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에는 글로벌 여론전도

(서울=연합뉴스) 전공의 집단이탈 열흘째이자 정부가 제시한 복귀 시한인 29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구름다리를 통해서 다른 건물로 이동하고 있다. 2024.2.29
(서울=연합뉴스) 전공의 집단이탈 열흘째이자 정부가 제시한 복귀 시한인 29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구름다리를 통해서 다른 건물로 이동하고 있다. 2024.2.29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약 14만명의 의사가 소속된 대한의사협회(의협)가 3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의 궐기 대회를 연다.

의대 증원 문제를 두고 윤석열 정부의 의사단체 압수수색과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들에 대한 처벌이 초읽기에 들어가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열리는 궐기 대회라 양측 간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서울 여의도 의사 2만명 모인다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의협 비대위는 이날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개최하고 세를 과시한다.

의협은 전공의와 의대생까지 참여해 2000년 의약 분업 사태 이후 최대 규모 집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집회 참여 인원은 2만명으로 예상된다.

강경책을 고수하고 있는 윤 정부와 맞부딪히는 형국이라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시작으로 의료 공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의사들의 현장 이탈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인데, 의대 증원이라는 현실론 속 명분 싸움에서 밀리고 있지만 의사들이 환자를 볼모로 실력 행사에 나선다면 결국 정부가 물러설 것이라는 생각이 주류인 만큼 일단은 강경하게 맞설 것이라는 설명이다.

의사단체가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에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계기로 실력 행사를 본격화할 것이라는 진단인데, 동시에 집단적 진료 거부에 대한 명분 확보를 위한 여론전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의협은 대국민 여론전뿐 아니라 이번엔 서울외신기자클럽 소속 국내 상주 외신기자단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열고 글로벌 여론전도 펼친다. 비대위 대외협력위원장을 맡은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박인숙 전 의원이 주재하는 기자회견은 오는 5일 오후 한국언론진흥재단 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다.

◆정부 압박 기조 유지할듯

윤 정부가 4.10 총선을 앞두고 의사단체와의 갈등을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의대 증원이라는 명분을 쥐고 있는 만큼 강경 기조 유지가 곧 강한 정부와 연결돼 지지율 반등과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꽃놀이패를 쥐고 속으로는 미소짓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인데, 양측이 강대강 최고조로 긴장 수위를 높이다가 결국에는 500명 정도의 증원 선에서 마무리돼지 않겠다느냔 설이 나돈 것도 같은 맥락의 일환이다.

윤 정부가 의사단체의 궐기대회 등 반발에도 강경한 압박 기조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인 이유다. 특히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기도 하거니와 정부와 의료단체 간 갈등이 끊임없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이슈몰이를 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윤 정부가 갈등 조정자로 밀고 당기기에 골몰하는 것에서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인데, 강한 압박 속 어느 시점에선 타협점을 찾기 위해 손을 내밀 때면 의사단체도 뭇매를 맞고 있는 형편에서 못이기는 척 받아들일 것이라는 얘기다.

이전에도 윤 정부는 지난달 29일로 못 박은 전공의 복귀 시한이 지나자마자 ‘의료대란’ 이후 처음으로 의협에 대한 강제 수사에 착수했고, 압수수색에 들어가기 직전에는 보건복지부가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 중 일부에 대한 업무개시(복귀)명령을 내렸다.

지난달 말일이 복귀 기간이었지만 삼일절 연휴를 참작해 오는 4일부터는 미복귀 전공의들에 대한 행정처분과 고발 등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당분간은 양측 간 갈등이 지속해서 증폭되지 않겠느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앞서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2000명 확대에 반발하며 집단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들 전공의들은 혼합진료 금지와 개원면허제 추진 등 정부가 의사들을 필수·지역 의료로 유도하기 위해 마련한 ‘필수의료 패키지’에도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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