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출금 막혀 전전긍긍하는 피해자에
‘매일 2% 수익난다’ BSB비트코인에 투자 권유
“가해자인데 피해자들 컨트롤하는 건 맞지 않아”

GBC인터내셔널 자회사 리덴코리아(주) 대표 서모씨와 피해자 대표 B씨 등 일당은 삼익영농조합원에 투자했다가 돈을 돌려받지 못한 회원들을 대상으로 ‘BSB비트코인’이라는 업체에 투자를 권유하고 사업 설명회 일정을 공유하고 있다. 사진은 공유된 BSB비트코인 사업설명회 공지. (제공: 제보자) ⓒ천지일보 2024.03.28.
GBC인터내셔널 자회사 리덴코리아(주) 대표 서모씨와 피해자 대표 B씨 등 일당은 삼익영농조합원에 투자했다가 돈을 돌려받지 못한 회원들을 대상으로 ‘BSB비트코인’이라는 업체에 투자를 권유하고 사업 설명회 일정을 공유하고 있다. 사진은 공유된 BSB비트코인 사업설명회 공지. (제공: 제보자) ⓒ천지일보 2024.03.28.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1. A씨는 지난해 9월경 원금보장과 고수익이 보장된다는 삼익영농조합에 5200만원을 투자했다. 이후 260만원을 받았지만 두 달 후인 그해 12월부터 출금이 막혀 약 5천만원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전전긍긍하고 있던 사이 최근 피해자 대표라는 사람의 일행에게 문자가 왔다. 손해 본 거 조금이라도 회복하자면서 100만원 투자하면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2만원씩 지급해준다는 얘기였다. 100만원이면 아주 큰 금액도 아니어서, 원금보장에 현금이 날마다 나온다는 말에 지난주 가진 돈을 탈탈 털어 넣었다.

‘제2의 시더스그룹 휴스템코리아’라 불리는 GBC인터내셔널(삼익영농조합)에서 강의자로 있다가 피해자 대표 등으로 있으면서 또 다른 폰지사기 의혹을 받는 업체에 피해자를 끌어들인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이 업체 또한 휴스템코리아나 삼익영농조합 같이 후순위 투자자 유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구조가 무너져 막차를 탄 투자자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28일 천지일보에 접수된 제보에 따르면 GBC인터내셔널 자회사 리덴코리아(주) 대표 서모씨와 피해자 대표 B씨 등 일당은 삼익영농조합원에 투자했다가 돈을 돌려받지 못한 회원들을 대상으로 ‘BSB비트코인’이라는 업체에 투자를 권유하고 사업 설명회 일정을 공유하고 있다.

공유된 BSB비트코인 사업설명회 일정을 보면 울산·부산·창원·대구·서울·광주·목포 등지에서 세미나가 개최된다는 내용과 함께 일시·장소·강의자가 적혔다. 강의자에는 B씨도 기록됐다.

BSB비트코인 보상 플랜 홍보 문구. (캡처: 네이버 카페 백두산)ⓒ천지일보 2024.03.28.
BSB비트코인 보상 플랜 홍보 문구. (캡처: 네이버 카페 백두산)ⓒ천지일보 2024.03.28.

BSB비트코인은 다단계 메카라 불리는 선릉역을 중심으로 전국에 지사를 두고 지난달부터 사업을 활발히 벌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홍보되고 있는 보상 계획을 보면 투자금의 2%를 매일 평생 받고 시스템은 비트코인이 없어지는 날까지 존재한다고 돼 있다.

미국 텍사스에 로펌 단체가 운영하고 비트코인을 USDT(스테이블 코인)로 서로 스왑(교환)하면서 선수익으로 3%+3%로 6%의 수익을 창출한다는 설명도 나와 있다. 또한 다른 회사에서는 수익을 만들지 못하면 멈추는 구조인데 이 회사는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서 안전하게 갈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도 소개하고 있다.

삼익영농조합의 한 회원은 B씨 일당들이 100만원을 투자하면 한 달에 44만원을 받고 2달 반이면 원금을 찾고 이후부턴 수익이 난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사기”라고 입을 모은다.

사기척결을 추구하는 네이버 카페 백두산에 ‘BSB비트코인’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게시자는 “이모님이 210만원을 (투자)하셨다면서 하루 2%씩 매일 받는데 사기인지? 사기꾼들이면 신고를 어떻게 해야되는지?”라고 물었다.

이에 댓글에는 “사기” “수익률 높으면 사기, 폰지로 해먹고 튀겠네요” “전국 센터 60개가 넘는 단다. 제2의 휴스템코리아가 될 것 같다. 뿌리부터 잘라야 하는데 안타깝다. 검·경 한 번만 단속해도 유사수신 사기란 걸 알 건데” 등의 반응이 나왔다.

또 다른 삼익영농조합원의 한 투자자는 회원들을 모집하는 B씨에 대해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B씨가 전국을 돌면서 강의했었고, 이 강의로 수많은 사람들이 투자를 했으며 피해가 발생했다”며 “이는 기본적으로 무조건 유사수신으로 구속 사유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인데 피해자 코스프레하면서 피해자들을 컨트롤하는 게 앞뒤가 맞지 않다”며 “B씨랑 리덴코리아(주) 서 대표는 실질적으로 최중심에 가해자이고 김정준 회장의 최측근인 가입자”라고 지적했다.

현재 서씨랑 B씨는 김 회장을 비판하며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피해자들에게 피해금액·정보, 위임장 등을 받고 비용이 든다며 1만원씩 송금받고 있다. 단체 명단에는 이날 기준 615명이 참여했고, 이들의 피해금액은 약 84억원에 달한다.

삼익영농조합은 일명 돌려막기인 폰지사기 의혹을 받는다. 약 5만명 규모로 추정되는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뚜렷한 사업 실체 없이 연 60% 이상의 배당금을 지급했다가 지난해 12월 출금이 막혔다.

당시 코인으로 지급하려다 “상품권으로 대체 지급한다”고 했지만 “3개월 후 지급하겠다”고 말하며 지급을 연기한 상태다. 이에 투자자들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피해자 중에선 심장에 문제가 생겨 숨진 사람도 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삼익영농조합은 휴스템코리아와 사업의 형태가 거의 같다. 높은 배당금을 지급한다지만 높은 레벨일수록 원금에서 출금 가능 금액의 비율을 낮게 설정한 점과 출금하지 않고 재투자시 3배를 적립해준 점에서 비슷하다.

선수금을 넣고 꾸준히 출금하더라도 최소 1년 이상은 지나야 원금을 찾게 되고 이후부터 수익을 얻는 구조다. 이는 새로운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되는 것보다 출금 규모가 크면 회사 운영 유지가 어려운 구조인 폰지사기와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B씨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BSB비트코인으로 삼익영농조합 회원들에게 투자 권유한 사실에 대해 “우리가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고 생활비·교통비는 나와야 되지 않냐”면서도 재차 묻자 “그거를 알아보는 중”이라고 사실상 발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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