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UAE서 대형 수주 임박
호주·인니 등 신규시장도 공략
고위험 사업에 금융 지원 확대
올해도 세일즈 외교 나설 전망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생산 거점인 동부 해안에서 국내 건설사가 대형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하며 ‘제2의 중동 붐’을 재현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짓는 마잔가스처리 플랜트 현장. (제공: 현대건설 ) ⓒ천지일보 2024.03.04.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생산 거점인 동부 해안에서 국내 건설사가 대형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하며 ‘제2의 중동 붐’을 재현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짓는 마잔가스처리 플랜트 현장. (제공: 현대건설 ) ⓒ천지일보 2024.03.04.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지난해 해외 플랜트 수주 실적이 8년 만에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정부가 올해에도 해외 플랜트 수주 330억 달러(약 44조원) 달성을 위한 지원에 나선다. 

플랜트를 5대 수출 유망 분야로 선정하고, 이를 올해 수출 7천억 달러(약 935조원) 및 해외 수주 570억 달러(약 76조원) 목표 달성을 위한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열린 ‘민관합동 수출확대 대책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플랜트 수주 확대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올해 플랜트 수주 목표를 지난해(302억 달러)보다 9.3% 높은 330억 달러로 설정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수출 7천억 달러 달성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해외 플랜트 수주가 필요하다”며 “모든 부처와 수출지원기관이 힘을 합해 금융 지원과 현장애로 해소 등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처럼 플랜트에 집중하는 배경에는 글로벌 플랜트 시장의 성장 전망과 우리나라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력 제고가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플랜트 시장은 코로나19 엔데믹, 고유가 등 영향에 따른 발주 증가로 지난해보다 10% 넘게 증가한 3조 5천억 달러(약 4676조원) 규모로 전망된다. 

여기에 글로벌 플랜트 기업들은 지난 2010년대 중반 대규모 손실 이후 재무 악화로 주춤한 반면, 우리나라 건설사들은 시장 침체기에 계열사 물량을 수주해 생존하면서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한 상태다.

정부는 올해 수주 목표 달성을 위해 중동, 아세안, 오세아니아 등 주력시장과 독립국가연합(CIS), 아프리카, 미주 등 신규시장, 친환경·신산업 분야에 집중할 방침이다.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리야드의 야마마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자 겸 총리와 함께 걷으며 대화하고 있다. 2023.10.23. (출처: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리야드의 야마마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자 겸 총리와 함께 걷으며 대화하고 있다. 2023.10.23. (출처: 연합뉴스)

먼저 주력시장인 중동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에서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도전한다. 중동은 현재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산업전환에 힘을 싣고 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건설사들은 사우디에서 ▲사파니아 유전개발 패키지(50억 달러) ▲뉴파트힐리 가스 처리 패키지(49억 달러) ▲알루자인 프로필렌·폴리프로필렌(18억 달러) 등 사업의 수주를 노리고 있다.

UAE와 카타르에서는 ▲루와이스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터미널(45억 달러) ▲타지즈(TAZIZ) 메탄올 프로젝트(10억 달러) ▲라스라판 에틸렌 저장 플랜트(3억 달러) 등의 수주전에 참여한다.

올해 아세안·오세아니아 지역에서도 우리나라 건설사들의 굵직한 플랜트 발주 시도가 이어진다. ▲호주에서 뉴잉글랜드 재생에너지존(REZ) 송·변전 민간 협력사업(65억 달러) ▲인도네시아에서 TPPI 올레핀 석유화학단지 프로젝트(55억 달러) ▲파푸아뉴기니에서 LNG 개발사업(30억 달러) ▲베트남에서 하이랑 LNG 발전 사업(22억 달러) 등이다.

신규시장으로 분류된 CIS, 아프리카, 미주 등에서는 수주 기반 조성에 나선다.

먼저 CIS 지역에서는 정상 세일즈 외교와 장관급 교류 등을 통해 수주 확대를 지원한다. CIS는 석유·가스 산지로써 비료공장과 석유가스 플랜트 등의 프로젝트 발주가 유망한 지역이다.

우크라이나에는 연내 민관 사절단을 파견해 진출 기반을 다진다.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국토 전반이 황폐해진 우크라이나에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재건 수요가 발생할 전망이다.

아프리카에서는 모잠비크와 에티오피아 등에서 해양·발전 플랜트 프로젝트 발주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올해 서울에서 열리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계기로 민관 협력을 통한 수주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24일(현지시간) 현대건설이 아람코와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 패키지 1·4번 프로젝트 계약 서명식을 진행했다고 25일 밝혔다. 사진은 사우디 아미랄 프로젝트 계약 서명식에 참석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는 모습. (출처: 연합뉴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24일(현지시간) 현대건설이 아람코와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 패키지 1·4번 프로젝트 계약 서명식을 진행했다고 25일 밝혔다. 사진은 사우디 아미랄 프로젝트 계약 서명식에 참석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는 모습. (출처: 연합뉴스)

미주에서는 석유·가스, 석유화학 프로젝트 및 전기차·배터리 분야 투자 진출에 따른 자재 수출상담회 및 시장개척단 등의 활동을 확대한다. 특히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우리나라 기업의 현지 진출이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정부는 우리나라 플랜트 기업의 수주 경쟁력 제고를 위해 금융, 인력, 정보 등 기업 맞춤형 지원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고위험 국가에 대한 플랜트 금융 지원을 확대해 수출입은행의 특별계정을 올해 2500억원 추가로 확보한다. 또한 한국무역보험공사를 통한 금융보증 지원을 강화하는 등 고위험·고수익 플랜트 수주에 집중 지원한다.

아울러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통한 지원 자금의 연간 승인 규모를 역대 최대인 4조 5천억원으로 늘리고, 해외 건설노동자에 대한 소득공제 한도를 확대하는 등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UAE 두바이 등 세계 7곳에 설치된 ‘플랜트 수주지원센터’를 올해 사우디 리야드 등 11곳으로 확대하고, 해외수주협의회와 해외수주애로상담센터를 통한 수주 상담과 정보 제공을 확대하는 등 수주 지원을 위해 업계와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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