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롯데웰푸드 등 일부 제품
12월 편의점 판매가 올릴 예정
‘민생안정’ 위해 가격 인상 철회
편의점도 PB 제품값 유지하기로
물가 고상승률에 ‘안정론’ 빗나가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고객이 한 대형마트에서 상품을 고르고 있다. ⓒ천지일보DB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고객이 한 대형마트에서 상품을 고르고 있다. ⓒ천지일보DB

[천지일보=황해연 기자] 최근 가격 인상을 예고했던 오뚜기부터 풀무원, 롯데웰푸드 등 주요 식품사들이 가격 인상 계획을 잇따라 철회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오는 12월 1일부터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제품 24종의 가격을 최대 17.9% 올릴 예정이었으나 이러한 결정을 철회했다.

분말 카레와 짜장(100g), 크림스프·쇠고기스프 등 스프류(80g)는 2500원에서 2800원으로 12%, 3분 카레·짜장(200g) 등 간편식은 2000원에서 2200원으로 10%, 3분 미트볼은 2800원에서 3300원으로 17.9% 조정할 계획이었다.

토마토 케첩(300g)은 2650원에서 3000원으로 13.2%, 현미식초(500㎖)는 2100원에서 2200원으로 4.8% 인상할 예정이었다.

오뚜기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누적된 원부자재 가격 부담이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다음달 1일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카레와 케첩 등 제품 가격을 올릴 예정이었으나 이를 철회하기로 했다”며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 속에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민생안정에 동참하고자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롯데웰푸드도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햄 제품 ‘빅팜(60g)’ 가격을 다음달 1일부터 2200원에서 2200원으로 올리려고 했다가 철회했다.

풀무원은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초코그래놀라’ ‘요거톡스타볼’ ‘요거톡초코 필로우’ 등 유음료 3종의 가격을 내달 1일부터 2200원에서 2300원으로 조정할 예정이었으나 철회 소식을 편의점에 전했다.

이러한 식품 업체들의 가격 인상 철회는 정부의 지속된 가격 인상 자제 압박과 더불어 소비자들의 부담을 우려했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부득이하게 가격 인상을 검토했으나 물가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을 고려해 이를 철회했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물가 상승률은 정부가 전망했던 ‘10월 물가 안정론’과는 다르게 더디게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월 5.2%에서 내림세를 보이다가 8월(3.4%) 이후 반등하면서 9월 3.7%, 10월 3.8%로 석 달 연속 3%대를 유지하고 있다.

앞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계절적 요인이 완화되는 10월부터는 다시 안정화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국은행도 “연말에는 3% 내외 수준을 나타내고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도 수요 측 압력 약화, 기저효과 등으로 둔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번 이·팔 전쟁 본격화 등의 요인으로 인해 최근 3개월째 연이어 물가 상승률이 커지면서 물가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크게 오른 먹거리 물가가 언제 안정세를 찾을지 모를 상황에서 정부는 현장 방문을 실시하는 등 주요 식품 기업에게 물가 안정 정책에 협조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심지어는 빵, 우유, 과자 등 28개 품목의 가격을 매일 점검하는 등 강력한 물가 관리에도 나서고 있다.

이달만 해도 정부는 빙그레 논산공장과 CJ프레시웨이 본사, 롯데웰푸드 등을 방문하면서 주요 식재료 가격을 점검하고 물가 안정 정책에 협조를 요청했다.

CJ제일제당도 올해 두 차례 가격을 올리려고 했으나 계획을 거둬들였고 풀무원, 하이트진로 등도 가격 인상을 철회한 바 있다.

당장에는 정부의 이런 가격 인상 자제 압박으로 업계가 가격 인상을 강행하는 게 쉽진 않겠으나 이런 업계의 결정이 임시 조치가 될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모든 게 오른 상황에서 판매가를 인상하는 게 맞지만 정부의 물가 안정 메시지가 너무 강력한 탓에 가격은 올리지 못하고 부담만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물가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있고 소비자들도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면서도 “원자재 가격은 물론 인건비, 전기·가스요금 등 다 올라 가격 인상 요인은 많다”고 전했다.

한편 이러한 가격 인상 철회 움직임은 확산되고 있다. 편의점 GS25와 CU도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 CU는 ‘헤이루 우유 500㎖’ 제품 가격을 올릴 예정이었고 GS25는 내달 1일부터 PB 가공유 ‘춘식이우유’ 500㎖ 4종 가격을 1850원에서 2000원으로 8.1%, PB 흰우유 4종을 5.7~8% 인상할 예정이었으나 올리지 않기로 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