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길

윤후명(1946~  )

먼 길을 가야만 한다
말하자면 어젯밤에도
은하수를 건너온 것이다
갈 길은 늘 아득하다
몸에 별똥별을 맞으며 우주를 건너야 한다
그게 사랑이다
언젠가 사라질 때까지
그게 사랑이다

 

[시평] 

사랑의 길은 아주 멀다. 가까운 듯하지만 실은 아주 멀다. 멀고 험난하기도 하다. 사랑의 길을 가기 위하여, 말하자면 어젯밤에도 은하수를 건너온 것이다. 은하수를 건너듯 그 황홀의 시간을 건너가야만 한다. 그 황홀의 시간 속에서 화려하게 떨어지며 뜨거운 불덩어리로 소멸해야 하는 그 별똥별 맞아야 한다. 그리고는 우주를 건너듯, 머나먼 시간을 건너야 한다. 이것이 사랑이다. 사랑에 깊이 빠진, 그런 사람의 마음이다.

그 사랑, 다하여 사라질 때까지, 늘 아득한 시간의 길을 가야만 하는 것. 때로는 위태롭게, 때로는 황홀하게, 때로는 아프게 건너가야만 하는 그 길. 그러나 우회하거나 돌아갈 수 없는 그 길. 오늘도 사랑에 빠진 사람들, 은하수를 건너듯, 혹은 온몸으로 별똥별을 맞으며 우주를 건너듯, 사랑의 머나먼 그 길을 힘들게 혹은 아프게, 혹은 황홀하게 가고 있구나.

윤석산(尹錫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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