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해 “국민이 걱정하실 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국민 눈높이”를 강조하며 명품 가방 문제에서 여론을 강조한 것이다.

한 위원장이 김 여사 명품백 의혹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비대위원장으로 취임할 때만 해도 “내용을 보면 몰카 공작이 맞지 않느냐”고 했던 그의 태도가 바뀐 것이다. 그는 이번에 “함정 몰카”라고 하면서도 “전후 과정에서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명품 가방 문제의 해법을 두고 외부 영입인사와 일부 중진 그룹을 중심으로 ‘영부인 리스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내며 김 여사 사과 주장 요구가 커지고 있다.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은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만큼 어떤 수단과 방법을 다해서라도 용서를 구해야 한다”며 당에서 처음으로 김 여사 사과를 촉구했다. 김 비대위원은 프랑스혁명을 촉발한 마리 앙투아네트 사례까지 언급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영입한 이상민 의원은 “비열한 사정이 있었든 없었든 물건을 수수한 것이 드러났고, 잘못한 것은 틀림없다”며 “빨리 국민에게 경위를 설명하고 사과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용호 의원도 “국민들은 어떻게 공작이 이뤄졌는지 알면서도 ‘죄송하다’를 원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 3선의 하태경 의원과 조해진 의원, 영입인사인 이수정 교수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폈다.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대응을 놓고 여권 내부에서 내부 분열로 번질 조짐이 보이자 한 비대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가 19일 비공개 회동을 하기도 했다. 윤 원내대표는 “사건의 본질은 부당한 정치 공작”이라며 의원들에게 “인터뷰 때 이 점을 분명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 문제와 관련해 그간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 사이 야당의 공격이 거세졌다. 더불어민주당이 밀어붙이는 김건희 특검법은 총선용 정략의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과반의 국민은 특검법에 찬성하고 있다.

김 여사가 종북이 의심되는 인사와 교류하며 취임 만찬까지 초청한 것은 매우 ‘부적절한 행위’였다. 김 여사를 둘러싼 논란은 총선이 가까올수록 더욱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 힘에서 윤 대통령이나 김 여사의 사과 등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나 김 여사가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국민들은 윤 대통령이 직접 국민 앞에 나서 김 여사 논란에 대한 설명과 함께 양해를 구하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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