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상욱 역사 칼럼니스트

그러나 여우를 피하려다가 호랑이를 만난다고, 제노바인으로 인한 피해는 해적보다 심했다. 이어서 요한5세와 요한6세의 비잔티움 내전이 발발했다. 1353년, 요한5세는 테네도스를 기지로 콘스탄티노플을 장악하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1376년, 테네도스는 제노바보다 베네치아의 지배를 원했다. 1381년, 제노바와 베네치아가 체결한 평화조약에 따라 테네도스에서는 군대뿐만 아니라 민간인까지 모두 소개된 빈 섬으로 변했다. 주민 약 4천여명은 크레타섬과 에우리포스섬으로 강제 이주 됐다. 베네치아 총독 Zanach Mudzz가 막아보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1390년부터 베네치아는 비잔티움에 있던 테네도스인들의 귀환을 허용했다. 다음 반세기 동안 베네치아와 비잔티움의 협정에 따라 이 섬에 평화가 찾아왔다. 1453년, 오스만 투르크가 비잔티움을 점령했다. 이듬해 겨울, 오스만의 Yunus 제독이 식수를 보급하기 위해 이틀 동안 테네도스에 정박했다. 1478년, 정복자 술탄 메흐메드2세가 1383년에 파괴된 테네도스성을 재건하고, 투르크식으로 보즈카다(Bozcaada)라고 명명했다. 이후로 지금까지 이 섬은 튀르키예의 영토로 남았다. 보즈카다섬은 20세기 초까지 반복된 전쟁, 황폐화, 망명으로 이어지는 다사다난하고 비극적인 역사를 거쳤다. 이 섬의 신화에는 이러한 역사가 반영돼 있다. 섬은 결코 평화로운 안식처가 아니었다.

Gokceada(괴크체아다, Imbros)섬은 차나칼레 해협 남쪽 입구에서 북서쪽으로 20㎞, 사모트라키(Samothrace)에서 남동쪽으로 24㎞ 떨어졌다. 숲이 우거진 산이 많고, 가장 높은 곳은 해발 671m인 엘리야(Ilyas)산이다. 이 섬에는 보즈카다보다 이른 BC6천년인 신석기 시대에 정착이 이뤄졌다. 임브로스(Imbros)라는 명칭은 숭고한 어머니 여신을 의미하는 Luwian어 ‘Imca-ura’에서 유래한다. 임브로스는 호머의 일리아드에 자주 등장한다. 아킬레우스는 트로이 주변을 습격해 사로잡은 포로의 아들들을 임브로스(Imbros), 사모스(Samos), 램노스(Lemnos)에 노예로 판다.

BC513년, 페르시아군 사령관 오타네스(Otanes)가 레스보스에서 이곳으로 왔다. BC479년, 페르시아군이 그리스군에게 패한 후 서부 아나톨리아와 에게해의 섬들은 자유를 되찾았다. 임브로스는 아테네가 주도한 델로스 동맹에 합류해 스파르타와 대적했다. BC387년, 페르시아와 그리스 사이에 체결된 Antalkiads 평화조약에 따라 임브로스는 아테네 통치를 받으며 로마시대까지 남았다. 중세에는 주인이 자주 바뀌었다. 1261~1453년 사이에는 비잔티움에 속했고, 그 이후에는 오스만 술탄 Murad1세의 통치시기에 다양한 정치적 수단과 경제적 책략으로 투르크인으로부터 섬을 보호할 수 있었던 가티루시(Gattilusi) 가문이 통치했다. 이러한 상황은 1466년까지 이어지다가 베네치아의 통치를 거쳐 오스만제국으로 넘어갔다. 1683년 오스만이 두 번째로 베네치아를 포위 공격할 때 베네치아 해군이 이 섬을 약탈했다. 1918년 10월 30일, Mudros 휴전협정의 체결로 임브로스와 에게해의 다른 오스만섬들은 연합군에게 분할됐다. 1923년 7월 24일, Lausanne조약에 따라 튀르키예로 반환됐다.

호머의 작품에 등장하는 트로아스의 섬들은 선사시대부터 격동의 역사를 공유했으며, 일리아드에서의 트로이 전쟁과 가장 최근의 마지막 트로이 전쟁이라고 할 수 있는 갈리폴리(Gallipoli) 전투와 같은 수많은 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다. 오스만 제국의 전진적 해체 과정은 20세기 첫 20년 동안 진행되다가 제국을 튀르키예 민족국가로 대체할 필요조건을 만들었다. 발칸 전쟁이 한창이던 1912년 10월 18일, 괴크체아다가 그리스에게 점령됐다. 1913년 5월 30일에 서명된 런던조약에 따라 크레타섬을 발칸 국가에 양도했다. 유럽 열강이 모든 국가의 운명을 결정했다. 다른 에게해의 섬들과 아토스(Athos)산의 운명도 마찬가지였다. 1913년 11월 14일 그리스와 오스만 사이에 체결된 아테네 조약에 따라 괴크체아다(Gokceada), 보즈자다(Bozcaada), 키오스(Chios)는 오스만이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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