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가을 바람 ‘살랑’ 불면 그대, 날 보러 와요
[쉼표] 가을 바람 ‘살랑’ 불면 그대, 날 보러 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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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아산 곡교천 천변을 따라 가득 코스모스가 펼쳐져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충남 아산

외암마을
500년 전통 지키는 민속마을
마을 굽이굽이 이어진 돌담길

곡교천
둔치 가득히 펼쳐진 ‘코스모스’
함께 걷고 싶은 ‘은행나무 터널’

지중해마을
산토리니·프로방스·파르테논
세 가지 양식으로 마을 꾸며져

[천지일보=백지원 기자] “어머, 언제 이렇게 다 피었지. 지난번에 왔을 땐 하나도 안 피었었는데….”

분홍빛 가을로 물든 곡교천을 찾은 이들은 어느새 곁으로 다가온 가을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이따금씩 부는 바람에 살랑거리는 코스모스를 따라 나들이객들의 마음도 함께 들썩였다.

전국의 산과 들이 단풍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아침저녁 날씨도 제법 쌀쌀해져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요즘. 가을을 이대로 보내기 아쉽다면 이번 주말 충남 아산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서울에서 지하철을 타고 갈 수 있어 차가 없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지난 14일 찾은 아산 곳곳의 명소들은 아직 다 이르지 못한 가을을 기다리는 설렘으로 가득했다. 노랗게 익은 벼와 활짝 핀 코스모스가 가을이 왔음을 알리고 있었지만, 은행잎들은 이제 막 옷을 갈아입을 채비를 하고 있었고, 산에는 초록빛이 여전했다. 아직 ‘깊은 가을’은 아니었지만 맑은 하늘과 아산의 자연이 함께 빚어낸 ‘가을 초입’의 풍경은 나들이객들에게 풍요로움과 여유를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 아산 외암마을은 500년 전통을 지키며 중요민속자료 제236호로 지정돼 있다. 초가지붕과 돌담길 등으로 이뤄진 마을 곳곳을 돌다보면 가을의 정취와 시골의 포근함을 느낄 수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정겨움이 묻어나는 곳

가장 먼저 발길을 옮긴 곳은 아산 외암마을. 황금빛 들판을 지키는 허수아비 한쌍, 그 뒤로 보이는 초가지붕 서너채와 가지런한 돌담길. 이 마을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정겨움’이다. 마을은 배산임수 지역으로 예안 이씨의 집성촌이다. 500년 전통을 간직하고 있어 지난 2001년엔 중요민속문화재 제236호로 지정됐다. 병풍처럼 둘러선 설화산 자락 아래 고택과 초가지붕, 넝쿨이 뒤덮인 돌담길이 마을의 오랜 역사를 짐작하게 한다.

실제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가옥들이 많아 대문은 대부분 닫혀 있다. 다만 돌담 틈 사이로 텔레비전 소리가 새어나오고, 돌담 너머로 마당에 고추를 말리는 모습이 보인다. 아파트나 콘크리트로 만든 집 하나 없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 풍경이 그리 낯설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 사람 사는 냄새에 있다.

또 몇동 몇호라는 숫자 대신 집마다 ‘~댁’이라는 정겨운 이름이 붙여져 있다. 영암군수를 지낸 이상익이 살던 곳은 영암군수댁, 성균관 교수를 지낸 이용구가 살았던 곳은 교수댁, 참봉 벼슬을 지낸 이가 살았다 해 참봉댁 등 투박하지만 정겨운 이름들이 집마다 걸려 있다.

▲ 아산 외암마을 풍경. 초가지붕과 돌담길이 인상적이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파란 하늘 아래 마을 굽이굽이 펼쳐진 돌담길을 따라 걸으며 가을의 흔적을 더듬어간다. 마을 초입에선 물레방아와 투박한 정승들이 반기고, 푸른 나무 아래 걸린 긴 그네 또한 시골의 포근함을 더한다. 주민들은 들판에서 가을걷이에 여념이 없었고, 돌담 위에 올라 주렁주렁 열린 감을 따기도 했다. 시끄러운 경적소리나 도시의 소음이 없는 조용한 시골마을에선 간혹 개구리 울음소리만 들린다. 시골 흙냄새도 코끝으로 들어온다. 특별히 무엇을 하지 않고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마을 여러 가옥에서는 전통혼례체험, 전통놀이, 부채 만들기, 떡메치기, 장 만들기 등 여러 전통체험 프로그램을 체험해 볼 수 있다.

▲ 아산 곡교천 국화전시회에서 노란 국화가 가득 펼쳐진 길을 따라 시민들이 걷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변 따라 코스모스 속으로

‘가을’ 하면 많은 이들이 은행나무와 코스모스를 떠올린다. 이 둘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곡교천이다. 잔잔하게 흐르는 곡교천에선 낚싯대를 드리운 이들도 간혹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눈길을 사로잡는 풍경은 분홍빛으로 가득한 코스모스밭. 천변 옆길을 따라 코스모스가 끝을 모를 정도로 길게 펼쳐져 있다. 특히 화려한 빛깔로 매력을 뽐내는 코스모스는 사진을 찍으려는 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연인, 부부, 가족끼리 길 옆에 서서 저마다 다양한 포즈로 가을과 함께 찰나의 순간을 추억했다. 코스모스가 끝나는 길에선 국화꽃전시회가 진행돼 가을의 정취를 더했다. 샛노랗게 꽃을 피운 국화가 한가득 핀 모습이 장관을 이뤘다.

▲ 아산 곡교천 은행나무길. 이제 막 노랗게 물들기 시작하면서 가을을 알린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곡교천의 또 다른 명물은 은행나무길이다. 50년생 은행나무 350여 그루가 줄지어 길 양옆으로 서 있다. 시원한 바람과 청량한 공기를 마시며 천천히 걸을 수 있다. 차가 다니지 않아 여유롭게 자연을 느끼며 거닐 수 있다.

이날도 유모차를 밀며 산책하는 모습이나 커플티를 입고 다정하게 걷는 연인들, 은행나무 밑에서 사진을 찍는 외국인 가족들 등 정겨운 모습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길 곳곳에 놓인 벤치에 앉아 가을의 여유를 느끼는 이들도 많았다. 이날은 아직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지만, 10월 말이면 이곳이 온통 ‘노란 세상’으로 변한다니 기대해볼 만하다.

▲ 아산 지중해마을. 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 고향을 떠나야 했던 주민들이 공동체를 이뤄 함께 지중해마을을 만들었는데 산토리니, 프로방스, 파르테논 양식으로 꾸며져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국적인 풍경을 기대한다면

조금 이국적인 풍경을 눈에 담고 싶다면 아산 지중해마을이 있다. 마을 전체가 유럽풍이다. 산업단지가 들어서면서 고향을 떠나야 했던 주민들이 공동체를 이뤄 함께 지중해마을을 만들었다. 맞은편만 해도 높은 고층빌딩이 즐비해 있는데 길 하나를 건너면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져 새로운 세상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산토리니, 프로방스, 파르테논 세 가지 양식으로 마을 전체가 꾸며져 있는데 여기에는 상가들이 들어서 있다. 특히 산토리니는 흰 벽에 하늘색 지붕을 올린 모습이어서 가장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실제 지중해마을처럼 바다가 없다는 점은 아쉽지만 건물 하나하나에 눈길이 간다. 건물 외관은 이국적인 데 반해 여기 건물들에는 우리가 익숙하게 아는 음식점이나 카페 체인점이 들어서 있다. 건물 하나하나를 살펴보며 골목길을 걷다보면 인테리어에 공을 많이 들인 흔적들을 찾을 수 있다. 또 곳곳에 숨은 포토존이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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