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칼럼] 급발진 입증책임은 자동차회사가 해야
[자동차칼럼] 급발진 입증책임은 자동차회사가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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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동차품질연합 김종훈 대표

 

최근 새 차 구입한 지 2개월 밖에 지나지 않은 벤츠 E220 모델에서 급발진 의심 현상이 나타났다. 더구나 판매회사는 ‘정비 과정 중 발생한 손상이나 발생 비용은 소비자가 감수해야 한다’는 면책 동의서를 소비자에게 요구해 문제가 됐다.

대체적으로 자동차회사는 자동차 급발진 추정 현상이 발생하면 소비자 과실로 몰아가는 나쁜 습관이 있다. 당연히 차에는 결함이 없다는 방어막을 치고 조사를 하니 소비자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 소비자의 오(誤)조작 또한 있을 수도 있다.

급발진 사고는 제동효과의 명백한 손실을 수반한 정지 상태 또는 매우 낮은 출발속도로부터 운전자가 의도하지 않고 예상하지 못한 높은 출력에 의해 급가속 되는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급발진 사고의 특징은 동일 현상이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 즉 재현성이 없다는 것이다. 운전자는 운전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자동차가 급발진 했고, 이때 브레이크를 작동했는데도 듣지 않았기 때문에 자동차의 결함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자동차회사는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브레이크 페달로 잘못 알고 밟아 급발진 했을 것이라며 운전자의 실수라고 보고 있어 지속적으로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주행거리가 2만 5000㎞인 한 대형승용차는 출근하기 위해 시동을 거는 순간 차량이 튀어나가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말을 듣지 않아 주차되어 있던 차량 3대와 충돌 후 멈췄다. 운전자는 자동차회사에 항의했더니 운전자 과실이라고 하여 결국 자차보험으로 처리했다.

한 40대 여성은 준중형승용차로 후진을 하다가 전진 기어를 넣는 순간 굉음을 내면서 앞으로 나가 골목 벽을 부딪치고 멈췄다. 차량을 점검해 달라고 자동차회사 서비스센터에 맡겼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설명만 들었다.

P모씨는 수입 다목적 승용차가 아파트 입구를 나가기 위해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갑자기 차가 앞으로 튀어 나가 담벼락과 충돌하면서 에어백이 터졌으나 부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했다. 수입차 회사에 급발진으로 추정되니 보상을 요구해달라고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정부는 지난 1999년, 4개 분야 총44개 항목에 대한 기계적 요인 부문을 실험한 결과, 급발진을 발생시키는 자동차의 구조적인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2012년에는 급발진 추정사고 민·관 합동조사반을 구성해 3차례 조사결과에도 불구하고 급발진을 일으킬 수 있는 차량의 결함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2015년에는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급발진 가능상황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공개 재현 실험까지 했으나 급발진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다.

급발진 민사소송에서는 입증책임이 원고에 있다. 원고가 자신의 과실 때문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2013년 6월 오피러스 운전자가 전자제어장치(ECU) 결함으로 사고가 났다며 기아자동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재판부는 “승용차에서 굉음 등을 목격자가 듣지 못했고, ECU에 전기적 과부하가 발생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어 사고가 승용차의 결함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소비자는 자동차회사나 판매회사보다 전문성이 절대적으로 떨어진다. 앞으로는 미국처럼 급발진 입증책임을 자동차회사가 지도록 모든 관점에서 이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 아울러 자동차회사도 문제제기 차량에 대해서는 전문가 입장에서 소비자의 궁금증을 풀어주도록 적극 노력하는 자세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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