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침체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국내 경기가 어려운 국면에 들어선 게 어제 오늘의 사정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불황기 타개책으로 내수 진작과 함께 기업 투자 유도로 경기를 활성화하겠다는 정부 방침이 여러 해째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가계가 잘 풀리고 기업이 적극 투자로 돌아섰다는 징후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다. 저출산과 수출 부진으로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떨어지고, 국내 기업의 절반 이상이 긴축경영에 들어간다는 어두운 소식뿐이다.

단기대책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대응하면서 국제 경제 흐름까지 파악해 적절한 정책을 세워야 하는 경제정책은 매우 어렵다. 경제 흐름에 대한 정확한 진단도 어렵거니와 가장 나을 거라고 예상해 처방한 정책 효과가 단기간 내 나타나지 않으니 성공과 실패를 쉽사리 분석할 수 없다. 장기간 불황기를 겪다보니 서민경제가 말이 아니어서 국민들은 정부의 정확한 처방으로 경기가 불처럼 살아나기를 바라지만, 정책 실패는 자칫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꼴이 될 수도 있고, 또 소 뒷걸음치다 쥐 잡는 격이 될 수도 있는데, 어쨌든 경제문제는 어려운 것이다.

일정한 기간을 기준으로 따져보면 국내총생산(GDP)이나 국민소득은 안정적이지 않고 잦은 변동을 보이는 가운데 최근 경기 흐름에서 긍정적인 면은 지난 3분기 GDP 성장률(잠정치)이 5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전기 대비 1.3%로 이는 부동산 경기 호조와 정부의 소비 진작책 등에 힘입은 영향으로 분석되는 바, 이에 더해 해외에서 벌어들인 배당 소득이 늘면서 국민소득이 전기보다 1.4% 증가했다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반면, 부정적인 면도 잇따르는데 정부의 내수 진작책에도 불구하고 기업 호응도가 낮다는 점이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의 ‘2016년 경제전망 조사’를 보면 조사대상 235개사의 52.3%가 ‘긴축경영’에 돌입한다고 하니 내년 경기 전망도 암울하다. 게다가 미국 금리 인상론으로 국내 주식 투자자들의 위축 등 불안심리가 겹쳐지는 현상을 보고 경제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현 경제상황이 2000년 초반과 매우 흡사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 정부의 경제부총리마저 바뀌어진다고 하니 경제정책이 어떻게 변화될지 국민은 불안을 감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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