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정치인에 이어 이제 ‘신부님’까지 막말에 가세했다. 야권 원로 함세웅 신부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출판기념회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낙연 전 국무총리 등을 향해 “방울 달린 남자들이 여성 하나보다 못하다”고 했다. 추 전 장관을 추켜세우고, 문 전 대통령과 이 전 국무총리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발언을 했다.

추 전 장관이 2020년 12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밀어붙이던 때를 언급하면서 “당시 문 대통령과 이 총리, 비서관, 장관들이 다 남자들이었다. 여성의 결기와 결단을 수렴하지 못해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을 가져왔다”고 말한 것이다. 함 신부는 해당 발언을 하면서 양손으로 방울 모양을 만들어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함 신부는 윤 대통령을 향해서 “괴물이 정치를 하고 있다”는 말도 했다. 추 전 장관에 대해서는 프랑스의 ‘성녀’ 잔다르크에 비유해 ‘추다르크’로 치켜세우기도 했다. 법무부 장관 시절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을 수사 중이던 검사들을 좌천시켜 수사를 방해하고 ‘조국 일가 비리 수사’ 등 문 정부 고위직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사들을 좌천시킨 추 전 장관을 정의로운 전사로 규정한 것이다. 함 신부가 말하는 정의가 얼마나 편협돼 있는지를 보여줬다.

종교인이 편향된 정치의식을 갖고 현실 정치에 대해 말을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성직자의 경박한 표현은 그 자체만으로도 성직자의 품격을 추락시킬 수 있다. 함 신부가 왜곡된 성인식 속에 여성 비하가 내포된 말을 공개된 장소에서 서슴지 않게 발언을 한 것이 비난을 받는 이유이다.

일부 종교인들의 정치적 발언은 이미 위험 수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종교인이라는 명분으로 정치적 견제를 안 받고 강론이나 거리에서 개인적인 정치 편향적인 말을 막 퍼붓고 있다. 특히 천주교의 경우 ‘어른’ 역할을 하던 김수환 추기경이 타계한 이후 일부 신부들이 좌편향 하며 잦은 구설수에 오른다.

함 신부가 속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1970, 1980년대 독재에 저항하는 보루로서 상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민주화 이후 우파 정권이 집권하면서 불안과 갈등을 야기하는 언행을 쏟아 냈다. 9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사퇴와 국가정보원 해체를 촉구하며 미사를 연 적도 있다.

올해 3월에는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 미사를 열었다. 사제단 소속 한 신부는 해외 순방 중이던 윤석열 대통령 전용기가 추락하는 모습의 합성 사진에 ‘비나이다, 비나이다’는 글을 적기도 했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도발 등에 대해서 ‘보수 정권이 집권 연장을 위해 만들어 낸 것’이라고 주장한 신부도 있었다.

일부 신부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신념을 마치 종교적 신념으로 삼아 정치적 활동을 하는 것은 국민에게 큰 정신적 해악을 끼칠 수 있다. 참 종교인은 진리와 정의를 위해 늘 깨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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