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5명 중 2명 “간식비 줄여”
먹거리 물가 상승에 식품비 올라
엔데믹에도 외식보다 집밥 선호
올해 ‘착한가격업소’ 21.7% 늘어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물가 오름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농산물 가격과 외식 물가는 여전히 높은 추세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3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6% 상승했다. 외식물가 상승률은 9%로 30년만에 가장 높았고, 농산물 가운데 배추와 무는 1년 전과 비교해 90%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날 점심시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식당 가격표 모습. ⓒ천지일보 2022.10.0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물가 오름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농산물 가격과 외식 물가는 여전히 높은 추세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3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6% 상승했다. 외식물가 상승률은 9%로 30년만에 가장 높았고, 농산물 가운데 배추와 무는 1년 전과 비교해 90%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날 점심시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식당 가격표 모습. ⓒ천지일보 2022.10.05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모든 물가가 고공행진하는 올플레이션(All+Inflation) 상황에서 먹거리 위주의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끼니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경제활동을 하는 성인들뿐 아니라 중고등학생들도 부담을 많이 느끼고 소비 지출액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20일 형지엘리트의 학생복 브랜드 엘리트학생복이 지난달(10~27일) 중고생 402명을 대상으로 용돈 사용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대부분인 98%가 ‘물가 상승을 체감한다’고 답했다. 이로 인해 96%가 용돈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는 상승했으나 용돈은 오르지 않은 경우가 많았는데 한 달 용돈의 경우 5만~10만원(27%), 10만~15만원(25%), 5만원 미만(21%), 15만~20만원(15%), 20만원 초과(12%) 등이었다.

이들의 용돈 지출 항목을 보면 ‘외식·간식·음료 구입(71%)’이 가장 많았던 만큼 주로 먹거리를 통해 고물가 체감도를 느끼고 있었다. 물가 상승을 가장 높게 체감하는 항목으로 81%가 해당 항목을 꼽았으며 5명 중 2명가량(42%)은 먹거리 지출 비용을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물가는 치솟지만 용돈은 한정적인 상황 속에서 이른바 ‘짠테크’를 하는 청소년들도 많았다. 35%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걷기, 광고 시청 등 앱테크를 하고 있었으며 필요 없는 물건을 중고 거래로 파는 경우도 19%에 달해 54%가량의 청소년이 비교적 적극적인 방법으로 용돈을 벌고 있었다. 용돈 기입장이나 용돈관리 앱 사용 24%, 카드 대신 현금 사용이 17%였으며 기타 지출을 안 하거나 극도로 줄이는 경우는 1%였다.

중고생 402명 대상 용돈 사용 설문조사 결과. (제공: 형지엘리트)
중고생 402명 대상 용돈 사용 설문조사 결과. (제공: 형지엘리트)

청소년들뿐 아니라 20대 이상 성인들도 장바구니 부담은 여전히 컸다. 롯데멤버스가 최근 발간한 ‘내일, 우리는’ 리포트에 의하면 소비자 10명 중 8명(85.9%)가량이 올해 장바구니 물가 수준에 대해 ‘비싸다’고 답했다. 이에 엔데믹 이후에도 ‘외식(16.8%)’보다 ‘집밥(45.9%)’을 해 먹는 이들이 약 3배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롯데멤버스가 라임에서 지난 9월 8~20일 20~60대 남녀 7000명을 대상으로 식생활 및 장보기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올해 식품 소비 지출액에도 변화를 보였다. 응답자 41.1%는 지난해보다 식료품 구매 지출이 늘었다고 답했다. 식료품 구매, 장보기뿐 아니라 외식비(31.6%)와 간편식 구매(30.4%) 지출도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식품 소비 지출액 변화 이유로 응답자 40.9%는 ‘물가 변화’를 꼽았다.

장보기 지출 비용은 평균 4만 4700원 정도였으며 식품 구매에 영향을 가장 많이 미치는 요인으로는 매장 판촉 행사(41.4%) 응답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같이 고물가에 소비자들의 지출 비용을 보면 식품비에 많이 집중돼 있었다. 물가가 오르고 소득은 줄었다고 할지라도 먹는 비용을 갑자기 줄이기가 어려운 동시에 외식 물가가 크게 올라 식품비 지출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라임 ‘내일, 우리는’ 식비 지출 인포그래픽. (제공: 롯데멤버스)
라임 ‘내일, 우리는’ 식비 지출 인포그래픽. (제공: 롯데멤버스)

실제 지난달 외식 물가 상승률은 4.8%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3.3%)을 웃도는 상황이다. 이런 현상은 지난 2021년 6월 이후 30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햄버거(16.9%), 피자(10.0%), 비빔밥(7.1%), 냉면(7.0%) 등 외식 세부 품목 39개 중 76.9%를 차지하는 30개 품목의 물가 상승률이 전체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대표 외식 품목 8개를 두고 서울에서 1만원으로 한 끼 식사가 가능한 메뉴는 김밥, 김치찌개 백반, 자장면, 칼국수 등 4개에 불과했다.

이처럼 고물가가 지속됨에도 서울 시내에서 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저렴한 가격으로 식사와 이·미용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착한가격업소’는 올해 더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착한가격업소가 12월 기준 지난 2월(834곳) 대비 21.7% 늘어난 1015개로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서울시는 물가 안정과 서민경제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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