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3월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남인사마당에서 열린 ‘3.1절 만세의 날’ 거리축제에서 참석자들이 당시 민족대표 33인과 학생들의 독립만세운동을 재현하며 보신각까지 거리행진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종교인, 분열·구태 벗어나 뼈를 깎는 개혁에 앞장서야
3.1정신으로 사회문제·종교갈등 치유… “새 나라 건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한국교회연합과 천도교 등 종교계가 5대 국경일 가운데 하나인 3.1절 앞두고 98주년 기념메시지를 발표했다.

한국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정서영 목사)은 20일 며칠 앞으로 다가온 3.1절을 맞아 발표한 메시지에서 “98년 전 우리의 선열들은 흑암을 깨치고 일어나 정의와 평화, 자유를 세계만방에 외침으로써 역사의 물줄기를 돌려놓았다”며 3.1만세운동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한교연 정서영 대표회장은 “3.1만세운동에 가담한 민족대표 33인을 비롯한 수많은 교회지도자들을 일제는 투옥해 고문·처형하고, 교인 학살 등 잔악한 만행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강제 징용자 291만명, 일본군 위안부 43만여명(23만명 사망) 등 당시 일제가 우리 국민에게 가한 악행을 비판하기도 했다. 정 대표회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일본은 자기들이 저지른 침략·침탈행위와 반인륜적 범죄를 사죄하기는커녕 과거사를 감추고 미화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서영 대표회장은 일본 아베 정권이 거침없이 드러내는 독도 영유권 침탈행위와 군국주의 야욕에 대해 “역사의 시계추를 거꾸로 돌리려는 후안무치한 야만행위”라고 성토했다.

◆“日, 반인류적 범죄 진심으로 사죄하라”

정 대표회장은 일본이 우리 민족 앞에 저지른 반인륜적 범죄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먼저 전쟁범죄자들을 숭배하는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중단하고 강제 징병 희생자와 그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류 역사에 있어 가장 반인륜적이고 추악한 범죄의 피해 당사자인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 할머니들에게 백배사죄하고 그에 합당한 법적 배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에 문제점을 지적하며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정 대표회장은 “후손들까지 날조된 역사인식의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일본 정부는 사실 그대로의 바른 역사교육을 실시하는 양심적 국가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믿음의 선열들이 과거 민족과 사회를 이끄는 정신적 등불이 됐던 것처럼 3.1운동에 새겨진 애국애족 희생정신을 계승해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덧붙여 정 대표회장은 한국교회부터 작금의 분열과 갈등, 구태의 낡은 옷을 벗고 뼈를 깎는 개혁으로 변화를 이끌어 갈 것을 다짐했다.

◆천도교, 3.1정신으로 평화시대 이끌자

3.1독립만세운동의 주축이 된 천도교도 20일 3.1절 메시지를 전했다. 천도교 이정희 교령은 선열들의 희생정신과 염원을 계승해서 민족통일과 생명평화, 후천개벽 세상을 향한 길을 앞장서서 개척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는 기미년 3.1운동에 대해 “단순히 일제를 배격하는 배타적인 운동이 아니라 나와 너를 넘어 우리를 지향했다”며 “나아가 생명평화의 신세계를 향하는 민족운동이자 개벽운동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정희 교령은 “3.1독립만세의 물결은 성난 파도와 같이 전국 방방곡곡으로 확산됐고, 나아가 해외로까지 전파됐다”며 “마침내 중국 상해에 임시정부를 수립해 근대적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 건국으로 결실을 맺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러한 3.1정신으로 우리 사회의 계층 간, 세대 간, 종교 간 갈등을 치유하고,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진정한 평화시대를 개척하는 운동으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 교령은 일각에서 3.1운동의 역사를 왜곡하고 폄하하는 경향이 사라지지 않고 있음을 우려하면서도, 후손들에게 희생·자유·평화의 정신을 잘 계승해 2년 앞으로 다가온 100주년을 계기로 제2의 3.1운동으로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해 나아가자고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3.1독립운동과 기미독립선언서

1919년 3월 1일 손병희, 한용운 등 민족대표로 선정된 33인(천도교 15명, 불교 2명, 개신교 16명) 종교지도자들은 이날 아침 인사동의 태화관에 모인 뒤 오후 2시 정각 한용운이 일어나 ‘3.1독립선언서’를 낭독한 다음 일동이 “대한독립만세”를 삼창했다. 같은 시각인 오후 2시 탑동(파고다) 공원에 모인 5000여명의 학생·시민 앞에서 정재용이 선언서를 낭독해 독립만세운동은 들불처럼 번져나갔다.

기미독립선언서는 대원칙에 따라 작성됐는데 ▲평화적이고 온건하며 감정에 흐르지 않을 것 ▲동양의 평화를 위해 조선의 독립이 필요 ▲민족자결과 자주독립의 전통정신을 바탕으로 정의(正義)와 인도(人道)에 입각함 등을 강조했다.

3.1운동은 중국의 5.4운동과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가 이끄는 비폭력 저항운동(사티그라하)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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