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프놈펜 외곽의 트라팡 암펠 마을에서 15일(현지시간) 친 초은이 수확철을 맞아 야자수에서 수액을 채취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캄보디아 프놈펜 외곽의 트라팡 암펠 마을에서 15일(현지시간) 친 초은이 수확철을 맞아 야자수에서 수액을 채취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친 초은(54)은 아내와 함께 하루에 12시간 가까이 야자수(팜나무)에서 수액을 채취해 팜슈가를 만든다. 그는 아버지로부터 기술을 배워 캄보디아에서 가장 숙련된 야자수 나무꾼 중 한 명이라고 자부한다.

초은이 수액을 채취한 야자수에서 내려오고 있다. (출처: 뉴시스)
초은이 수액을 채취한 야자수에서 내려오고 있다. (출처: 뉴시스)

하지만 36년 동안 나무를 오르내렸던 초은은 앞으로 몇 년 안에 은퇴할 계획이다. 그는 “이 직업은 아버지의 유산이었다”며 “이 일을 물려주고 싶지만 내 선에서 끝날 것임을 안다”고 16일 AP통신에 말했다.

초은이 수액을 채취하기 위해 야자수 꽃을 자르는 모습. (출처: 뉴시스)
초은이 수액을 채취하기 위해 야자수 꽃을 자르는 모습. (출처: 뉴시스)

캄보디아 농촌 지역의 젊은이들은 농사일만 하던 초은의 세대와 달리 생계를 위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야자수에서 떨어지는 야자 열매. (출처: 뉴시스)
야자수에서 떨어지는 야자 열매. (출처: 뉴시스)

팜슈가 만들기는 지난한 여정이다. 전날부터 열매가 달린 가지들을 대나무 통으로 묶어 밤새 수액이 모이게 한다.

초은이 설탕을 만들기 위해 야자수에서 채취한 수액을 들고 걷고 있다. (출처: 뉴시스)
초은이 설탕을 만들기 위해 야자수에서 채취한 수액을 들고 걷고 있다. (출처: 뉴시스)

다음날 초은은 아침 6시부터 저녁 6시까지 야자수 20그루에 올라가 수액을 채취한다. 그의 아내는 수액이 적당한 농도가 될 때까지 저어주며 끓인다. 초은은 이렇게 하루 수액 10㎏을 채취해 약 3만 3천원(25달러)을 벌고 있다.

초은의 아내 친 이스(왼쪽)가 팜슈가를 만들기 위해 팜 수액이 담긴 용기를 불 위에 올려놓고 있다.
초은의 아내 친 이스(왼쪽)가 팜슈가를 만들기 위해 팜 수액이 담긴 용기를 불 위에 올려놓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야자수는 단순 자원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비공식적인 통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300만~600만 그루의 야생 야자수가 자생하고 있지만, 도시가 확장되면서 야자수 벌채가 일반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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