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바이러스 질병인 ‘럼피스킨병’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지자체와 축산농가들이 비상에 걸렸다.

25일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 6일간 경기·강원·인천·충북·충남 등에서 확진 사례 29건이 발견됐다. 7건은 추가로 검사 중이다. 또 이날까지 총 1698마리가 살처분됐다.

오염된 물이나 벌레에 물려 발병되는 럼피스킨병은 소에게만 감염되는 전염병으로 폐사율이 10% 이하지만 전파력이 강해 국내에선 1종 법정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럼피스킨병에 걸리면 고열과 단단한 혹 같은 울퉁불퉁한 피부 결절이 발견되며 소가 유산이나 불임을 겪어 우유 생산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

럼피스킨병은 2019년 방글라데시를 시작으로 작년에는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에서 확산됐다. 인도에서는 이에 작년 약 155만 마리가 살처분됐으며 우유 생산도 타격을 입었다. 아시아 국가를 누빈 럼피스킨병의 국내 유입은 예정돼 있던 것이다. 첫 감염 소가 지난 9월 중순께 확진됐을 수 있다는 중수본 추정에 따르면 한 달 넘게 바이러스가 확산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미 축산업계는 한우 수급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상황이다. 공급 과잉으로 지속적인 소비가 필요한 가운데 경기 위축에 설상가상으로 럼피스킨병이란 장애물을 만난 것이다.

큰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일단 급한 불을 꺼야 한다.

백신 접종도 필요하나 항체 형성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먼저는 확산세 차단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각 지자체와 농가가 감염 개체를 찾아내고 소독 강화 등에 나섰으니 당국도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축산업계를 도와야 한다.

구제역도 약 4년 만에 재발하고 아프리카돼지열병(ASF)까지 잊을 만하면 가축전염병이 기승을 부리는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도 논의가 필요하다. 밀집된 사육환경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또한 가축 검역 및 방역 업계의 인력난도 해소해야 한다. 가축도 사람도 상식적인 수준의 환경과 처우를 제공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부와 지자체, 농가가 긴밀히 협력하고 소통해 대응에 나선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확산세가 끝날 때까지 방역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긴장을 늦추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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