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딸기·바나나·파인애플 등도 내려
1500억 긴급 가격안정 자금 추가 투입
농산물 납품단가 지원 품목 8개 늘려
품목별 지원 단가·할인지원율 등 확대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과일·채소류 가격 상승으로 설 차례상 비용이 역대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26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사과·감 등 과일이 판매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1.2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과일·채소류 가격 상승으로 설 차례상 비용이 역대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26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사과·감 등 과일이 판매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1.26.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치솟은 과일값 안정화를 위해 정부가 대규모 자금 투입을 시행한 이후 사과와 배 소매가격이 10% 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도매가격은 내려가지 않았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사과(후지·상품) 10개 소매가격은 2만 4250원으로 일주일 전인 15일과 비교해 11.6%, 배(신고·상품) 10개 소매가격은 3만 9312원으로 동기간 13.4% 낮아졌다.

배는 올해 초 3만 3911원을 기록했다가 지난 2월 20일 4만 97원으로 4만원대를 돌파했고 이달 15일 4만 5381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다. 이후 18일 4만 1551원, 19일 4만 1486원, 20일 4만 1594원, 21일 3만 5941원으로 내려갔다.

사과는 올해 초 2만 9672원에서 이달 7일 3만 877원으로 3만원선을 넘으면서 최고치를 기록한 후 13일 3만 105원, 14일 2만 7680원, 15일 2만 7424원 등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이후 18일 2만 4148원, 19일 2만 3725원, 20일 2만 3776원, 21일 2만 4041원을 기록했다.

토마토(상품) 1㎏ 소매가격은 7107원으로 12.9%, 딸기(상품) 100g은 1303원으로 6.1%, 참다래(국산·상품) 10개는 1만 228원으로 2.8% 하락하는 등 다른 과일 가격도 내렸다.

수입 과채류인 바나나와 파인애플 가격 역시 하락세다. 바나나(수입·상품) 100g당 소매가는 297원으로 5.4%, 파인애플(수입·상품) 1개는 6901원으로 5.1% 낮아졌다.

망고 소매가는 34.7%, 바나나는 10.5%, 딸기 10.0%, 파인애플 4.9% 등 1년 전과 비교해 낮은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사과·배 등 일부 과일은 여전히 전년 대비 높았다. 배 소매가격은 44.4%, 사과는 5.7%, 단감은 78.3%, 참다래는 17.8%, 오렌지는 8.3%, 토마토는 7.8% 비싸다.

반면 오렌지(네이블 미국·상품) 10개 소매가격은 일주일 전인 15일 대비 1만 6804원으로 3.4%, 망고(수입·상품) 1개는 동기간 3549원으로 0.8% 상승했다.

사과와 배의 경우 할인이 적용되지 않는 도매가격은 1년 전보다 2배 이상 높다.

소매가격은 대형마트·전통시장 등에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가격으로 최근 정부와 유통업계가 대규모 지원에 나서고 할인행사 등을 통해 내림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도매가격은 중도매인이 소매상과 소비자 등에게 판매하는 가격이다. 할인이 적용되지 않는 사과와 배의 도매가는 1년 전보다 2배 이상 높다.

사과(후지·상품) 10㎏의 중도매가격은 지난 22일 기준 9만 1780원으로 전주 대비 1.0%, 배(신고·상품) 15㎏은 10만 8600원으로 7.3%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사과는 121.5%, 배는 147.3% 비싼 수준이다.

배는 이달 15일 10만 1200원에서 18~19일 10만 1800원, 20일 10만 4400원, 21일 10만 5200원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사과는 이달 15일 9만 900원에서 18일 9만 1500원, 19일 9만 2180원, 20일 9만 2640원, 21일 2만 118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상 여파로 올해 농산물 가격 강세는 여전히 크다. 사과와 배 생산량은 30.3%, 26.8% 각각 줄었다.

사과와 배 햇과일 출하 시기가 이르면 7∼8월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사과와 배 가격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이에 정부는 햇과일 출하 전까지 과일 가격이 높을 것으로 전망해 납품단가 및 할인행사 지원을 강화에 나선다.

정부는 지난 18일부터 농축산물 물가 안정을 위해 납품단가 지원(755억원)과 할인 지원(450억원) 등에 1500억원의 긴급 가격안정 자금을 추가 투입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지난 22일에는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공동주재로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어 농·축·수산물 물가안정대책을 논의해 농산물 납품단가 지원 품목을 확대하고 할인지원율도 한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농산물 납품단가 지원 품목은 배, 포도, 키위, 단감, 깻잎, 상추, 양배추, 깐마늘 등 8개 품목을 추가해 13개에서 21개로 늘린다. 품목별 지원 단가도 최대 2배 확대한다. 가령 사과의 지원 단가는 1㎏당 2000원에서 4000원으로 높아진다.

농산물에 대한 정부 할인지원율은 20%에서 30%로 한시 상향된다. 유통업계 자체 할인까지 더하면 최대 40~50% 가격 인하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직수입한 오렌지·바나나 초도물량 약 2000t을 20%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 공급하는 것을 시작으로 직수입 과일을 11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할당관세가 적용되는 수입 과일 품목도 24개에서 29개로 늘리면서 4월 중으로 추가 물량이 수입되도록 할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는 이상 기후로 지난해와 같은 농산물 생산 감소 사태가 되풀이될 수 있는 만큼 피해 최소화를 위해 ‘과수 생육관리협의체’를 운영하며 산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재해 예방 시설 설치도 지원하기로 했다.

기후 변화에도 안정적인 과일 생산 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과일 산업 경쟁력 제고 대책’도 마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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