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 비용 부담, 소비자 전가로 얻은 수익 있을 것”
“단기간 내 유례없이 올린 식품값 제자리로 돌려놔야”

25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식용유를 고르고 있다. (출처: 뉴시스)
25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식용유를 고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소비자단체가 지난 2022년 큰 폭으로 올랐던 대두유와 소맥 가격이 하락했다며 이를 원재료로 하는 식품업체들이 밀가루와 식용윳값을 내려야 한다고 5일 촉구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이날 성명을 통해 “2022년 상반기 치솟은 국제 곡물 가격 영향으로 지난해 주요 식품업체들이 가공식품 물가를 급등시킨 것도 모자라 슈링크플레이션 등의 꼼수 가격 전략까지 실행하면서 소비자에게 비용 전가를 했다”고 지적했다.

협의회가 최근 3년간 밀가루와 식용유의 원재료 추이를 살펴본 결과 밀가루의 원재료가 되는 소맥분(1㎏ 기준)은 2023년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3분기에는 472.4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2%, 4분기에는 435.1원으로 무려 31.0% 떨어졌다.

이에 대해 협의회는 “작년 3분기부터 2022년 1분기 이전 수준으로 소맥 가격이 낮아진 상황”이라며 “이는 주요 국가들의 공급 확대와 계절적 하락 요인 등의 영향으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식용유 역시 주 원재료인 대두유(1.8ℓ 기준) 가격이 2022년 3분기를 정점으로 내림세를 보였고 2023년 3분기는 2698.8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6%, 4분기에도 전년 동기 28.7% 하락해 2022년 1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협의회는 “대두유 가격이 2022년 대비 2023년에 뚜렷하게 하락세로 나타나고 있어 이를 가공해 제품을 제조하는 밀가루와 식용유의 가격을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고 짚었다.

협의회가 주요 밀가루, 식용유 제조업체의 사업(분기)보고서에 명시된 공시자료를 토대로 출고가를 확인한 결과 원재료가격의 하락이 출고가와 소비자가격에 적시 반영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제분㈜와 CJ제일제당㈜의 분·반기 사업보고서에 의하면 밀가루의 출고가는 2023년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9.2%, 2분기에는 12.7%, 3분기에는 7.9% 상승했다.

밀가루 소비자가격은 2023년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4.1%, 2분기에는 10.8% 올랐으나 3~4분기에 원재료값이 급격히 떨어졌음에도 가격이 인하되지 않아 2022년 대비 2023년 평균 소비자가격이 7.9%의 상승률을 나타냈다는 것이 협의회의 설명이다.

아울러 CJ제일제당과 ㈜사조해표의 분·반기 사업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식용유 출고가는 2022년 동기 대비 2023년 1분기 29.5%, 2분기 15.7%, 3분기 1.4%로 오름세를 보이면서 지난해 출고가는 평균 14.9% 상승했다.

2023년 3~4분기 원재료값은 각각 38.6%, 28.7% 내렸으나 소비자가격은 0.3%, 3.8% 떨어지는 데 그쳐 연평균 8.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협의회는 “원재료가격이 하락했음에도 제품의 출고가 및 소비자가격은 다른 변동 추이를 보이고 있다”며 “원재료가격 하락이 소비자가에 미치는 영향이 더디거나 혹은 미비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협의회는 원재료값이 내려감에 따라 소비자가격 인하로 연결돼야 식비·외식비 등 소비자 식비 부담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기업들의 경영 전략의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원재료 비용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해 얻어진 수익도 분명 있을 것”이라며 “밀가루, 식용유를 포함한 주요 식품 기업들은 하락한 원재료가격을 즉시 출고가와 소비자가에 반영해 소비자의 부담을 하루빨리 덜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이 다른 여러 이유를 들어 한 번 올린 소비자가를 내리지 않는 경우가 많으나 짧은 기간 내 유례없이 올린 식품 가격을 반드시 제자리로 돌려놔야 할 것”이라며 “기업들이 자신들의 원가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수익은 독차지하려는 것이 아닌지 지속해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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