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동차품질연합 김종훈 대표

 

필자는 2008년부터 MDPS(Motor Driven Power Steering,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와 관련한 소비자 불만들을 조사해 보니 당시에도 핸들 작동 시 소음발생, 경고등 점등 및 핸들이 무거워 진다는 내용이었다.

지난해 3월 아반떼HD와 i30 일부 모델의 MDPS에 탑재된 센서가 작동을 멈춰 핸들(운전대)이 무거워지는 이유로 북미시장에서 리콜을 했다. 2016년 2월 현대차는 MDPS 관련 소비자 불만에 대한 보도이후 쏘나타 등 8개 차종에 대해 조향장치의 MDPS 내부 부품(플렉시블 커플링) 마모에 따른 핸들에서 이음이 발생하는 이유로 관련 부품을 무상 교체한다는 내용을 보도 자료가 아닌 공식 블로그에 공지사항을 올렸다.

한국소비자원에서도 올해 3월, 동일 결함을 뒤늦게 조사한 후 현대자동차뿐만 아닌 기아자동차까지 시정을 요구해 10개 차종에 대해 차량 점검 후 플렉시블 커플링 문제로 핸들에서 이음이 발생하는 경우 개선된 플렉시블 커플링으로 무상 교환해주기로 했다.

지난 10일, 미국 오토 모티브뉴스 등은 미국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현대차가 2009년 12월부터 2010년 10월까지 제작, 판매한 2011년형 쏘나타의 전동식 파워스티어링휠(MDPS) 문제 즉 센서가 작동을 멈추거나 ECU 회로기판 코팅 불량으로 핸들이 무거워질 가능성으로 미국에서 팔린 쏘나타 17만 3000대를 리콜한다고 보도했다.

현대차는 지난 8일(현지시간), 연방정부에 쏘나타에 장착된 파워스티어링 회로판이 손상됐을 우려가 있다는 내용의 리콜 서류를 제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18일 국토교통부는 현대 YF쏘나타와 기아자동차 K5 차량의 전동식 스티어링 전자제어장치(ECU) 회로기판 코팅이 불량해 수분이 들어가면 기판에서 합선이 발생해 스티어링휠이 무거워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리콜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경우 플렉시블 커플링 내구성 문제나 다른 문제로 핸들 이음이 발생하거나 핸들이 무거워지는 경우 안전운행에 지장이 없다는 이유로 리콜이 아닌 무상 수리를 해준다. 무상 수리도 자발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아닌 소비자가 집단적으로 불만을 제기하여 언론에 노출되면서 이슈화가 돼야만 마지못해 가능한 것이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자동차 리콜의 잣대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미국 NHTSA에서는 전문가들이 철저한 조사를 통해 결함여부를 확실히 판가름해주고, 자동차회사에서 리콜 사항인데도 숨기거나 대충 넘어 가려고 하면 징벌적 배상까지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소상히 실토를 할 수 밖에 없는 여건이다.

이제 우리나라 소비자도 미국 소비자와 차별 대우를 받지 않도록 자동차회사는 국내에서도 자발적인 리콜을 활성화해야 한다. 그래야만 소비자도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제 경쟁력에서도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리콜의 기준도 이현령비현령(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이 아닌 결함내용으로 판단하는 정확한 기준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만 감독기관이나 자동차회사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도 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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