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민희, 이한빛 기자] “킬러 문항이 없어졌지만 쉽게 내진 않은 것 같아요.”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16일 서울 종로구 덕성여고에서 시험을 치르고 나온 수험생 김시은양은 “영어 영역이 어려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수능 시험이 종료되기 전부터 덕성여고 앞은 수험생 자녀를 마중 나온 학부모들로 북적였다. 오후 4시 47분께 ‘귀가해도 된다’는 안내방송이 나온 뒤 수험생들이 하나둘씩 시험장을 빠져나왔다. 한 학부모는 자녀를 보자 “(아침에 본 뒤로) 핼쑥해졌다”며 얼굴을 어루만졌다. 한 수험생은 시험이 마치자 긴장이 풀린 듯 “너무 힘들었다”며 부모에게 기대기도 했다. 부모 품에 안겨서 눈물을 터뜨리는 수험생도 있었다.
올해 수능은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한 첫 수능이었다. 정문성 수능 출제위원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킬러 문항 출제를 자제하되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정 난이도로 출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 전문가들은 국어, 수학, 영어 등 주요과목이 예상보다 어려웠다는 분석을 내놨다.
수능을 치르고 나온 수험생들은 킬러 문항이 배제됐다는 것에 공감하면서도 어려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은서양은 “9월 모의고사와 난이도가 비슷한 것 같았다”며 “생활윤리, 사회문화 탐구 지문 길이가 길었지만 표 같은 거는 작년처럼 킬러 문항은 안 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양은 “처음 들어갈 때 긴장됐는데 들어가니 평소 모의고사 보는 분위기와 비슷했다”며 “국어 본 후 긴장이 풀렸다. (집에 가서) 빨리 자고 싶다”고 말했다.
김시은양은 “킬러 문항이 없어져도 쉽게 내진 않은 것 같다”며 “영어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올해 국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이나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렵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수험생 중에는 국어 영역을 푸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수험생들이 많았다.
김민지양은 “국어에서 언매(언어와 매체)가 헷갈렸다”며 “수학이나 영어는 괜찮았다”고 말했다. 김양은 “1교시 시작하자마자 긴장이 엄청 됐는데 이후 마음을 내려놓으니 괜찮았다”며 “국어 과목 때문에 (수능을) 한 번 더 치르고 싶은 마음”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양을 마중 나온 아버지는 “딸이 기특하다. 수고 많았다”며 자녀의 어깨를 토닥였다.
장원영(가명, 20)씨는 “국어가 생각보다 깐깐하게 나와 시간을 많이 써서 당황했다”며 “다른 과목은 6월, 9월 모의평가보다 쉽게 나와서 잘 풀어나갔다”고 말했다.
‘입시 전쟁’을 치러온 수험생들은 시험 난이도와는 별도로 “수능이 끝나서 후련하다”고 입을 모았다.
오수연양은 “만족할만한 점수는 잘 안 나오겠지만 수능이 끝나 무엇보다 홀가분하다”며 “면접이 마무리되면 친구들과 함께 대구와 제주도로 여행가고 싶다”고 말했다.
권도연양은 “고사장에 들어갈 때까지도 (수능이란 게) 실감이 안 났다”며 “끝나서 후련하다. 친구들이랑 여행가거나 맛있는 거 먹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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