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기독대 손원영 교수가 지난 2월 20일 서울 종로구 돈암그리스도의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손 교수는 한 개신교인의 사찰 훼손을 대신 사과하고 이를 위해 1년여 전 모금 활동을 벌였다는 이유로 지난 17일 서울기독대(총장 이강평) 이사회로부터 파면당했다.ⓒ천지일보(뉴스천지)

‘손원영 교수 불법파면 시민대책위’ 출범
종교계와 학계, 시민단체 대표들 함께해

[천지일보=차은경 기자] 불당을 훼손한 한 개신교인을 대신해 불교인들에게 사과한 서울기독대 손원영(52) 교수에 대한 학교 측의 파면이 부당하다며 종교계와 학계, 시민단체 대표들이 대책위를 발족했다.

‘손원영 교수 불법파면 시민대책위원회(대책위, 대표 박경양 목사)’는 31일 서울 마포구 백범로 공덕감리교회 공감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범을 알렸다.

대책위는 평화교회 박경양 목사가 상임대표를, 연세대 신대동문회장 원진희 목사, 한국문화신학회회장 박숭인 협성대 교수, 전국교수노조위원장 홍성학 교수, 감리교 원용철 목사 등이 공동대표를, 서울기독대학교민주동문회 오범석 목사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박정범 목사가 총무를 맡았다. 위원에는 박광서 전 종교자유연구원 대표, 종교평화연구원 이병두 원장, 동국대 김시곤 교수, 조광호 신부(인천카톨릭대 명예교수), 이정구 신부(성공회대 총장), 김광산 변호사, 김진호 목사(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 등 80여명이 이름을 올렸다.

시민대책위는 “손 교수 파면 사건은 단순히 한 대학의 작은 징계사건이 아니라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는 학문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 범국가적 사건”이라며 “손 교수에 대한 부당 파면을 빨리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경양 상임대표는 이번 사태를 한국 교회의 보수성을 드러낸 사건으로 봤다. 박 대표는 “사립학교법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최대 과제는 손 교수의 복직을 이뤄내는 것인데 법리적인 투쟁으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조양호 신부는 “같은 종교인으로서 이런 일이 있다는 것이 부끄럽다”며 간접적인 책임을 느낀다고 밝혔다.

홍성학 전국교수노조위원장 교수는 “학내 복무규정을 어겼다고 하지만 규정 자체가 타당한 것인지, 꼭 지켜야 하는 것인지가 쟁점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손 교수는 지난해 1월 개신교 신자인 60대 한 남성이 경북 김천 개운사에서 “절은 미신이고 불상은 우상”이라며 불당을 훼손해 1억여원의 재산피해를 입히자, 그를 대신해 사과했다. 이후 손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불당회복을 위한 모금운동’을 벌여 총 260만원을 모았다. 손 교수는 이를 개운사 측에 전달하려 했지만 사찰 측에서 “개신교와 불교 간 상호 이해와 종교 평화를 위해 사용해 달라”며 고사해 당시 종교계를 훈훈하게 했다. 그랬던 손 교수는 돌연 학교 측으로부터 파면을 당했다. 학교 측은 손 교수의 신학적 노선 등이 대학의 설립이념과 맞지 않는다며 징계위원회에 회부했고, 지난 2월 학교 이사회는 손 교수를 파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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