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치러진 ‘노마스크’ 수능
학부모들 “시험장 오니 너무 떨려”
조희연 교육감 “무탈하게 끝나길”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서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서울시교육청 제15시험지구 제7시험장)에서 수험생이 입실 전 엄마와 포옹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1.1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서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서울시교육청 제15시험지구 제7시험장)에서 수험생이 입실 전 엄마와 포옹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1.16.

[천지일보=홍보영, 김민희 기자] 16일 오전 6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제15시험지구 제7시험장으로 지정된 용산고등학교. 교문 앞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됐던 수능 응원전이 4년 만에 부활해 활기를 띠었다.

고등학교 1~2학년생 후배들은 ‘오늘의 너를 응원해 수능 만점’ ‘제대로 보고 잘 찍는 거야!’ ‘선배님들 수능 만점 가즈아!’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수험생들을 맞이했다. 후배들은 수험생들이 지날 때마다 연신 “화이팅!” “할 수 있다”를 외치며 응원을 보냈다. 응원과 함께 핫팩, 핫초코, 초코바 등이 담긴 간식 꾸러미를 받아든 수험생은 긴장이 다소 풀린 얼굴로 시험장에 들어갔다.

이날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전국 84개 시험지구 1279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올해 ‘수능 한파’는 없지만 전국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예보됐다. 수험생들은 플리스(양털 소재 재킷), 패딩 점퍼 등을 걸치고 손에는 우산과 도시락 가방 등을 들었다. 귀마개나 이어폰을 꽂고 평정심을 유지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서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서울시교육청 제15시험지구 제7시험장)에서 배문고등학교 학생들이 선배들을 위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1.1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서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서울시교육청 제15시험지구 제7시험장)에서 배문고등학교 학생들이 선배들을 위해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3.11.16.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표정의 수험생들이 시험장에 속속 도착했다. 오전 7시께 도착한 강현준군은 “늦게 가면 시끄럽고 복잡하니까 일찍 왔다”며 “컨디션 조절을 위해 어젯밤 일찍 잤다. 혹시 몰라서 타이레놀, 소화제 모두 준비했다”고 말했다.

강군은 “현재 컨디션이 매우 좋다”며 “치대든 약대든 서울대든 다 갈 수 있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의대를 목표로 수능에 다시 도전한 반수생은 “학교에 다니면서 부족한 국어 과목을 보충했다”며 “이번 수능부터 킬러 문항이 없어져 막판에 파이널 문제를 푸는 방식으로 공부법을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풀 수 있는 건 풀고 풀 수 있는 문제를 실수하지 말자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도 입실 시간 전 아슬아슬하게 도착한 수험생이 있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시험장에 도착한 한 수험생은 내리자마자 교문 안으로 황급히 뛰어 들어갔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에서 수험생과 그 어머니가 서로 부둥켜 안고 있다. ⓒ천지일보 2023.11.16.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에서 수험생과 그 어머니가 서로 부둥켜 안고 있다. ⓒ천지일보 2023.11.16.

학부모들은 자녀를 시험장에 들여보낸 뒤에도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즐겁게 즐기고 와 파이팅”이라고 자녀를 응원한 김정희(54)씨는 “엄마로서 긴장되지만 아이가 잘할 거라 믿는다”며 “(수능 날은) 아이의 삶에서 중요한 시간이라 생각한다. 충분히 즐기고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시험을 치는 자녀만큼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 은평구에서 온 오정숙씨는 “수험장이 다니는 학교가 아니다 보니 어색하기도 할 것 같기도 하고 뒷모습이라도 봐야 좀 안심될 것 같아 나왔다”며 “4년 전 형의 입시를 치른 경험이 있어서 덤덤할 줄 알았는데 직접 오니까 왜 이리 떨리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오씨는 “아들뿐 아니라 재수생을 포함한 모든 수험생이 시험을 잘 치르길 바란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서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서울시교육청 제15시험지구 제7시험장)에서 수험생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3.11.1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6일 서울 용산구 용산고등학교(서울시교육청 제15시험지구 제7시험장)에서 수험생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3.11.16.

이날 시험장을 찾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오늘은 긴 입시 전쟁이 끝나는 날이자 학생 입장에서는 3년 동안의 치열한 학습 도전을 수확하는 날”이라며 “이 수확이 아무 사고 없이 잘 치러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올해는 노마스크 수능 첫해라 각별하다”며 “코로나가 확산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 “킬러 문항으로 인해 수험생 학부모들이 걱정했던 시기”라며 “난이도 문제도 별 탈 없이 끝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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