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연속 30만명대 증가
제조업 늘고 숙박업 줄어
40대·청년 일자리 감소세
실업자, 4개월 연속 증가

구직자들이 취업박람회에서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DB
구직자들이 취업박람회에서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DB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지난달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32만 9천명 늘며 두 달 연속 30만명대 증가를 유지했다. 다만 증가 폭은 한 달 전(38만명)보다 둔화했다.

수출 호조에 힘입어 제조업 취업자는 14개월 만에 가장 많이 늘고 공공행정, 정보통신업 등을 중심으로 고용 호조세가 지속됐다. 반면 숙박·음식점업은 내수 둔화의 영향으로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실업자도 4개월 연속 증가하고 사회 초년생과 경제 허리층인 20대와 40대 취업자 감소세가 이어지는 등 불안 요인도 상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13일 ‘2024년 2월 고용동향’을 통해 지난달 취업자 수가 2804만 3천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2만 9천명 늘어난 규모다.

취업자 수는 지난해 11월 27만 7천명 늘어난 이후 같은 해 12월 28만 5천명, 올해 1월 38만명으로 차츰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취업자는 지난달 두 달 연속 30만명대 증가했으나 오름폭은 소폭 축소됐다.

연령별로 60세 이상 노년층이 일자리 증가세를 유지하고 청년과 40대 고용은 위축되는 추세가 지속됐다.

지난달 60대 이상 취업자는 29만 7천명 늘었다. 고령층 일자리 중 65세 이상에서는 26만 7천명, 70세 이상은 15만 7천명, 75세 이상 8만 8천명 늘었다. 50대와 30대도 각각 8만 4천명, 7만 1천명 늘었다.

반면 40대와 20대 취업자는 한 달 새 6만 2천명, 2만 9천명 줄었다. 40대 취업자는 2022년 7월부터 1년 8개월째, 20대 취업자는 2022년 11월부터 1년 4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청년층을 일컫는 15∼29세 취업자도 작년 동월 대비 6만 1천명 줄었다. 2022년 11월부터 16개월 연속 감소세다. 다만 청년층의 고용률은 46.0%로 전년 동기 대비 0.5%p 올라 같은 달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청년층 실업률은 6.5%로 2월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산업별로 보면 4.10 총선을 앞두고 관련 채용이 늘고 정부 직접 일자리 사업의 영향으로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 분야에서 9만 8천명(8.5%) 늘었다. 정보통신업(8만명, 7.9%),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7만 8천명, 5.9%) 등에서도 증가했다. 건설업은 3만 6천명 늘며 6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평년 대비 기온이 상승하며 건설과 현장 안전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수출이 최근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제조업 취업자도 3만 8천명 늘어 석 달째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2022년 12월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제조업 취업자는 작년 1∼11월 내리 마이너스를 기록하다가 같은 해 12월 1만명 늘어 증가 전환했다. 올해 1월도 2만명 늘었다.

통계청은 “제조업은 통상적으로 수출이나 경기 영향을 받아 세부 산업군, 업종별 차이가 있다”며 “그간의 전기·전자 쪽 감소 부분이 축소됐고 수출하는 식료품이나 자동차, 기타 기계 증가세가 강화됐다”고 말했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은 7만 2천명 늘었는데 증가 폭은 2021년 1월(-7만 4천명) 이후 가장 크게 둔화했다. 37개월 동안 관련 분야 취업자가 증가하고, 코로나19 때 충원된 보건 부문 취업자가 빠져나간 데 영향을 받았다.

도소매업 취업자는 지난달 2천명 늘었다. 작년 12월과 올해 1월은 보합세였다.

내수 침체의 영향으로 관련 고용은 축소됐다. 숙박·음식점업은 지난달 2천명 줄어 전월(-8천명)에 이어 두 달간 하락했다. 앞서 숙박·음식점업은 2022년 5월부터 작년 12월까지 20개월 연속 증가한 바 있다.

농림어업(-3만 3천명, -2.7%), 교육서비스업(-2만 2천명, -1.2%), 부동산업(-2만 1천명, -4.0%) 등에서도 취업자가 감소했다.

종사자 지위별로 보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35만 7천명(2.2%), 임시근로자는 20만 7천명(4.7%) 늘었으나 일용근로자는 17만 7천명(-16.8%) 감소했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3만 8천명(2.7%) 증가했으나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와 무급가족 종사자는 각각 6만명(-1.4%), 3만 6천명(-4.5%) 줄었다.

취업 시간대로 보면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1582만명으로 966만 8천명(157.2%) 증가했으나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1159만 9천명으로 941만 6천명(-44.8%) 감소했다. 2월에 설 명절과 대체공휴일이 있으면서 취업 시간이 줄었다.

15세 이상 전체 고용률은 61.6%로 1년 전보다 0.5%p 상승했다. 1982년 7월 월간 통계작성 이후 2월 기준 가장 높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1년 전보다 0.7%p 상승한 68.7%였다. 1989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2월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실업자는 91만 5천명으로 작년 동월 대비 2만 5천명(2.8%) 증가했다.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세다.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실업률은 3.2%로 1년 전보다 0.1%p 상승했다. 30대와 고령층이 구직 활동에 나서면서 실업자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는 1656만 8천명으로 전년보다 18만 3천명(-1.1%) 감소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은 6만 1천명(-2.3%) 줄었다. 구직단념자는 41만 2천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5만 4천명 늘며 2개월 연속 증가했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2022년부터 2023년까지 취업시장이 호조를 보이며 구직단념자가 약 40만명 감소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됐다”며 “청년과 30대가 여전히 임금, 근로연건 등 조건에 맞는 직장을 찾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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