한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또한 “오늘날의 인간성은 그것(전쟁)을 견뎌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교황은 오는 24일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처음 만날 예정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