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합의 처리 관행 무시돼”
야 “與, 정치 색안경으로 봐”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태원참사 특별법이 야당 단독 처리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태원참사 특별법이 야당 단독 처리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김민철 기자] 국민의힘이 18일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 보장과 진상 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 제정안(이태원 특별법)’을 두고 윤석열 대통령에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기로 했다. 이에 야당인 정의당에서는 깊은 유감을 표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이태원 특별법 등 정치 현안에 대한 당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이태원 특별법에 대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이태원 특별법이 거대 야당의 단독 처리로 본회의를 통과한 점을 언급하면서 “이제껏 특별한 조사가 필요한 기구를 설치하는 특별법을 처리함에 있어 여야가 합의 처리해 온 관행을 철저히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1.1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1.18.

앞서 이태원 특별법은 지난 9일 여당 불참 속 재적 177석 중 찬성 177표로 가결된 바 있다.

그는 특조위 구성의 불공정성을 언급하면서 “재의요구권을 건의하면서 동시에 민주당에 특조위 구성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안, 독소조항을 제거하는 안을 가지고 재협상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야당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정의당 김준우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여당 국민의힘은 사사건건 논의를 거부하고, 회의에서 퇴장하고, 입법을 방해해 왔다”며 “그러더니 이제 와서 ‘야당 단독으로 처리했으니 협상하자’며 어깃장을 놓는 이들에게 공범이라는 말만큼 어울리는 단어가 없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 누구보다도 이태원 참사 유가족, 피해자들을 정치의 색안경으로 바라보는 이들은 국민의힘 그들뿐”이라며 “정의당은 국민의힘의 차디찬 이태원 참사 특별법 거부권 행사 건의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국민의힘의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 행사 건의를 규탄하며 영정을 안고 삭발식하고 있다. 2024.1.18 (출처: 연합뉴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국민의힘의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에 대한 대통령 거부권 행사 건의를 규탄하며 영정을 안고 삭발식하고 있다. 2024.1.18 (출처: 연합뉴스)

한편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대통령 거부권 건의에 즉각 기자회견을 열었다. 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와 유가족협의회는 이날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이 특검법 표결 거부에 이어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에 입법권 무시를 건의한다니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은 “이 법을 거부하는 것은 국민 뜻을 거부하는 것”이라며 “진실은 반드시 드러날 것이고 참사 진상규명과 정의를 바라는 국민 뜻은 기필코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가족 측 10명은 삭발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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