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는 ‘담대한 피의 길’”
“서방, 진정 민주주의 원한다면”
“러軍 떠날 때까지 지원해야”

편집자 주

최근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비극에 대한 관심이 줄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은 여전히 러시아군과 맞서 싸우고 있으며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우크라이나가 개전 당시 처음부터 항복했다면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지켰을 것이란 가정은 사실이다. 그러나 민주 주권국가는 사라졌을 것이고, 우크라이나는 이를 위해 싸우고 있다.

이 때문에 벨기에 칼럼니스트인 위르겐 게르마이스(Jurgen Germeys)는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게 지원을 지속해줘야 한다고 주문한다. 다음은 위르겐 게르마이스의 기고.

 

위르겐 게르마이스
위르겐 게르마이스

우크라이나는 아직도 러시아 점령군으로부터 주권을 되찾기 위해 싸우고 있다. 이데올로기와 민주주의 사이의 싸움에서 인간의 삶이 여전히 희생되고 있는 것이다. 텔레비전 드라마가 아닌, 너무나 극적인 실제 드라마가 줄곧 일상 속에서 전개되고 있다.

서방에서 수십억 달러의 원조와 지원이 없었다면, 그리고 우크라이나 군인들의 단호한 결의와 러시아를 그들의 영토에서 쫓아내기 위한 노력이 없었다면, 러시아군은 이번 전쟁에서 너무나 쉽게 승리의 깃발을 거머쥐었을 것이다. 만일 그랬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적은 사람들의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하지만 민주적인 주권국가를 적은 비용으로 잃는 역설이 구현될 것이라는 점을 가정할 수 있다. 역사는 ‘민주주의가 개인이 스스로를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하는 의지로만 달성될 수 있다’는 것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도 이런 점에서 다르지 않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과 차세대가 그 개인의 삶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신이 자신에게 부여한 가장 소중한 선물인 ‘생명’을 잃어야 하는 이 상황은 정상적인가? 이상한 모순이 아닌가?

이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싸움의 문제다.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리고 어쩌면, 아마도, 이것은 전 세계 모든 인간들에게 이데올로기가 민주주의적 가치 대신 지배하는 전체주의 국가에서 과감하게 손을 뗄 시간이라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학자들은 러시아와 중국이 전체주의적이지 않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념이 지배되고 권력이 점점 소수의 손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민주주의로 가는 길은 ‘담대한 피의 길’이다. 왜냐하면 전제군주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인민이 피를 흘리는 것을 문제 삼지 않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만약 유럽과 미국이 정말로 민주주의 가치를 지지한다면 우크라이나가 점령군을 제거할 때까지 지원할 수밖에 없다. 원조를 포기하면 그들은 민주주의를 중요시하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다. 그러면 안타깝게도 이에 따라, ‘자유’의 이름으로 더 많은 인간 희생이 요구될 것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두 번째 겨울을 맞은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은 민주주의 주권국가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인근 전선 들판의 눈 쌓인 포탄 구덩이 주변에 자동차가 버려진 모습. (출처: 뉴시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두 번째 겨울을 맞은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은 민주주의 주권국가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인근 전선 들판의 눈 쌓인 포탄 구덩이 주변에 자동차가 버려진 모습. (출처: 뉴시스)

얼마나 많은 러시아인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요구로 우크라이나에 투입될 것인가. 푸틴은 요즘 마치 더는 아무런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듯 행동한다. 이 무모한 공격에서 철수하는 것이 그의 권력을 약화시킬 것이라 우려하는 것 같다.

러시아에서는 오는 2024년 3월 17일 대통령을 뽑는 투표가 있을 예정이다. 유럽과 서방 사람들은 이번 러시아 대선에서 러시아 인민들이 투표를 통해 푸틴을 끌어내리길 원한다. 이번 대선이 우크라이나 점령에 대한 푸틴의 집착을 철회할 기회이길 바라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기회는 위기 근처에 있다. 러시아의 내년 3월 대선이 푸틴의 결정을 강화하고 정당화하는 방법으로 사용될 수도 있는 것이다.

유럽인들은 이번 전쟁 이후 경제적으로 많이 어려워 진 게 사실이다. 전쟁 이후 두 번째 겨울을 맞은 유럽인들은 이번 전쟁이 가급적 빨리 끝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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