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게시된 매물. 2024.3.1. (출처: 연합뉴스)
1일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게시된 매물. 2024.3.1.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한국은행이 부동산 경기 둔화로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과 유동성이 저하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한은은 14일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전국 주택 거래량 감소에 주택매매가격이 지난해 12월 이후 하락 전환했고, 경제주체들의 주택가격 상승 기대도 약화됐다”고 밝혔다.

한은은 “다만 높은 수준의 아파트 매도 물량은 향후 주택 가격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신생아 특례대출과 신규 주택 공급 물량 감소는 상방 요인으로 작용돼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부동산 경기 부진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이에 기반한 유동화 증권의 부실화를 통해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과 유동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비은행 금융기관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 상승에 유의해야 한다고 봤다.

비은행 금융기관은 그동안 PF 대출을 대폭 늘려온 만큼 관련 대출 부실화 및 충당금 적립 확대가 수익성 악화와 유동성 저하로 이어질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에 따라 건설업과 부동산업 기업에 대한 대출 연체율이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어 잠재 리스크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요구된다고 봤다.

가계대출에 대해서는 가계자산이 부동산에 집중되어 있고, 높아진 금리 수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부동산시장의 부진은 가계의 채무상환 부담 증대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은 가계의 자금 조달이 주로 부동산 담보를 통해 이뤄지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주택 가격 하락에 따라 취약 차주의 신용 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2년 하반기 이후 가계대출 연체율이 취약 차주와 비은행 금융기관 차주를 중시므로 계속 상승하고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도 지속된 점은 우려를 가중하고 있다.

한은은 “올해 금융 여건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개별 부문의 시장 불안이 금융시스템 전반의 불안으로 확대될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면서도 “부동산 시장과 관련한 금융 부문의 잠재 리스크 현실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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