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원 투아트 대표, 공항서 가방 도난
스마트폰·태블릿·노트북 등 1천만원 상당
삼성전자 통해 기적같은 기기 지원 이뤄져
“대기업 지원으로 세계 무대서 기술력 알려”

조수원 투아트 대표(오른쪽)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GSMA 글로벌 모바일 어워드(GLOMO) 2024’에서 인공지능(AI) 기반 시각보조 음성 안내 서비스 ‘설리번 파인더’로 수상한 후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투아트는 지난 2022에도 같은 상을 수상했다. (제공: 투아트) ⓒ천지일보 2024.03.17.
조수원 투아트 대표(오른쪽)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GSMA 글로벌 모바일 어워드(GLOMO) 2024’에서 인공지능(AI) 기반 시각보조 음성 안내 서비스 ‘설리번 파인더’로 수상한 후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투아트는 지난 2022에도 같은 상을 수상했다. (제공: 투아트) ⓒ천지일보 2024.03.17.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전시 직전 공항에서 휴대폰과 태블릿 PC, 노트북이 든 가방을 잃어버렸을 땐 눈앞이 캄캄했죠. 우여곡절 끝에 삼성전자로부터 최신 스마트폰을 기적같이 지원받아 자체개발한 앱을 알릴 수 있었고, ‘GLOMO’에서 수상할 수 있었습니다.”

조수원 투아트(TUAT) 대표가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의 유망 중소기업 박람회인 ‘4YFN(4 Years from Now)’에 참가했던 소회를 이같이 전했다.

조 대표는 스타트업으로서 MWC에 참가, 자체개발한 시각장애인 보조 음성안내 서비스 ‘설리번 파인더’ 등을 선보이려 했다. 그러나 그럴 수 없었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소매치기를 당한 것. 스페인에서는 소매치기가 많아 조심해야 한다는 말을 들어왔으나 공항 내에서 그것도 바로 옆에 둔 가방까지 훔쳐 갈지는 생각지 못했다. 무려 1000만원 상당이었다. 먼 땅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변을 당하니 말 그대로 눈앞이 깜깜해졌다.

하지만 천운이 도운 것일까. MWC를 위한 출장 하루 전날 처음 만났던 삼성전자 관계자들의 지원으로 기적같이 전시를 마칠 수 있었고 대기업들도 받기 어렵다는 GLOMO까지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며칠 사이에 지옥과 천당을 오간 셈이다.

[천지일보 바르셀로나=김정필 기자] 시각보조 음성 안내 서비스인 ‘설리번 파인더’ 앱. 이 앱은 보행 중 마주하는 다양한 장애물과 지면 상황을 실시간으로 인식해 안내한다. ⓒ천지일보 2024.02.27.
[천지일보 바르셀로나=김정필 기자] 시각보조 음성 안내 서비스인 ‘설리번 파인더’ 앱. 이 앱은 보행 중 마주하는 다양한 장애물과 지면 상황을 실시간으로 인식해 안내한다. ⓒ천지일보 2024.02.27.

그가 17일 천지일보에 전한 세부적인 사연은 이렇다. 조 대표는 지난달 24일 MWC에 참가하기 위해 바르셀로나 엘프라트 공항에 도착했다. 무사히 도착했다고 안도하는 것도 잠시, 장시간의 비행으로 지친 몸을 일으키기 위해 잠시 커피를 마시는 사이 공항에서 소매치기를 당했다. 가방 안에는 전시회에서 선보일 앱을 위해 스마트폰과 태블릿 그리고 노트북 등 1000만원어치의 기기들이 담겨 있었다.

망연자실한 채 앉아만 있을 수 없던 조 대표는 출장 전 만났던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소속의 한 관계자가 떠올랐고, 곧바로 수화기를 들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조 대표는 “삼성전자의 아는 사람은 그분밖에 없어, 상황을 설명하고 휴대폰 지원을 요청했다”며 “그분도 참 당황스러울 것인데 전시를 앞두고 물건을 잃어버린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며 백방으로 지원 방법을 알아봐 줬다”고 설명했다.

주말이 지나면 MWC가 개막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기기를 구매해야 할지, 기기를 확보할 방법을 찾느라고 발을 동동 구르던 중 새벽 3시쯤 드디어 한국에서 연락이 왔다. MWC에 참가한 삼성전자 모바일사업부에 연락을 취해 기기를 확보했다는 희소식을 안고서다. 우여곡절 끝에 조 대표는 개막날 삼성전자 전시 부스에 가서 기기를 받을 수 있었다.

[천지일보 바르셀로나=김정필 기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의 부대행사인 4YFN(4 Years from Now)에서 27일(현지시간) 조수원 투아트 대표가 시각보조 음성 안내 서비스 ‘설리번 파인더’를 소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2.27.
[천지일보 바르셀로나=김정필 기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4’의 부대행사인 4YFN(4 Years from Now)에서 27일(현지시간) 조수원 투아트 대표가 시각보조 음성 안내 서비스 ‘설리번 파인더’를 소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2.27.

조 대표는 “대기업인 삼성전자가 스타트업의 기술을 인정하고 해외 무대에서 잘 전시될 수 있도록 발 벗고 나서줘 정말 감사했다”며 “이를 통해 투아트가 ‘설리번 파인더’로 GLOMO에서 수상한 것 같다”고 감사해했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GSMA) 글로벌 모바일 어워드(GLOMO)는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오스카로 불린다. 올해 GLOMO에서 투아트가 수상한 분야는 ‘접근성·포용성 위한 최고의 모바일 사용 사례’로 ICT를 바탕으로 사회적 약자를 돕는 ESG 관련 기술이나 서비스에 주어지는 상이다.

투아트가 선보인 설리번 파인더는 지난 2022년 GSMA에서 수상한 시각보조 음성안내 서비스인 ‘설리번 플러스’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보행과 안전 모드, 쇼핑 모드, 음식점 모드 등 다양한 상황에서 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행과 활동을 지원한다.

조 대표는 “이번에 전시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 GLOMO 수상도 어려웠을 것이었고,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기술력을 세계 무대에서 제대로 알리지 못했을 것”이라며 “전시를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준 삼성전자 관계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