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식품·외식, 전체 상승률 상회
과일·채소 가격 오름세 ‘고공행진’
1~3분기 가처분소득 1%대 상승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물가 오름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농산물 가격과 외식 물가는 여전히 높은 추세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3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6% 상승했다. 외식물가 상승률은 9%로 30년만에 가장 높았고, 농산물 가운데 배추와 무는 1년 전과 비교해 90%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날 점심시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식당 가격표 모습. ⓒ천지일보 2022.10.0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물가 오름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농산물 가격과 외식 물가는 여전히 높은 추세다. 5일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93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6% 상승했다. 외식물가 상승률은 9%로 30년만에 가장 높았고, 농산물 가운데 배추와 무는 1년 전과 비교해 90%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날 점심시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식당 가격표 모습. ⓒ천지일보 2022.10.05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지난해 전체 가구의 처분가능소득(가처분소득)이 1%대 증가한 반면 먹거리 물가는 6%대 상승률을 기록해 가처분소득이 높지 않은 저소득층의 경우 물가 부담이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중 대표 먹거리 지표인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6.8%로 전체(3.6%)의 1.9배, 외식 물가 상승률은 6.0%로 1.7배다.

처분가능소득은 전체 소득에서 이자와 세금 등을 뺀 것으로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돈이다.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가 전체 물가 상승률을 계속 상회하는 것은 먹거리 물가 부담이 다른 품목에 비해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먹거리 물가는 크게 뛰었으니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은 더욱 심했을 것으로 보인다.

외식 물가는 2013년부터 11년 연속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지난해 외식 물가 상승률은 전년(7.7%) 대비 소폭 둔화했으나 2022년을 제외하면 1994년(6.8%) 이후 약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세부 품목 39개 중 36개는 전체 물가 상승률보다 높게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피자가 11.2로 가장 높았으며 햄버거(9.8%), 김밥(8.6%), 라면(외식, 8.0%), 오리고기(외식, 8.0%), 떡볶이(8.0%), 돈가스(7.7%), 삼계탕(7.5%), 소주(외식)·도시락(7.3%) 등이 뒤를 이었다.

자장면(7.2%), 비빔밥(7.2%), 해장국(7.1%), 맥주(외식)·구내식당 식사비·냉면(6.9%), 죽(외식, 6.6%), 김치찌개 백반(6.4%), 쌀국수(6.3%), 칼국수·된장찌개백반(6.1%), 돼지갈비(외식)·설렁탕(6.0%), 짬뽕(5.8%) 등의 물가 상승세도 높았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2년 연속 전체 물가 상승률을 상회하고 있다. 2022년(7.8%)을 제외하고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8.3%)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았다.

세부 품목 73개 중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품목은 전체의 78.1%인 57개가 차지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드레싱이 25.8%로 가장 높았고 잼(21.9%), 치즈(19.5%), 맛살(18.7%), 어묵(17.3%), 참기름(17.2%), 파스타면(15.9%), 초콜릿(15.8%) 등의 순이었다.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설탕(14.1%)과 고추장(13.9%), 소금(13.0%), 커피(12.6%), 아이스크림(10.8%), 우유(9.9%), 식용유(9.7%), 케이크·빵(9.5%), 생수(9.4%), 두유(9.3%), 주스(8.3%), 라면(7.7%), 소시지(7.5%), 밀가루(7.2%) 등의 가격 상승세도 만만치 않았다.

외식·가공식품 물가뿐 아니라 과일 물가도 크게 올랐다.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률은 3.1%로 전체를 밑돌았으나 사과(24.2%), 귤(19.1%), 복숭아(11.7%), 파인애플(11.5%), 딸기(11.1%), 참외(10.5%) 등도 두 자릿수 오름세를 기록하는 등 과실 물가 상승률은 9.6%로 급증했다.

생강(80.2%)과 당근(29.0%), 파(18.1%), 양파(15.5%), 오이(13.7%), 부추(13.5%), 상추(9.5%) 등도 크게 오르는 등 채소 물가 상승률은 4.8%로 집계됐다.

먹거리 물가 상승률은 높은 반면 지난해 1∼3분기 전체 가구의 가처분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393만 1000원으로 조사됐다. 먹거리 물가 상승률에 비하면 턱없이 작은 편이다.

지난해 1∼3분기 누적 소득 하위 20%(1분위) 가처분소득은 평균 90만 4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2분위는 220만 3000원으로 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3분위는 1.7%, 4분위는 2.1%, 5분위는 0.8% 증가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