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수익구조 없는 정책
앞선 약속도 지켜지지 않아
탈퇴 시 선수금 모두 없어져

휴스템코리아 법률지원단장이 이상은 휴스템코리아 회장의 새로운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캡처: 유튜브)  ⓒ천지일보 2024.03.07.
휴스템코리아 법률지원단장이 이상은 휴스템코리아 회장의 새로운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캡처: 유튜브) ⓒ천지일보 2024.03.07.

[천지일보=홍보영 기자] “지금 휴스템코리아 팬덤이 신용불량자에 다들 힘들어하는데 회장님은 어떻게 방법을 제시하기는커녕 칭찬만 하셨다고요? 이게 3월까지 기다린 팬덤에게 주는 답인가요? 욕 나오네요.”

폰지사기 의혹을 받는 시더스그룹 휴스템코리아가 새로운 정책을 발표한 가운데 최근 회원 단톡방에 올라온 글이다. 이상은 휴스템코리아 회장이 구속된 직후부터 3개월간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정책에도 뚜렷한 환불 계획이 없자 불만이 터져 나온 것이다.

회사가 내놓은 새로운 정책은 업체명과 명칭만 다를 뿐 기존 사업과 같은 구조였다. 이와 관련해 16만 회원의 피해액이 수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휴스템코리아가 증거인멸을 위한 시간끌기로 새로운 투자금 유입을 시도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6일 천지일보 취재 결과 지난해 12월 14일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이 회장은 지난달 29일 엄모 변호사를 통해 새로운 정책을 발표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이 회장은 옥중 서신을 통해 출금이 막힌 직후 기존 주 1회에서 월 1회 출금이 가능하게 하겠다고 했다가 “조금만 기다려달라”며 이를 번복하고 3월에 정책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속 전에도 이 회장은 뚜렷한 실체 없이 스마트팜과 관련해 지자체·기업과 업무협약만 맺고 사업이 이뤄지지 않는 등 사업하겠다는 형식만 보여준 채 허위·기망 행위를 벌여왔었다.

휴스템코리아의 새로운 정책 내용 일부. (캡처: 유튜브) ⓒ천지일보 2024.03.07.
휴스템코리아의 새로운 정책 내용 일부. (캡처: 유튜브) ⓒ천지일보 2024.03.07.

휴스템코리아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법인이 휴스템 FSD로 변경되고 사용했던 명칭도 바뀐다. 다만 방식은 디지털자산으로 출석체크 보상 등 기존과 거의 같다. 새로운 사업에 참여자는 미환수 금액이 다시 선수금 ‘G1캐쉬’ 형태로 가입된다.

회수 금액이 100% 이상인 회원은 130만원 이상의 선수금을 넣어야 한다. 해피캐쉬 형태인 G1캐쉬는 기존처럼 8대2 비율로, 환급할 수 있도록 만들 예정인 캐쉬와 기존 시더스몰(상품판매 온라인몰)이 대체되는 ‘Acts29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캐쉬로 나뉘게 된다.

Acts29몰에서는 농·수·축산물 상품을 시중에 비해 비싸지 않게 판매한다고 한다. 기존 1~9레벨에서 8~9레벨은 없어지면서 최대 레벨이 5200만원 투자인 7레벨(VIP)에 해당한다. 이 회장의 미상장된 보유주식의 자산가치는 법무법인을 통해 평가받아 팬덤에게 준다고 한다.

변경되는 사업에 가입하지 않거나 탈퇴 시 선수금은 모두 없어지며 영구 제명된다. 탈퇴자들에게는 정확한 환불 시기가 정해지지 않았다. 새로운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운영된 후에 논의해서 결정하자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내용을 종합하면 약 16만명의 회원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친 상황임에도 결국 돈을 돌려주겠다는 구체적인 내용은 없는 셈이다. 더욱이 전환하지 않을 시 한 푼도 돌려줄 수 없다는 강제성도 띤다.

나아가 이전에 띤 사업형태로는 또다시 새로운 투자금이 유입되지 않는 이상 높은 배당금이 지급될 시 구조가 무너지게 돼 마지막 투자자들의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이러한 모든 것이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이 회장이 회원들에게 전하는 내용이다.

휴스템코리아는 새로운 투자자들의 투자금으로 앞선 투자자들에게 돈을 지급하는 일명 돌려막기인 폰지사기 의혹을 받는다. 2019년부터 뚜렷한 수익구조 없이 선수금을 디지털 자산으로 2.6배 불려주겠다며 약 23만 계정을 등록시켰다. 디지털 자산은 매일 출석 인증 시 0.2%를 더 받게 되며 한 달 유지 시 약 5% 이상의 이자를 받는다면서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높은 배당금을 지급한다지만 높은 레벨일수록 원금에서 출금 가능 금액의 비율을 낮게 설정했다. 출금하지 않고 재투자시 3배를 적립해 준다며 많은 금액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유도했다. 선수금을 넣고 꾸준히 출금하더라도 최소 1년 6개월은 지나야 원금을 찾게 되고 이후부터 수익을 얻는 구조다. 이는 새로운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되는 것보다 출금 규모가 크면 회사 운영 유지가 어려운 구조인 폰지사기와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휴스템코리아 법인과 이 회장, 본부장인 손모씨 등 10명은 지난 1월 10일 방문판매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회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2일 한 차례 더 공판준비기일이 열릴 예정이다. 이 회장은 이와 별개로 친족관계 강제추행 혐의를 받아 또 다른 재판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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