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4 결산④] 무한한 가능성 보여준 K-스타트업… 상상을 현실로 만들다

[천지일보 바르셀로나=김정필·정다준 기자] 올해 열린 세계 이동통신 박람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에는 혁신 아이디어를 갖춘 국내 중견·중소기업 104개사, 4YFN(4 Years from Now)관 스타트업 64개사가 참가했다.

한국정보통신기술산업협회(KICTA),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SK텔레콤 ESG 이노베이션 그룹, 한국무역협회(KITA),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고려대 산학협력단, 서강대 산학협력단 등이 지원해 국가별 전시관에 자리 잡은 한국 중소기업·스타트업은 다른 국가 전시관을 압도했다.

현지에서 만난 다양한 스타트업들은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저마다의 혁신 서비스를 선보이며 해외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4YFN관에 있던 스타트업 투아트(TUAT)는 인공지능(AI) 기반 시각보조 음성 안내 서비스 ‘설리번파인더’를 선보였다. 이는 시각보조 음성 안내 서비스 ‘설리번플러스’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현재 설리번파인더에 적용된 멀티모달 AI는 시각장애인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에서 사물이나 대상을 인식하고 설명하는 것을 기준으로 학습됐다. 또한 약 10억장의 이미지 및 해당 이미지에 대한 상세묘사가 학습됐다. 올해까지 추가로 16억장 이상의 이미지 및 LLM을 적용해 사물 인식의 정확도 향상 및 실질적인 정보 전달 역할을 강화할 예정이다.

투아트는 SK텔레콤과 세계적 권위의 ‘GSMA 글로벌 모바일 어워드(GLOMO) 2024’에서 설리번파인더로 수상에 성공하기도 했다. 수상 분야는 ‘접근성·포용성 위한 최고의 모바일 사용 사례’로 ICT를 바탕으로 사회적 약자를 돕는 ESG 관련 기술이나 서비스에 주어지는 상이다.

조수원 투아트 대표는 “새로운 디바이스를 통해 글로벌 시각장애인들의 삶을 더 편리하고 윤택하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모코그(Emocog)는 치매 환자를 위한 디지털 콘텐츠를 공개했다. 조기에 인지장애를 효과적으로 선별할 수 있는 디지털 인지검사인 ‘cogscreen(기억콕콕)’은 5분 이내 언제 어디서든 웹 기반으로 진행할 수 있다. 고령자 누구나 설치 없이 링크를 통해서 접근할 수 있으며 최적화된 UI/UX로 구성했다.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증상 개선을 위한 디지털치료기기인 ‘코그테라(cogthera)’도 선보였다.

노유헌 이모코그 대표이사는 “치매 환자와 가족들이 모두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딥네츄럴(DeepNatural)은 노코드 거대언어모델(LLM) 애플리케이션(앱) 빌더 LangNode를 처음 선보였다. 머신러닝 엔지니어가 파인튜닝한 LLM을 LangNode에 등록하면 기획자와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코딩을 할 줄 모르는 비개발자도 파인튜닝된 LLM을 로드 파이프라인을 설계, 테스트, 배포할 수 있다. 파라미터 조정 및 프롬프트 엔지니어링도 가능하다.

박상원 딥네츄럴 대표 “LLMOps 솔루션을 공개함으로써 비즈니스에 LLM을 통합하는 데 있어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며 “우리 솔루션은 기업들이 AI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해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헬스케어 기능이 탑재된 웨어러블 기기를 공개한 스타트업도 있었다. 인핸드플러스(InHandPlus)는 자체 개발한 행동분석 AI 모델을 탑재한 스마트워치를 내놨다. 온라인 연결 없이 AI 스마트워치를 활용해 사용자의 다양한 복약 행동과 음식 섭취에 대한 분석이 가능하다.

스마트워치 센서를 통해 사용자의 활동량, 심박수, 낙상 및 응급상황 모니터링도 가능하다. 이와 연동되는 모바일 앱과 관리자 전용 웹을 통해 원격 환자 관리 플랫폼도 선보였다. 스마트워치에서 수집되는 데이터와 챗GPT를 연동해 스마트워치에서 음성으로 복약 지도 및 건강 코칭이 가능한 AI 헬스케어 서비스도 적용됐다.

이휘원 인핸드플러스 대표이사는 “AI 기술의 글로벌 트렌드와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자사의 온디바이스 AI 형태의 스마트워치에 대한 차별성과 이에 대한 고객의 니즈를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SK텔레콤과의 협력, 글로벌 기업 및 기관들과의 협력을 통해 빠르게 글로벌 원격 환자 관리 시장 및 시니어 케어 시장을 선점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사내 커뮤니케이션과 교육을 돕는 AI 솔루션도 나왔다. 쏘카인드(Sokind)는 AI 기반 커뮤니케이션 코칭 솔루션 쏘카인드를 전시했다. 이 솔루션을 이용하면 기업은 비용 부담 없이 직원을 교육하고 평가하며, 직원은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인사이트와 노하우를 쌓을 수 있다.

배수정 쏘카인드 대표는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실습을 실제처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도록 하고 AI 기반 평가 체계를 개발해 대면 집체교육의 필요성을 없앴다”며 “앞으로 글로벌 서비스로의 진출을 계획하고 로드맵을 그려나갈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허드슨에아이(Hudson AI)는 인공지능(AI) 기반의 더빙 콘텐츠 데모를 선보였다. 자사의 음성 AI 기술을 활용해 원작 배우의 목소리를 학습하고 5개 언어로 더빙했으며, 영상 AI 기술을 활용해 배우가 직접 외국어로 연기를 하는 것과 같이 입 모양까지 생성했다.

신현진 허드슨에아이 대표는 “허드슨에이아이의 음성 AI 기술은 다국어 환경에서도 발음의 뭉개짐 없이 배우 목소리로 음성 변환이 가능하다”며 “고음, 비언어적 요소 등 드라마틱한 요소들을 표현할 수 있고, 영상 AI 기술은 다각도에서도 자연스럽고 사실적인 입모양 생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어 교육 애플리케이션도 전시됐다. 에이치투케이(H2K)는 K-콘텐츠에 관심 있는 외국인들을 타깃으로 한국어 교육 앱 ‘BB’를 내놓았다.

김우현 H2K 대표는 김 대표는 “최신 트렌드의 K-팝과 K-드라마를 통해 재미있게 한국어를 배울 수 있고 AI가 학습 콘텐츠를 추천해 준다”며 “올해 상반기 북미 시장을 시작으로 유럽과 남미, 아시아 시장까지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디앤씨바이오테크놀로지(D&C BIOTECHNOLOGY Inc.)는 컵타입 소변검사 키트와 개인용 소변 분석기 및 인공지능(AI) 소변검사 진단 솔루션을 선보였다. 객관적인 지표로 정확한 검사가 가능한 플렉서블 광학바이오센서를 적용한 차세대요화학 분석기를 통해 의료서비스 질을 향상시킨다.

박성수 대표이사는 “개인도 의료인의 도움 없이 손쉽게 소변검사에 접근해 건강 모니터링이 가능하다”며 “가정에서 간편하게 질환명을 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변의료기관 연계, 진단기기 기반의 비대면 진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폴라리스쓰리디(Polaris3D)는 AI 기반의 딜리버리로봇 ‘이리온’을 선보였다. 기존에 엘리베이터과 통신하는 방식에 추가적으로 저렴한 로봇팔과 온디바이스 AI 칩을 탑재해 엘리베이터 버튼을 직접 조작하는 방식을 채용했다. 이 방식을 사용하면 연동이 되지 않는 오래된 엘리베이터에서도 동작할 수 있어 로봇의 적용처가 대폭 넓어진다.

곽인범 폴라리스쓰리디 대표이사는 “올해 목표 중 하나는 이리온이 유럽과 중동의 멋진 고층 호텔에서 운영되는 것”이라며 “이번에 사우디와 두바이 등 국가들의 바이어를 만나 좋은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계기가 됐다”고 MWC 참가 성과를 전했다.

워터베이션(watervation)은 WVG를 적용한 공기청정기 Z1과 산업체용 유해물질 저감 솔루션을 공개했다. 이는 전력사용 감소와 저감 효율을 증가시키는 기술이다.

정윤영 워터베이션 대표는 “투자 유치, 바이어 미팅, 그린 컨설팅, NDA 2건 작성 등의 성과를 이뤘다”며 “앞으로 전 세계 대기청정 장치에 저희 기술을 적용해 지속 가능한 청정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에이트스튜디오(AIT STUDIO)는 AI 보행분석 기술을 활용한 메디스텝(MediStep) 키오스크 및 글로벌향 아이패드앱 GaitStudio를 선보였다. 동작 인식 AI로 전신의 움직임을 센싱하고, AI 해석 자동화 기술로 보행 영상을 분석해 리포트를 제공한다. 이러한 과정은 온디바이스 AI 환경에서 구현했다.

박신기 에이트스튜디오 대표는 “모바일 환경에서 간편 AI 보행분석 솔루션을 누릴 수 있도록 올해 안에 완성된 솔루션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젠트리(zentry)는 웨어러블 기반 반려동물 환자 모니터링 플랫폼 ‘두리틀(Dolittle)’을 선보였다. 웨어러블과 AI를 이용해 반려동물의 건강 상태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장현호 젠트리 대표는 “‘두리틀’이 전 세계 모든 반려인과 수의사가 가진 가장 큰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임을 재확인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파라스타엔터테인먼트(Parastar Entertainment)는 오는 4월 데뷔를 앞둔 아이돌 ‘빅오션’을 소개했다. 빅오션 멤버들은 모두 청각장애를 갖고 있어 다양한 정보기술(IT)의 도움을 받아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빅오션은 다양한 음역대의 노래를 정확히 부르기 어렵기 때문에, 이들의 목소리를 AI로 딥러닝해 음원을 위한 사운드를 만든다. 노래를 선명하게 들을 수 없어 멤버들은 스마트워치를 착용해 진동으로 안무 타이밍을 맞춘다.

차해리 대표는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아이돌 그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