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심초사’ 말 아끼는 한동훈
김웅 “金여사 외국행도 해법”
이용호 “사과해도 이득 없어”
국민 69% “尹 입장 밝혀야”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2024.1.23 (출처: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충남 서천군 서천읍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2024.1.23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민철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간 갈등이 일단락되면서 여권은 한숨 돌리게 된 모습이다. 하지만 두 사람 간 갈등 시초인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을 두고 당내에선 다툼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김 여사 리스크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권력자가 불공정한 일을 해서 국민이 분노를 느낄 때는 불쌍하게 보이는 거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며 “납작 엎드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가 대통령 관저에서 나와서 사저 혹은 외국 유학길을 가는 방법까지 택해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국면이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이상민 의원은 이날 채널A ‘정치시그널’에서 “당사자로서 대국민 해명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주의하겠다’ 다짐이라도 국민 앞에서 하면 국민 상당 부분은 이해할 것 같다. 그런데 그런 걸 안 하고 있으니 소문만 무성하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추석인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원폭 피해 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의 환영사를 듣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추석인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원폭 피해 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의 환영사를 듣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김 여사가 자신의 리스크에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김 여사가 명품백 수수에 대해 사과할 필요가 없는 것은 이미 그 리스크가 지지율에 반영돼 사과하더라도 정치적 이득을 국민의힘이 얻지 못하는 것”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이 이슈 자체는 소진됐다”고 말했다.

이용호 의원은 “김 여사에 관한 것은 대선 때부터 이 프레임을 야당에서 걸고 공격을 해왔다”며 “김 여사 입장으로 봐서는 억울한 것”이라고 했다.

한 위원장은 김 여사 명품백 의혹에 말을 아끼고 있다. 그는 “국민이 걱정할 만한 부분이 있다”고 밝힌 이후 “제 생각은 이미 충분히 말씀드렸다”며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민적 사안으로 떠오른 김 여사 리스크 대처에 한 위원장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 여사 문제는 대충 묻어둘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민도 지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사과드린다’ 이렇게 말하고 넘어갈 간단한 문제”라며 “그렇게 하도록 한 위원장이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천지일보 2024.01.2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천지일보 2024.01.22.

만일 한 위원장이 주도해 김 여사 리스크를 해결할 경우 당정 재정립은 물론 총선에서 유리한 구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 여사 의혹을 통해 총선 주도권을 잡기 위한 공세를 펼치는 데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김 여사 논란에 직접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는 응답이 70% 육박했다.

여론조사기관인 엠브레인퍼블릭이 YTN 의뢰로 지난 21~22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김 여사 문제에 대한 대통령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 응답이 69%로 나타났다. ‘필요하지 않다’ 답변은 24%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필요하다는 응답이 46%로 나타났다. 22%는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위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응답률은 13.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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