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내년 4월 총선을 대비해 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당 인재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고 박성준 대변인이 밝혔다.

박성준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만난 기자들에게 “이 대표가 인재위원장을 맡아 당의 인재 발굴과 영입, 양성과 육성 등 인적 자원의 정책 수립과 집행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과거 인재위원회는 주로 외부의 신진 인사 영입에 주력했지만 이번에는 당 내부 인재 및 당무에 참여한 정무 경력이 있는 외부인사들을 포함해 발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맡은 당 기구 명칭을 인재영입위원회가 아닌 인재위원회라고 한 것은 당 내부 인사까지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지도부 체제에서 인재를 발굴한다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그렇게 봐도 무난할 것 같다”며 “지난 2020년 이해찬 대표도 그런 시스템 하에서 인재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의 험지 출마를 묻는 말에는 “그런 논의는 없었다”고 답했다.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여야 할 것 없이 변화와 혁신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지만 이 대표는 오히려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며 거꾸로 가고 있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측근을 통해 ‘국회의원으로서 가질 수 있는 큰 영광은 다 이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기득권 포기를 시사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금 민주당 내에선 김두관, 이원욱 의원 등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백의종군’을 요구하고 있다. 김종민 의원은 친이재명계 일색으로 꾸려진 총선기획단을 겨냥해 “역대 공천 중 가장 불공정한 공천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 이런 당내 상황에서 이 대표가 인재위원장까지 직접 맡기로 하면서 계파 갈등은 더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대통령 후보로 당선되면서부터 ‘이재명 사당화’ 논란에 휩싸였다. 대선 기간 중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닌, 이재명의 민주당”이 될 것을 주장하면서 대선주자로 독주했다.

대선 기간 대장동, 위례, 백현동 사업비리 등 중대 범죄 의혹을 받은 이 대표는 대선 직후 보궐선거에서 송영길 전 대표를 서울시장 후보로 내세우고, 자신은 송 전 대표의 인천 계양을 지역구를 물려받아 당선되면서 국회의원으로 사법리스크를 피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대표는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을 토대로 검찰의 구속영장을 회피하고 개딸 등 강성 지지층을 앞세워 당 여론을 장악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5선의 이상민 의원은 “이 대표는 개인적인 사법리스크를 당내 문제로 삼지 말았어야 했다. 민주당이 이 대표 때문에 방탄 정당이라는 말을 듣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려 하는 것을 겨냥해 한 말이다.

이 대표가 앞으로 당 대표로 먼저 희생적인 자세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더욱 분열과 갈등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자신이 강조한 것처럼 ‘통합과 혁신’의 진정성 있는 모습을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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