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로도 작품 전체 모습. (출처: 연합뉴스)

사찰문화재보존연구소, 세월호 다룬 ‘감로도’ 제작
충남 청양 장곡사에 봉안… 오는 8일 점안식 봉행

[천지일보=차은경 기자] 세월호 참사 3주년을 맞아 희생자와 유가족들의 아픔과 한을 담은 불화 ‘감로도(甘露圖)’가 충남 청양 장곡사 하(下)대웅전에 봉안된다.

사단법인 사찰문화재보존연구소는 오는 8일 장곡사에서 세월호 참사 등을 다룬 감로도의 점안식을 봉행한다고 최근 밝혔다. 현실의 시대상을 담은 감로도가 종종 제작되기는 했지만 세월호 참사를 다룬 감로도가 불당에 봉안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감로도는 중생들에게 감로(甘露, 단맛이 나는 이슬)와 같은 법문을 베풀어 해탈에 이르게 한다는 뜻을 지닌 그림이다. 현실의 희로애락을 생동감 있게 묘사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감로도에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어린 영령들에게 아미타부처와 일곱 여래부처가 법문을 베풀어 극락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구제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장곡사 주지 서호스님의 의뢰로 만들어진 감로도는 중견 불화가 이수예 작가와 사찰문화재보존연구소 연구원 6명이 최근 6달 동안 작업해 완성했다. 완성된 감로도는 가로 180㎝, 세로 177㎝ 화폭에 상·중·하 3단 구조를 이루고 있다. 상단은 불보살의 세계, 중단은 천도재를 지내는 제단과 법회 장면, 하단은 윤회를 반복해야 하는 아귀와 고혼(孤魂), 중생들의 세계로 표현됐다.

특히 윤회의 세상이 그려진 하단부에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내용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가라앉는 세월호와 울부짖는 유가족, 영가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스님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또 광화문 촛불집회와 소녀상 설치, 5·18 민주화운동, 삼풍백화점 및 성수대교 붕괴 등 시대의 아픔과 중생의 고통을 상징적으로 담아냈다.

감로도의 도감을 맡은 이수예 작가는 화엄사와 미황사 괘불을 복원 모사했고 범어사, 대흥사, 화엄사, 무위사 등 전국 40여 사찰에서 성보 문화재 조성과 보수 불사에 참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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