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30일 5.18 광주 민주묘지를 참배한다. 29일엔 사실상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도 참석했다. 지난 27일 혁신위원들과 첫 상견례를 가진 인 위원장은 국민 통합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가며 활발하게 활동을 하는 모습이다.

인 위원장은 첫 혁신위 회의에서 “혁신위의 철학은 희생, 통합과 다양성”이라고 밝혔다. 3대 철학 중 ‘희생’을 먼저 앞세운 것은 당의 외연 확장을 가로막는 기득권을 깨겠다는 의지의 발로로 해석된다. 인 위원장은 “꼭 먹어야 할 쓴 약을 조제해 국민이 아주 시원하게 느낄 수 있도록 바른길을 찾아가겠다”며 “혁신위 출범 1주일이 지나면 당에서도 걱정을 많이 할 것”이라고 했다.

혁신위는 ‘내부 통합’ 차원에서 당원권 정지 상태인 이준석 전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등에 대한 징계 해제를 1호 안건으로 정하고 당 지도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당내 화합을 출발점으로 한 고강도 내부 쇄신과 국민 통합으로 여권에 등 돌린 민심, 특히 총선의 캐스팅보트인 중도층을 다시 끌어안으려는 의도로 보여진다.

혁신위는 현역 국회의원을 최대한 배제하고 인적 다양성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분석이다. 현역으로 박성중 의원 1명만 들어갔고, 오신환·김경진 전 의원이 합류했다. 서울 지역 당협위원장인 세 명은 여당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때 확인된 수도권의 싸늘한 민심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볼 수 있다. 또 소아치과 의사, 반려동물 활동가 등 각 분야 전문가들과 대구·세종·전주시 등에서 활동해온 지역 정치인들이 포함됐다. 30대 초반 전직 앵커와 대학생 등 2030세대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인선도 엿보인다. 12명 중 7명이 여성일 정도로 성별 안배도 고려했다.

혁신위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한 여당 당 위기 수습과 내부 쇄신을 통해 수도권·중도층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내년 4.10 총선을 앞두고 최장 넉 달의 긴 활동기간이 주어진 혁신위는 좌고우면하지 않는 강단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만약 개혁의 메스를 쥐고도 제대로 휘두르지 못한다면 또 하나의 선거용 이벤트로 기록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국민들은 혁신위의 성과가 당에 어떻게 반영됐는지를 보고 내년 총선에서 평가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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