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부가 전공의들에게 제시한 복귀 시한 마지막 날인 29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2.2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부가 전공의들에게 제시한 복귀 시한 마지막 날인 29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2.29.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정부가 ‘집단사직’ 전공의들과 만남을 제안했지만 저조한 참여로 성과 없이 끝이 났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건강보험공단 서울지역본부 대회의실에서 전공의들과 약 3시간 20분간 만남을 가졌다.

앞서 이날 오전 박 차관은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전날 각 수련병원의 전공의 대표 94명에게 모임을 안내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며 “이 문자를 동료들에게 공유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차관은 만남 직후 “원래 의도한 건 비공개로 부담없이 만나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는데 언론에서 보도가 되는 바람에 생각보다 많은 전공의가 오지 못한 것 같다”며 “전공의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고 현 전공의들이 개인 자격으로 왔다”고 말했다.

또 “몇 명인지는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 “참석자는 한 자릿수”라고 말했다.

전공의들의 참석률도 저조한 데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끄는 전공의 대표들도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으면서 이날 대화는 정부가 내놓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대해 설명하는 정도 수준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박단 대전협 회장과 대전협 비대위원들은 예상처럼 이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박 회장은 이날 오후 3시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자갈치 시장’ 위치 태그를 해놓고 “비상대책위원 몇 명이서 오늘 대전과 광주, 춘천을 방문할 예정이고 나는 오늘 부산에 잠깐 들렀다 다시 서울에 간다”며 “궂은 날씨에 모두가 비슷한 걱정을 하고 있지만 큰 파도가 일렁이지는 않는 듯하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박 차관은 “전공의들이 개인 자격으로 오셨고 3시간 넘게 이야기 나눴지만 정부가 발표했던 정책 내용 질문과 배경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면서 “소상하게 설명했고 다들 빨리 이 사태가 조기에 해결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꼭 논제를 놓고 결론을 맺는 대화가 아니더라도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공감의 폭이 넓어진다고 생각한다”며 “시간을 내서 대화를 이어갔던 것은 대표냐 아니냐를 떠나 전공의와 대화의 폭을 넓히고 싶었고, 대화를 나누면서 저도 많은 이해가 됐던 부분들이 있었고 그분들도 이해가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이번 대화가 보여주기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전공의들이 명확한 대표가 있고 그 대표에 따라 전체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구조는 아닌 것 같다. 대화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피력했다.

박 차관은 또 “소수라도 현장으로 복귀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렸고 이분들이 공유하는 부분이 있을테니 한 명이라도 돌아오는 데 도움되면 의미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공의들을 향해 “집단행동으로 의사 표현은 충분히 했고 더 길어진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며 “복귀 기한을 정했던 것은 겁박이 아니라 돌아올 수 있는 출구를 열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오늘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면 환자들도 기뻐하고 환영할 것”이라며 “진심으로 복귀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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