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한국교계 트렌드 전망 포럼<2>

OTT크리스천, 숏폼콘텐츠 등

디지털 활용 목회가 대세로 

“젊은 세대 취향 고려해야”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가 개발한 총회 헌법 전문 AI. (출처:문화선교연구원)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가 개발한 총회 헌법 전문 AI. (출처:문화선교연구원)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국내 개신교단 중 한 곳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교단은 총회 헌법을 인공지능(AI)으로 변환해 알려주는 서비스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일명 ‘총회 헌법 AI’는 예장통합 교단의 헌법 전문 전체를 빠르게 학습해 모든 질문에 대한 답변을 바로바로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일부 교회에서는 AI를 직접 개발해 구역 모임의 교재를 제작하거나 성경을 활용한 챗봇인 ‘성경GPT’가 등장하기도 했다.

조성실 교회와디지털미디어센터장은 문화선교연구원이 주최한 2024문화선교트렌드 포럼에서 급변하는 시대 속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분석해 이런 내용을 포함한 ‘2024년 디지털 미디어와 교회의 과제’를 전망했다. 핵심 키워드로는 ‘마이 AI(my AI) 시대’, ‘OTT크리스천의 등장’, ‘숏폼 콘텐츠’를 제시했다. 급속한 변화 속에서 교회는 신앙의 본질을 유지하며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기회를 포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센터장은 첫 번째 세부 키워드로 ‘마이 AI 시대’를 선정했다. 다양한 영역에서 AI 활용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개인이나 교회가 직접 AI를 개발해 목회와 신앙생활에 접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했다. AI가 단순 행정 업무의 자동화뿐만 아니라 목회자의 업무 분배, 소외계층에 대한 돌봄 역량 확대, 미디어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면서 앞으로 교회 사역 방식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조 센터장은 “AI가 제공하는 자동화된 응답과 콘텐츠 생성 능력은 목회자들에게 유용할 수 있으나 때때로 부정확하거나 윤리‧신학적 가치와 충돌하는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며 AI 기술 활용 및 개발을 위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클라우드 기반으로 언제 어디서나 신앙생활을 이어가며 안내를 통해 나의 개성에 맞춘 신앙 경험을 추구하는 이른바 ‘OTT(Over The Top)크리스천’도 키워드로 꼽았다. 특정 취미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에게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OTT 기술 이용량이 증가하면서 교회에서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골라 듣는 ‘개인 맞춤형 신앙생활’을 영위하는 기독교인들이 많아질 것이란 것이다.

2024년 한국교회를 관통할 핵심 트렌드로 ‘디지털 미디어 전환’ 등이 꼽혔다. 사진은 교인들에게 맞춤형 신앙교육, 훈련, 전도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능력을 가진 ‘OTT 크리스천 큐레이션’을 활용한 플랫폼의 모습. (출처:문화선교연구원)
2024년 한국교회를 관통할 핵심 트렌드로 ‘디지털 미디어 전환’ 등이 꼽혔다. 사진은 교인들에게 맞춤형 신앙교육, 훈련, 전도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능력을 가진 ‘OTT 크리스천 큐레이션’을 활용한 플랫폼의 모습. (출처:문화선교연구원)

조 센터장은 “교회는 OTT크리스천을 위한 OTT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며 “언제 어디서나 교회에 접근 가능하며 교인들이 신앙 콘텐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교회 이탈을 방지하려는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또 상담과 기도 등 온라인 서비스를 확장함으로 교회와 교인이 온라인 환경에서도 서로 긴밀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부분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짧고 핵심만 담은 ‘숏폼 콘텐츠’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교회 역시 현장예배나 설교를 숏폼처럼 간결하면서도 높은 밀도가 요구된다고 했다. 인크로스가 발표한 ‘2023 아이엠 리포트’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 중 89.5%가 1분 내외의 짧은 영상, 즉 숏폼을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숏폼 콘텐츠의 급증과 ‘시성비(시간+가성비, 시간 대비 성능 효율)’ 트렌드는 앞으로 교회의 현장예배와 전도 등에 다양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 센터장은 “숏폼 콘텐츠가 짧고 강렬한 메시지 전달에 효과적인 것처럼 현장예배도 이러한 형식을 반영해 집중력 있고 의미 있는 시간으로 구성할 수 있다”면서 “젊은 세대들은 긴 시간 집중하기보다 짧고 명확한 메시지에서 더 많은 가치를 찾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노방전도에서 전도지를 나눠주듯 숏폼 영상으로 성경 말씀을 전하는 방법 등을 제안했다. 다만 숏폼 콘텐츠의 얕은 메시지 전달과 성경적 균형의 상실이라는 부작용을 인식해야 한다고 조 센터장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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