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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 겨울, 춘천에서 만난 에티오피아 황실커피①
강수경 기자  |  ksk@newscj.com
2016.12.15 12:4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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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지일보(뉴스천지)

춘천 이디오피아집(벳)·에티오피아참전기념관
한국-에티오피아 끈끈한 정으로 유입된 원두

6.25전쟁 지원 기념해 건립 후
양국 국제교류 꾸준히 도와
개관 당시 원두커피 드물어
생두 프라이팬에 사용해 볶아
바닥에 앉을 정도로 붐비기도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춘천가는 기차는 나를 데리고 가네 오월의 내 사랑이 숨 쉬는 곳. 지금은 눈이 내린 끝없는 철길 위에 초라한 내 모습만 이 길을 따라가네 그리운 사람’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의 가슴을 적셔주는 가수 김현철의 1989년 노래 ‘춘천가는 기차’가 불현 듯 떠오르는 겨울이다. 그 겨울, 혼자 춘천을 찾아가 망중한을 누린 노래의 주인공처럼 지금도 ITX 청춘열차에 몸을 던져 여유를 찾아가는 이들이 많다.

첫눈이 내린 11월 말 겨울 초입을 알리는 신호와 함께 춘천을 찾았다. 서울 청량리역에서 겨우 한 시간 정도로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좋은 춘천은 많은 이들이 즐겨 찾고 있다. 춘천역에서 춘천호를 가기 위해 공지천 방향으로 20여분. 낯선 간판이 눈에 띈다. 에티오피아 길이다. 왜 에티오피아 길이 춘천에 있을까.

주변을 둘러보니 한국 원두커피의 역사를 처음 쓴 것으로 알려진 ‘이디오피아 집(벳)’이 있다. 바리스타가 직접 핸드드립으로 내려주는 커피를 마시며 손님들이 많이 찾느냐고 묻자 그는 “커피를 파는 것보다 역사를 보존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 옆에는 세 봉우리 모양의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기념관이 자리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 원두커피가 유입된 것은 에티오피아의 한국전 참전이 계기가 됐다.

◆‘동변상련’ 한국 도운 에티오피아

에티오피아의 황제 하일레 슬라세 1세는 1935년 이탈리아의 침공으로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아 자력으로 침략자들을 물리쳤다. 이후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며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한 한국을 안타깝게 여겨 일반 군대가 아닌 황제의 근위병을 파병했다. 1951년 5월 6일 부산도착으로 한국전에 참전해 혁혁한 공을 세운 에티오피아 각뉴대대는 이후 1965년 3월 1일까지 철군하기까지 전쟁고아들을 도우며 한국을 위해 공헌했다. 각뉴대대는 총 6037명이 참전해 춘천 일대의 중동부전선에서 총 253회의 전투에 참여했다. 121명이 전사하고 536명이 부상을 당하는 등 총 657명의 인명 피해를 입었다. 포로는 단 한 사람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 에티오피아 참전 기념관. ⓒ천지일보(뉴스천지)
   
▲ 6.25전쟁에 참전했던 에티오피아 군인들. ⓒ천지일보(뉴스천지)
   
▲ 에티오피아의 종교 성물 중 에티오피아 정교회의 십자가. ⓒ천지일보(뉴스천지)

◆황제가 지어준 이름 ‘이디오피아 집(벳)’

춘천시민들은 에티오피아 각뉴대대의 희생을 기리는 에티오피아참전기념비를 건립했고, 1968년 5월 19일 기념비 제막을 위해 하일레 슬라세 1세 황제가 방한했다. 당시 황제는 재방문 의사를 밝히며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에티오피아 기념관을 건립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때 만들어진 게 바로 조용히·김옥희 부부가 반지하 형태의 요새와 같은 현재의 ‘이티오피아 집’을 건립해 1968년 11월 25일에 개관했다.

황제는 이날 즉위기념일에 맞춰 기념관 이름을 ‘이디오피아 집’이라 짓고 현판을 보내며 에티오피아 황제의 상징인 황금사자문양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개관을 축하하며 황제가 즐겨 마시던 에티오피아 황실 커피생두를 외교행낭을 통해 한국외교부를 거쳐 이디오피아집으로 보냈다.

그러나 1974년 에티오피아가 공산화되면서 황제는 폐위되고 한국을 방문하지 못하게 됐다. 그럼에도 에티오피아인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방한 시 꼭 이디오피아집을 들른다는 설명이다.

   
▲ ‘이디오피아집(벳)’ 간판에는 하일레 슬라세 1세의 허락으로 이디오피아 황실 문양인 사자 그림을 사용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이디오피아집 한쪽 구석에는 창립 당시부터 사용했던 로스팅기계가 아직까지도 건재함을 자랑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에티오피아인들의 한국 순례 코스

1998년 메레스 제나위 수상(1992년~현재)이 방문했고, 지금도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이 매년 이디오피아집을 방문하고 있다. 이디오피아집은 에티오피아 돕기 사업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원두커피 가격의 일부는 에티오피아 수도인 아디스아바바시 국제협력실로 기부하며, 방문하는 에티오피아인들을 대접하고 한국문화상품 등을 기부하며 한국과 에티오피아의 국제교류를 돕고 있다.

1968년 개관 이래 이디오피아 집은 정통 에티오피아 원두커피를 맛볼 수 있는 전국적인 명소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한국에 원두커피라는 것이 생소할 무렵 창립자인 조용히·김옥희 부부는 생두를 직접 프라이팬에 볶아가며 커피를 뽑았다. 1970~80년대에는 앉을 자리가 없어서 바닥에 앉아 커피를 마셨다고 한다. 이디오피아 집에서 커피를 마시며 미팅을 하거나 맞선을 보면 사랑이 이뤄질 확률이 높다는 풍문이 돌아 전국 각지의 대학생들이 이곳에서 소개팅을 하기 위해 문전성시를 이루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2011년에는 이디오피아집 앞의 도로명 주소를 이디오피아길로 개명함과 함께 2011 춘천 이디오피아길 세계커피축제가 열리기도 했다. 2013년에는 한-이디오피아 수교 50주년 기념행사를 이디오피아집에서 개최했다. 2015년에는 에티오피아 물라투 대통령 내외가 직접 방문했다.

▶이어서 보기
[쉼표] 커피의 본고장 에티오피아… 고도·지형·지방 따라 달라지는 풍미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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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기사의견(2)
드림
2016-12-17 18:32:10
찬성:0 | 반대:0 찬성하기 반대하기 삭제하기 신고하기
에티오피아 커피를 좋아하는데 춘천에서
에티오피아 커피를 좋아하는데 춘천에서 이런곳이 있었구나
요즘엔 역시 커피사랑하시는분이 전국에 있는듯
무지개
2016-12-15 18:53:56
찬성:0 | 반대:0 찬성하기 반대하기 삭제하기 신고하기
에디오피아와 우리나라의 인연이 깊군요
에디오피아와 우리나라의 인연이 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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