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익건설 회장 사업 가로채”
작년 3월부터 상호명 바꾸고
가맹점 등 홍보로 투자 모집
사무실 점거·23억 횡령 혐의

폰지사기 의혹을 받는 GBC인터네셔널이 국내·글로벌사업부로 사용하는 사무실인 서울 강남 승광빌딩(오른쪽), 인천 서구 청라테트리스타워. (캡처: 네이버 지도) ⓒ천지일보 2024.03.20.
폰지사기 의혹을 받는 GBC인터내셔널이 국내·글로벌사업부로 사용하는 사무실인 서울 강남 승광빌딩(오른쪽), 인천 서구 청라테트리스타워. (캡처: 네이버 지도) ⓒ천지일보 2024.03.20.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제2의 시더스그룹 휴스템코리아’라 불리는 GBC인터내셔널(삼익영농조합)이 법적 분쟁 중인 삼익SI건설 등의 대표를 속여 추진하는 사업을 가로챈 혐의로 고소됐다. 이 과정에서 조직폭력배를 통해 사무실을 점거하고, 수십억원을 횡령하는 등의 혐의도 함께 받는다.

19일 천지일보 취재 결과 삼익SI건설·삼익파트너스·(유)동성(현 글로벌비즈센터)·비에스보승 회사 대표 김모씨는 김정준 GBC인터내셔널 회장과 채모씨 등 일당을 대상으로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절도·횡령 혐의 등으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김씨는 GBC인터내셔널이 국내·글로벌사업부로 사용하는 사무실인 서울 강남 승광빌딩, 인천 서구 청라테트리스타워 8층과 함께 1·2·3층 상가 소유 회사인 ‘동성’의 1인 주주이자 대표이사였다.

강남 경찰서 등에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김씨는 2021년부터 청라테트리스타워 사무실을 임대해 사용 중이었다. 하지만 ‘동성’ 전임 대표인 박모씨와 함께 몇몇 이사가 공모해 주주명부 및 법인 도장을 위조한 후 김씨를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했다. 새롭게 남모씨를 대표이사로 앉혔는데 이 과정에서 법적 분쟁이 있어졌고, 이 틈을 타 남씨는 김 회장과 야합해 상호를 바꾸고 현재 폰지사기 의혹을 받는 GBC인터내셔널 사업에 이르게 됐다는 것이다.

김씨에 따르면 현재 GBC인터내셔널의 사무실과 가맹점 등이 있게 된 배경은 이렇다.

청라테트리스타워 소유권 법적 소송 중이던 지난해 2월 20일 김씨는 강남 승광빌딩 10층을 임차해 베이커리 등 프랜차이즈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인천 청라를 포함해 대전·신촌·홍대 합정동 등 7곳의 체인점을 두고 인테리어하고 있을 때 김 회장이 연락이 왔다고 한다. 건물을 지원해 주면 프렌차이즈 체인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페이와 펀드로 조성할 코인을 활용해 마케팅해 주겠다는 제안이었다. 김씨는 프랜차이즈만 확장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약정서를 책정해 김 회장에게 승광빌딩 5층을 내어주고, 김 회장은 마케팅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건물 홍보도 부탁받아 몇 번에 걸쳐 브리핑도 해줬는데, 김 회장이 이때부터 김씨를 빙자해 사업을 벌이면서 투자자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김씨는 “김정진이 선릉 바닥에서 25년 동안 유사수신·다단계를 해 와서 유명하다보니, 누구도 투자하지 않았다는데 내가 오류동 쇼핑센터와 인천 청라에도 천억대의 건물도 있으니 나를 빙자해가지고 투자자들을 모아 한 달 만에 100억원이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사업 제안을 하기 전부터 김 회장이 폰지사기 업체인 ‘플빅산’과 ‘휴스템코리아’에 몸 담고 있었다고 한다.

김 회장 일당은 휴스템코리아 사업방식을 그대로 가져와 투자자들을 유치했고, 투자금이 입금된 ‘삼익파트너스’ 통장에서 23억원을 횡령한 후 지난해 2월 말경 기존 상호명인 위너지에서 ‘삼익영농조합’으로 교체했다고 한다.

​인천 청라테트리스건물 소유 회사의 1인 주주 김씨를 비난하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 (제공: 제보자) ⓒ천지일보 2024.03.20.김정준 GBC인터내셔널 회장과 채모씨 등 일당을 대상으로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절도·횡령 혐의 등으로 고소장이 제출됐다. 사진은 건물 소유 회사의 1인 주주가 사용 중인 승광빌딩 사무실을 조직폭력배가 점거한 모습. (제공: 제보자) ⓒ천지일보 2024.03.20.
​인천 청라테트리스건물 소유 회사의 1인 주주 김씨를 비난하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 (제공: 제보자) ⓒ천지일보 2024.03.20.김정준 GBC인터내셔널 회장과 채모씨 등 일당을 대상으로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절도·횡령 혐의 등으로 고소장이 제출됐다. 사진은 건물 소유 회사의 1인 주주가 사용 중인 승광빌딩 사무실을 조직폭력배가 점거한 모습. (제공: 제보자) ⓒ천지일보 2024.03.20.

또 이들은 삼익파트너스·삼익SI건설·동성이 자신들의 소유라고 거짓말하다가 김씨에게 고소를 당하자 동성의 대표이사에서 해임됐던 남씨를 재취임하게 하고 양도 계약을 체결해 동성의 상호를 ‘글로벌비즈센터’로 교체해 자기들의 상가라고 주장한다고 했다. 1인주주인 김씨를 제외한 동성의 대표이사가 문제되자 이들은 2022년 3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약 1년 5개월간 6번이나 대표이사를 교체했다고 한다.

이들 일당은 김씨의 체인사업 및 식자재 마트 사업을 방해하고 대단한 갈비·곽만근·커피·마트 등의 상호로 사업을 추진한다고 유튜브 등을 통해 선전하기도 했다는 것이 김씨의 설명이다. 또 지난해 3월 4일경부터 김씨의 사업을 운영하지 못하도록 폭력배들을 내세워 사무실 출입문의 비번을 임의로 교체해 출입하지 못하게 했고, 김씨를 내쫓았다고 한다.

이와 함께 김씨를 “사기꾼”이라고 허위 사실을 공표하고 해당 건물 인근에 김씨를 비난하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설치했으며 고소장을 임의로 작성해 허위 사실을 적시하는 등 명예 훼손하는 범죄행위를 벌여왔다고 말했다.

인천 청라테트리스건물 소유 회사의 1인 주주 김씨를 비난하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 (제공: 제보자) ⓒ천지일보 2024.03.20.
인천 청라테트리스건물 소유 회사의 1인 주주 김씨를 비난하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 (제공: 제보자) ⓒ천지일보 2024.03.20.

삼익영농조합은 일명 돌려막기인 폰지사기 의혹을 받는다. 약 5만명 규모로 추정되는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뚜렷한 사업 실체 없이 연 60% 이상의 배당금을 지급했다가 지난해 12월 출금이 막혔다.

당시 코인으로 지급하려다 “상품권으로 대체 지급한다”고 했지만 “3개월 후 지급하겠다”고 말하며 지급을 연기한 상태다. 이에 투자자들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피해자 중에선 심장에 문제가 생겨 숨진 사람도 있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삼익영농조합은 휴스템코리아와 사업의 형태가 거의 같다. 높은 배당금을 지급한다지만 높은 레벨일수록 원금에서 출금 가능 금액의 비율을 낮게 설정한 점과 출금하지 않고 재투자시 3배를 적립해준 점에서 비슷하다. 선수금을 넣고 꾸준히 출금하더라도 최소 1년 이상은 지나야 원금을 찾게 되고 이후부터 수익을 얻는 구조다. 이는 새로운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되는 것보다 출금 규모가 크면 회사 운영 유지가 어려운 구조인 폰지사기와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천지일보가 고소장에 적시된 횡령·업무방해 등에 대한 혐의에 대해 문의한 결과 삼익영농조합 대표는 “아무 것도 모른다”라는 답변이 돌아왔고, 김 회장은 연락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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