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은 회장, 기독교 정신 토대로 창업
교회 목사 통해 홍보, 기도회 열기도
‘오대양사건’ 등 신앙 이용한 사기 빈번
선교·구제 사업 탈 쓰고 신도들 노려

고액의 투자수익을 노리는 젊은층이나 노후자금이 절박한 고령층을 대상으로 불법 유사수신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고령층 피해가 심각하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사금융 피해자 중 60세 이상이 36.5%를 차지한다. 평생 연금처럼 배당금을 지급할 것처럼 속여 고액의 투자자를 모집하고, 뚜렷하지 않은 수익 구조임에도 수익을 보장한다고 현혹한다. 지역벌 플랫폼장을 세워놓고, 지인을 소개하면 소개비를 준다며 다단계식 불법성 영업도 서슴지 않는다. 천지일보는 심층 취재를 통해 이같은 폰지사기 사금융 수법을 역사를 통해 파헤치고 현 피해자들의 사례를 조명해 투자심리를 들여다보며, 피해를 막을 법안과 대안을 찾아본다.

휴스템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휴스템코리아 홈페이지 캡처.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시더스그룹의 17개 지역 본부에서는 매월 첫째 주 목요일에 기업예배를 드립니다. 이를 위해 회사마다 목사님을 세웠습니다. 시더스그룹은 선교를 위해 세워진 기업이고, 우리 회원들도 회장인 제가 기독교인이라는 걸 다 압니다. 그만큼 책임감도 크지만, 이를 통해 기독교적인 삶과 비즈니스 선교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시더스그룹을 위해 많은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이상은 시더스그룹 법인 산하 휴스템코리아영농종합법인 대표가 지난달 초 한 교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더스그룹 기업 목표와 이를 실현하기 위해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 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시더스그룹을 통해 전 세계에 300명의 선교사를 파송하는 꿈을 꾸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회장의 발언만 본다면 선교적 마인드와 좋은 의도를 갖고 해당 사업을 확대해 나가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휴스템코리아가 현재 ‘폰지사기’ 의혹을 받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현재 ‘시더스코인’ 운영주체인 휴스템코리아는 다단계 폰지사기, 방판법 위반 등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으며, 관할 지자체인 서초구청은 서울지방법원에 해산명령 청구를 신청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과 서초경찰서 역시 휴스템코리아 사안에 대해 민원을 접수하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교회 중심으로 세력 확장된 시더스그룹

이 회장은 기독교인이다. 어떻게 하면 예수님의 방법으로, 성경적이며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비즈니스를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창업하게 된 것이 바로 시더스그룹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이끄는 이 그룹은 ‘스마트팜’ 중심의 농·수·축산물 온·오프라인 플랫폼 회사다. 이 회장이 이 그룹에 대해 소개한 바로는 지역별 우수한 농·수·축산물 생산자들이 제값을 받고 판매할 수 있도록 다리가 돼주고 있으며, 전국에 약 160명의 직원과 22만여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고 한다.

‘시더(cedar)’는 성경에 등장하는 나무 ‘백향목’을 일컫는 단어다. 백향목은 다윗과 솔로몬왕이 성전과 왕궁을 건축할 때 사용한 재료 중 하나인데, 시더라는 영어 단어 끝에 ‘s’를 붙인 것은 그런 백향목 같은 사람들이 모인 기업이라는 의미라고 이 회장은 설명했다.

농·수·축산물을 다루게 된 이유도 창세기 1장 28절 말씀에 가장 적합한 것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일까. 본지에 들어온 복수의 제보에 따르면 시더스그룹 회원은 대부분 기독교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휴스템코리아 가맹 교회가 있으며, 사업 과정에서 기독교와 결부, 교회나 목사를 통해 기업 홍보를 자주하고, 행사 때마다 목사를 초청해 기도회를 열었다고 한다.

이 기업 관련 유튜브에는 이 대표를 찬양하는 댓글로 가득하다. “이상은 회장님께 무릎 꿇고 날마다 감사함으로 기도드립니다” “(시더스) 팬덤을 부자 만들어 예수그리스도의 증인 된 삶을 살길 원하시는 멋진 회장님, 저도 그 길 가겠습니다” “회장님이 말씀하실 때마다 ‘아멘’으로 화답합니다. 시더스도 매일 함께 기도하고 있습니다. 어떠한 악한 세력이 무너뜨리려 해도 견고한 성은 절대 무너지지 않습니다” “이 곳을 알게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요 인생의 큰 행운입니다” “백향목의 항기가 전 세계에 전파되도록 힘을 합하는 회원이 되겠습니다” “휴스템코리아 파이팅.”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보더라도 시더스그룹이 교회 중심으로 세력이 확장됐음을 예측할 수 있다.

◆신앙심 악용 사건 다수… 신뢰심 쌓으며 접근

이렇듯 기독교를 기반한 신앙심을 이용해 다단계, 네트워크 마케팅 사업을 하다가 피해자가 나온 사례는 많이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오대양 사건(1987년)이 있다. 오대양 교주 박순자는 신자들을 세뇌, 돈을 벌다가 100억원대의 폰지사기가 한계에 다다르자 본인을 포함한 32명의 신도를 집단 살해했다.

그렇다면 종교적 신앙을 악용한 이러한 사건은 왜 계속 발생하는 걸까. 보통 사기행위를 주도한 용의자는 언변도 뛰어나며 ‘선교사업을 한다’ 또는 ‘구제 사업을 한다’며 사람들의 신앙심을 악용한다. 이들은 보통 종교단체모임 등을 통해 신뢰심을 쌓으면서 자연스럽게 고수익이 있는 좋은 투자기회라고 접근한다.

2년 전 서울 강남의 한 대형교회에서 일어난 500억원대 사기 사건만 보더라도 그렇다. 서울 역삼동의 한 대형교회에서 집사로 활동해온 65살 신모씨는 재력가 행세를 하며 각종 후원에 앞장서고 매일 새벽기도에 참석하는 등 교회 내부의 신망을 얻었다. 그렇게 쌓은 신뢰로 상품권 등에 투자해 연이율 30%에 가까운 수익을 낼 수 있다면서 교인들로부터 돈을 받아 챙겼다.

다음은 종교와 결합된 폰지사기 사건의 피해자가 한 말이다.

“이게 하나님의 뜻이었냐고 여쭤보고 싶습니다. 이제는 하나님 얘기하시는 분들이 진짜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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