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확대 및 할인행사 기획·진행
정부, 관세 인하 품목에 5종 추가
“납품단가·할인 지원 전폭 시행”
올해 마트 수입과일 매출 신장세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통계청이 소비자물가 지수를 발표한 6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사과를 고르고 있다. ⓒ천지일보 2024.03.0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통계청이 소비자물가 지수를 발표한 6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사과를 고르고 있다. ⓒ천지일보 2024.03.06.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金사과’ ‘金배’ 등으로 불릴 정도로 과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프루트플레이션(과일+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뿐 아니라 대형마트들도 체리·키위 등 판매를 늘리면서 ‘과일값 안정화’에 나서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는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가 주관하는 농산물 할인쿠폰(농할), 품목별 납품단가 지원에 참여하는 한편 일일 단위로 산지 시세를 확인하고 자체 이윤(마진)을 줄이는 등 과일 가격을 낮추기 위해 노력 중이다.

대형마트는 못난이 과일 판매 행사를 지속해서 진행하는 것은 물론 딸기와 참외 등 국산 과일 할인 행사, 할당관세가 적용된 저렴한 수입 과일 판매 확대로 사과와 배 수요를 분산시키고 있다.

아울러 내달부터는 뉴질랜드 키위와 태국산 망고스틴을, 5월 중순부터는 미국산 체리를 들여올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체리와 망고스틴 물량을 기존 대비 50% 이상 늘리고 다음달 무관세 뉴질랜드 키위도 들여오기로 했다.

이마트는 체리·키위·망고스틴 도입 물량을 애초 계획보다 늘리고 할인행사를 기획·진행해 과일 구매 부담 완화에 나선다. 홈플러스는 망고스틴 도입량을 작년보다 2배 이상 늘리고 체리·키위도 추가 물량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처럼 대형마트들이 일제히 수입 과일 확보에 적극 나선 것은 정부가 24종인 관세 인하 품목에 체리·키위·망고스틴을 추가하기로 하면서다.

앞서 지난 18일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주재한 민생경제점검회의에서 “현재 24종 대상인 과일류 관세 인하 품목에 시장 수요가 높은 체리와 키위를 비롯한 5종(체리, 키위, 망고스틴, 조제 체리, 조제 복숭아)을 바로 추가하고 가격이 급등한 품목은 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직접 수입해 수입 마진 없이 저렴하게 소비자에게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냉해 등으로 상당 기간 높은 가격이 예상되는 사과와 배는 더 파격적으로 지원하고 딸기와 참외 같은 대체 과일 가격 안정화를 위해 가능한 모든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사과는 납품단가 보조와 할인 판매 지원을 확대하고 대체 과일 수입을 늘려서 평년 수준으로 낮아지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농산물 가격이 평년 수준으로 안정화될 때까지 기간과 품목, 규모 제한을 두지 않고 납품단가와 할인 지원을 전폭 시행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수입 과일 확보 외에도 대형마트는 과일 소비가 위축되지 않도록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홈플러스는 오는 27일까지 과일 등 가격 인하에 집중한 혜택을 마련했다. ‘12Brix 유명산지 부사사과(4~7개입)’는 8750원에 판매돼 개당 2200원 이하 수준이다. ‘11Brix 더 큰 배’는 3976원에, ‘지리산 설향딸기’와 ‘새벽딸기’는 각 6990원에 판매되고 ‘12Brix 성주참외(3~5입)’와 ‘완숙 토마토(1.5kg)’는 9990원에 내놓는다. 이와 함께 ‘12Brix 블랙라벨 오렌지 특대(4개)’는 5990원에 만나볼 수 있다.

이마트는 지난 1∼7일 보조개사과 할인행사와 지난 8∼14일 봄딸기 전 품목 30% 할인행사, 햇참외 5000원 할인행사에 이어 현재 오렌지·망고 골라 담기 행사를 진행 중이다. 미국산 네이블 오렌지(특대) 1개 1000원, 망고(대) 1개 2000원 수준이며 앞으로도 바나나와 수입포도 등 수입 과일 할인행사를 매주 진행한다.

롯데마트·슈퍼는 통합 소싱과 함께 통상적으로 운영하는 A급 상품 외 B급 상품을 매입해 전체 물량을 늘려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 등급이 낮은 상품은 일반 과일 상품과 비교해 가격이 20%가량 저렴한 ‘상생 농산물’로 판매하며 운영 물량도 더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직수입 과일도 늘리고 있다. 2020년부터 베트남에서 직소싱하는 ‘B750 바나나’는 해발 750m 이상 고산지에서 재배한 바나나로 필리핀산 대비 약 30% 저렴해 송이당 2990원에 판매하고 있다.

다음달부터는 B750 바나나 수입 물량을 늘리고 오렌지도 자이언트과를 추가로 확보해 작년보다 물량을 10% 늘리기로 했다. 이스라엘 자몽과 컷팅용 필리핀산 파인애플도 할당관세 적용을 신청해 자몽은 25%, 컷팅용 파인애플은 15%가량 이전 판매가보다 저렴하게 판다.

한편 올해 들어 대형마트의 수입 과일 매출은 1년 전과 비교해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마트는 14%, 롯데마트는 30%, 홈플러스는 10% 신장했다. 정부에서 중점을 두는 오렌지 매출은 200~335% 뛰었으며 바나나는 20~30% 올랐다.

올해 1∼2월 냉동 과일 매출은 작년과 비교해 이마트(12%), 롯데마트(20%), 홈플러스(40%) 모두 증가했다. 반면 지난 1∼2월 사과 매출은 지난해보다 이마트(47%), 롯데마트(40%), 홈플러스(30%) 급증했으나 이는 30% 이상 비싸진 사과값이 반영된 결과다.

사과 판매량은 업체별로 같은 기간 10%대 후반부터 35%까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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