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불교태고종이 지난해 12월 7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 법련사 전통문화전승관에서 제126회 정기중앙종회를 개최한 가운데 스님들이 새 호법원장 투표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총무원장 선거 직선제 공청회’ 개최
도산스님 “모두에게 선거 권리 줘야”

[천지일보=차은경 기자] 다가오는 7월 총무원장 선거를 치르는 태고종에 총무원장 직선제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태고종이 총무원장 직선제 논의를 활발하게 진행하면서 불교계 최초로 직선제를 도입하는 종단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은 7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전승관에서 ‘제26대 총무원장 선거 직선제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총무원장 도산스님을 중심으로 한 총무원 집행부는 직선제 도입에 열을 올렸다. 일부 중앙종회의원이 절차상의 문제 등을 지적하긴 했지만 대부분의 스님은 직선제 도입을 찬성하는 데 동의했다.

총무원장 도산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직선제 도입 여부에 태고종과 한국불교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산스님은 소수의 선거인단이 총무원장을 선출하는 현행 제도 아래서는 대중의 진의를 담아내지 못하고 지난 ‘태고종 사태’와 같이 언제든 일부 세력에 의해 총무원장의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남녀 구별 없이 일정 자격을 갖춘 승려와 교임 전법사 모두에게 선거 권리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회의원 대은스님도 “직선제는 대중공의의 현대적 실현이며 대내외적으로 총무원장의 권위와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며 총무원장 직선제에 찬성 의견을 표명했다. 스님은 “중앙종회의원과 시도교구 종무원장, 교구 선거인단에 의한 간선제는 금권선거와 혼탁선거, 정치세력에 의한 야합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하며 총무원장 직선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일부 종회의원들은 직선제 도입에 대해 원칙적으로 찬성하면서도 투명하고 공정한 제도 운영을 위한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종회의원 송헌스님은 “직선제 도입에 따른 선거인단 자격유무, 공정성 등의 시비를 어떻게 제도적으로 해소할 것인지에 대한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한 종회의원은 “직선제를 시행하려면 법규위원회와 종회 상임분과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중앙종회 본회의에 상정해야 한다”며 절차상의 문제를 꼬집었다.

총무원은 이날 공청회에서 제기된 내용을 수렴해 3월 말 예정된 중앙종회 임시회에 총무원장선거법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태고종이 총무원장 직선제를 도입할 경우 직선제 도입으로 고심하고 있는 조계종을 비롯한 불교계 전반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태고종의 총무원장 직선제 도입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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