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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물은 남의 탓… 진퇴는 국회로 떠넘겨… 국민에 큰 상처”
박준성 기자  |  pjs@newscj.com
2016.12.01 15: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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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제5차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달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인근 도로에서, 종교인들은 광화문 왼편으로, 대학생연합은 오른쪽 길을 통해 청와대 인근 200m 앞까지 행진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종교계, 박 대통령 3차 담화 비판 한목소리

“피의자 朴대통령, 명예로운 퇴진 가능성 스스로 뭉개버려”
천주교·개신교·불교·원불교, 시국선언 통해 압박 수위 높여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박근혜 대통령 3차 담화를 바라보는 종교계의 반응이 싸늘하다. 국민의 퇴진 요구에 정치권이 탄핵 카드를 꺼내들자 박 대통령은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문제를 국회에 맡긴다는 3차 담화를 발표했다. 이에 보수·진보 종교계가 한목소리로 비판을 쏟아냈다. 탄핵을 회피하려는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조계종 소속 승려들은 1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국민주권 수호를 위한 대한불교조계종 승려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승려들은 “박 대통령은 비선 실세에 의한 국정농단사태와 헌법질서 파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하길 요구한다”고 밝혔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가 주도한 이번 시국선언에는 조계종 비구와 비구니, 사미와 사미니 등 출가 승려 2684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모든 삿된 일의 진위가 명백하게 밝혀지고 법과 원칙에 의해 바로잡혀지길 바란다”며 “박 대통령은 잘못을 인정하고 즉각 퇴진하라는 국민의 뜻을 준엄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천주교와 개신교는 비판 논평을 통해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이날 대통령 제3차 대국민담화에 대한 논평을 내고 “그나마 명예로운 퇴진 가능성을 스스로 뭉개버렸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박 대통령의 담화 내용을 조목조목 비판을 가했다.

정의구현사제단은 진퇴 문제를 국회에 맡기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여전히 자신의 죄과가 무엇인지 깨닫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주었다”며 “성찰도 할 줄 모르고 통회도 할 줄 모른 채 시종 범죄의 정당성을 강변하는 저 모습은 실로 우리를 슬프게 만든다”고 개탄했다.

◆천주교 ‘탄핵 회피’ 꼼수 비판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3차 담화를 한마디로 “탄핵을 회피하려는 얕은 술수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그간 대통령이 했던 많은 말들 가운데 최악이었다”며 “스스로 결단해야 하는 하야를 엉뚱하게도 탄핵을 소추하고 결의하는 기관인 국회에 떠넘겼다”고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즉각적인 퇴진과 처벌을 감수하겠다는 약속을 기대했던 국민의 마지막 기대마저 산산이 짓밟아 버렸다”고 강조했다.

‘단 한 순간도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다’는 담화 내용에 대해선 “삼척동자라도 다 아는 사실을 이런 식으로 감출 수 있다고 믿었다니, 인간의 존엄성을 잃어버린 자의 파렴치와 어리석음 앞에 새삼 절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탄식했다.

정의구현사제단은 ‘주변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이 자신의 큰 잘못’이라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 “차고 넘치는 허물들을 온전히 남의 탓으로 돌리는 비겁한 태도로 국민은 다시 한 번 큰 상처를 입고 말았다”고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정의구현사제단은 박 대통령이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에 지나지 않는 점을 논평 내용 곳곳에서 지적했다.

◆보수·진보 개신교계 “국민의 뜻 저버려”

서로 다른 입장을 보여왔던 진보·보수 개신교계도 이번만큼은 한목소리로 박 대통령을 비판하고 나섰다. 진보 성향의 교단협의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비상시국대책회의(시국회의)는 같은 날 논평을 통해 “국민의 요구는 여전히 즉각 퇴진”이라며 “국회의 뜻을 따르겠다는 것은 현실정치를 고려하지 않은 꼼수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여전히 피의자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국민의 분노를 잠재울 수 있는 길은 즉각 퇴진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을 향해 “국회는 자신들의 임무가 조속한 탄핵절차를 밟는 것임을 주지하고 속히 임해주기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보수 성향의 교단협의체인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은 담화 내용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교연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은 최순실 개인이 아닌 대통령의 책임”이라며 “이는 대한민국의 국격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고 비판했다. 또한 “대통령이 오늘까지 침묵으로 일관해 오다가 국민 앞에서 ‘나는 사익을 추구하거나 사심을 품지 않았다’고 항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교연은 검찰 수사에 불응한 점을 매우 실망하며 “(국민과) 약속하고 이를 어긴 대통령이 아직도 권력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린 것으로, 국민 앞에 비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우려했다.

대전지역 86개 종교·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박근혜 퇴진 대전운동본부’는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책임은 회피한 채 국민을 기만했다. 끝내 국민의 뜻을 거부했다”고 박 대통령의 퇴진을 외쳤다. 여기에는 천주교, 개신교, 불교, 원불교 단체도 함께했다.

NCCK는 오는 8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중앙광장에서 회원교단과 전국 각지의 목회자·교인들이 참석하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국민주권시대를 여는 시국기도회’를 열기로 했다.

종교계가 잇따라 시국선언·기도회를 이어가며 박 대통령의 퇴진을 이끌어내기 위한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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