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 값싼 브라질산 닭쓰며
‘물가안정 요청’ 석 달 만에
작년 기름납품가 8.8%인상
‘꼼수’에 ‘소비자 불매’ 초래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 (출처: 연합뉴스)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양효선·황해연 기자]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가 대주주로 있는 종합외식기업 bhc가 치킨 가격을 올리면서 동시에 가맹점주들에게는 재룟값을 올려받아 MBK 주머니만 채운 치킨경영에 가맹점주와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소비자들은 bhc가 연간 30%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올리면서 치킨 가격과 납품단가 인상이 꼭 필요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고물가로 서민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역행하면서까지 가격을 올려 이를 보는 시선도 곱지 않다. 소비자단체들은 또 어떻게 연간 30%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거둘 수 있는지에도 의구심을 드러냈다. 

10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bhc는 지난 2013년 제너시스 BBQ에서 떨어져 독자 경영을 시작한 이후 수년간 가격을 한 번도 올리지 않았지만 MBK파트너스가 bhc 투자사로 등장한 2018년 이후에는 가격을 두 차례나 올렸다. 

이에 따라 대표 메뉴인 ‘후라이드’ 가격은 당초 1만 5000원에서 2021년 12월 1만 7000원, 지난해 12월 2만원으로 인상했다. 

같은 기간 ‘뿌링클 콤보’는 1만 8000원에서 2만원, 다시 2만 3000원으로 가격이 인상됐다. 

MBK가 투자를 단행한 뒤 두 메뉴의 가격이 각각 33.3%, 28.8%나 오른 셈이다.

bhc는 가격 인상 때마다 재룟값과 인건비, 임대료 상승 등으로 가격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으나 소비자단체들은 이를 반박하고 있다. 

bhc치킨 로고 이미지. (제공: bhc치킨)
bhc치킨 로고 이미지. (제공: bhc치킨)

◆소비자 기만… ‘불매운동’ 자초한 bhc 

소비자교육중앙회, 한국소비자연맹 등으로 구성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지난해 bhc의 가격 인상 이후 성명을 내고 “2018년부터 2022년까지 bhc의 매출은 연평균 16.9% 증가했고 동기간 영업이익은 연평균 30.1%로 다른 브랜드‧업종에 비해 비해 유난히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8년 대비 2022년의 매출원가율 상승률은 약 5.7%인 반면 순이익률은 약 31.8%나 높아졌다”며 “이 같은 결과로 볼 때 bhc의 주장인 ‘원가 부담으로 인한 가격 인상’ 이유는 타당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bhc 그룹에서 bhc치킨 매출은 2018년 23776억원에서 2020년 4400억원, 2022년 5075억원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07억원에서 1299억원, 2022년 1418억원으로 2.3배가 됐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수시로 식품‧외식업체와 간담회를 열어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해 왔던 시기라 bhc의 가격 인상에 관심이 더 집중되기도 했다.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지난해 9월 추석을 앞두고 bhc 등 외식업계 대표‧관계자와 직접 만나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으나 이로부터 석 달 만에 bhc는 버젓이 가격을 올렸다. 

또 소비자 가격을 올리면서도 오히려 메뉴 재료는 국내산 닭고기에서 값싼 브라질산 닭고기로 바꿔 ‘스킴플레이션(skimpflation)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브라질산을 쓰면서 가격을 올린 사실이 매체를 통해 알려지자 “불매 운동감이다.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댓글이 달렸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기업이 이런 ‘꼼수’ 가격 인상 정책을 택할 시 결국 소비자들이 외면하리라는 것을 유념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2022년 불거진 MBK, bhc 경영 간섭

   국감 위증·탈세·배당금 등 단골 증인 

   결국 “가맹점 착취로 MBK만 채웠다”

bhc는 지난해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면서 가맹점주에게는 재룟값을 평균 8.8% 올려 받기로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당시 성명에서 이와 관련해 “치킨 가격 상승으로 인해 매출 부담을 안아야 하는 가맹점에 이중 부담을 주면서 본사의 이익만을 챙기려는 의심스러운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bhc는 지난 2022년 7월에는 튀김유인 해바라기유 공급가를 한 번에 61% 올려 점주들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앞서 bhc는 정당한 사유 없이 점주에 대해 가맹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고 물품 공급을 중단하는 등 가맹사업법을 위반해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3억 5000만원과 시정명령 처분을 받았다.

이러한 bhc의 문제는 매년 국정감사에서 단골 소재로 다뤄지며 가맹점주 원부자재 납품 폭리 통한 고수익 달성을 위해 가맹점주 쥐어짜기 등으로 언급되는 상황이다. 

지난 2022년부터 불거진 MBK 위증 문제, MBK의 bhc 치킨 경영에 적극 간섭해 가맹점주에게 원부자재 납품 폭리를 통한 고수익 달성 등과 같은 횡포로 영업이익률만 채운다는 점을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적받자 MBK 파트너스 윤종하 부회장은 “저희가 사후적으로 보고는 받고 있으나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라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지난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인 더불어민주당 김경만 의원이 MBK 파트너스 윤종하 부회장을 증인으로 소환해 MBK 파트너스가 투자한 bhc와 관련한 쟁점 사안에 대해 물으며 “MBK 파트너스가 bhc 치킨의 경영에 적극 간섭해 가맹점주에게 원부자재 납품 폭리를 통한 고수익을 달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bhc의 배당과 관련해 “가맹점과의 상생은 철저히 배제됐고 MBK 등 소수 주주의 주머니만 채워지는 꼴”이라며 “이는 30%를 넘는 과도한 영업이익률을 고수하면서 잦은 원자재 비용 전가 등으로 철저하게 가맹점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직격했다. 

아시아 최대 PEF MBK 파트너스는 2018년부터 투자해 bhc의 지분 100%를 소유한 지주회사인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GGS)의 지분 45%를 쥐고 있어 bhc를 지배하고 있는 대주주다.

bhc 지주회사인 GGS 이사회는 지난해 11월 6일 이사회를 열어 박현종 bhc 대표이사를 제외한 출석 이사 만장일치로 전격 해임하고 신임 GGS 대표이사로 등기임원인 차영수 사내이사를 MBK 파트너스 운영 파트너로 세웠다. GGS는 MBK 파트너스와 다른 투자사가 4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육성권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은 지난해 12월 1일 12개 브랜드의 가맹점 사업자협의회 대표들과 간담회에서 “최근 사모펀드 소유 가맹본부를 중심으로 단기에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가맹점주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행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육 사무처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내년 중 사모펀드 소유 가맹본부를 중심으로 금일 제기된 사항에 대한 직권조사를 적극 실시하고 위법행위 확인 시 엄중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20년 12월 8일 시민단체는 MBK 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을 역외탈세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금융감시센터는 MBK파트너스가 오렌지라이프 인수·매각을 통해 약 2조 3000억 원의 수익을 올리는 과정에서 한국 주요 기관투자자들에게서 투자를 받는 등 영업활동을 국내에서 했지만 김병주 회장은 상당한 수입을 얻고서도 미국 시민권자이자 국내에 거소가 있지 않다는 이유로 개인소득세를 1원도 납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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