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2023.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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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한국교계 트렌드 전망 포럼<1>

팬데믹 후 대면예배 회복에도

일꾼 없는 교회 문제 직시해야

공동체 개념 다시 정의할 때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코로나 팬데믹 이후 회복되고 있는 교회가 코로나 이전과 비교할 때 같은 교회라고 할 수 있을까?”

조성돈 목회사회학연구소장이자 실천신대 교수가 현재 출석하고 있는 A교회는 지하에 예배당이 있고, 출석 교인이 20명이 좀 넘는 작은 교회다. 이 교회 담임 목사는 코로나19로 대면예배가 어려워지자 삼각대에 핸드폰 하나 걸어놓고 유튜브 생중계를 실시했다. 이후 교회는 주일과 삼일예배를 비롯해 정기예배와 행사 등을 모두 온라인으로 중계했다. 이 교회가 현재까지 온라인에 축적해 놓은 콘텐츠는 총 375개, 구독자는 130명이다.

담임 목사는 설교를 시작하기 전 함께 예배드리는 교인과 인사를 한다.  이어 군에서 예배드리는 청년, 대전에 있는 대학에서 공부하는 청년회장, 경기도와 제주도, 해외에 있는 교인 등 온라인으로 접속한 이들에게도 인사를 한다.

조 교수는 4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국교회가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유튜브라는 온라인 공간에 ‘뉴 월드(새로운 세계)’가 열렸다고 표현했다. “지하 예배당의 작은 교회 목사도 전 세계를 향해서 설교를 내보내고, 공간과 시간을 초월해 접촉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 교수는 이 같은 질문을 던졌다.

“375개의 축적된 콘텐츠가 ‘A교회’라는 이름으로 올라가있다. 거기에는 20명의 교인이 아니라 130명의 구독자가 있다. 그러면 A교회는 어디에 그 실체가 있다고 해야겠는가?”

코로나 팬데믹이 언제였나 싶듯 이제는 모든 교회가 대면 예배를 개최하고 있다. 한동안 지지부진하던 대면 예배 출석률도 약 85%까지 회복되며 팬데믹 이전 수준에 도달하고 있으나, 교회별로 대면 예배의 출석하는 교인들의 마음가짐이나, 사역 차이가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종교계에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온라인 신앙’ 열풍은 금년에 이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교회는 교인 수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4년을 앞두고, 교계에서는 교회와 교인들이 오늘날 교회의 변화를 수용하고 온라인 등을 활용한 새로운 신앙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최근 천지일보가 입수한 목회데이터연구소·목회사회학연구소·문화선교연구원이 공동으로 개최한 ‘2024 문화선교트렌드 문화포럼’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월 기준 장년 주일 예배 참여 수준 평균은 85.3%로 2022년 4월 이전 장년 주일 예배 참여 수준이었던 66.1%보다 약 1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월드에서 신인류가 세우는 교회’라는 제목의 발제문을 통해 조 교수는 “교회들의 예배 참석은 전반적으로 회복이 됐다고 해도 문제는 사역의 회복이 더디다는 점”이라며 “코로나 이후 4년이 지난 시점에서 한국교회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 교수에 따르면 한국교회에서 통념되는 ‘우리 교회 교인’의 기준점은 바로 ‘주일 11시 예배’다. 즉, 교회의 구성원이라면 반드시 주일 11시 교회당에 함께 모여 예배드려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이런 전제가 깨어졌다. 교인들이 주일예배에 안 나타난다.

조 교수는 “요즘 교회 주일 참석 교인 통계에 온라인 접속으로 예배에 참여하는 이들도 포함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는 교회 예배에 온라인으로 참여하는 자들도 (교인으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후 교회에서 전반적으로 소위 말하는 ‘일꾼’ 즉 사역자들이 줄어드는 것도 교회의 큰 고민이다.

조 교수는 “코로나를 거치며 교회당과 모임에 방점을 뒀던 교회론이 무너지면서 교회가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 돌아갔다”며 “한국교회는 주일을 중심으로 교회에 모이는 것을 신앙의 본질인 것처럼 가르쳐 왔기에 교회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교인들의 신앙 약화 현상의 원인 중 한 가지로 ‘개인주의화’도 거론되고 있다. 온라인 활동에 익숙해진 교인들이 예배도 온라인을 선호하고 모임 등 단체생활을 꺼리는 현상이 확산했다고 조 교수는 설명했다.

이에 교회 역시 각 개인에 맞는 특별한 사역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부분이 강조된다. 조 교수는 “개인 맞춤형 신앙훈련이 쉽지 않지만 온라인이라는 도구로 인해 비용과 시간이 크게 줄어 가능하다”며 “성도들을 교육자로 세우고 온라인 콘텐츠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자체적으로 만들어서 사용하는 콘텐츠가 아닌 이미 널리 나온 콘텐츠를 선용하는 방법”을 제안하기도 했다.

아울러 “기술이 빠르게 늘어나고 기술에 적응하는 속도도 빨라지면서 목회자들의 불안이 늘어가고 있다”며 “(교회가)변하는 것은 이제 필수지만, 쫓아가야 한다는 불안과 그로 인해 나오는 분노 역시 앞으로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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