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출처: 뉴시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12월 8일부터 시작되는 ‘자비의 희년(Jubilee of Mercy)’ 기간에 한해 사제들이 낙태 여성을 용서할 수 있도록 했다.

1일 DPA통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서한을 통해 자비의 희년 기간 동안 사제들이 낙태 여성을 용서할 수 있다는 내용의 교서를 발표했다.

교황은 발표한 교서에서 “낙태를 한 여성이 진심 어린 속죄와 함께 용서를 구한다면 모든 사제들이 이 낙태의 죄를 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황은 “낙태를 하기까지 여성들이 견뎠을 중압감과 도덕적인 시련에 대해 이해한다”고 덧붙였다.

가톨릭에서 생명을 죽이는 낙태 행위는 중죄(重罪)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낙태 여성이나 그 시술을 한 사람은 곧바로 파문된다. 원래 낙태의 죄는 가톨릭 교구의 최고 고해 신부만이 용서할 수 있는데, 이번 희년 동안에는 모든 사제에게 용서의 권한이 주어지는 것이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교황청 대변인은 “이번 교서 내용은 낙태의 죄가 지닌 무게를 축소하려는 것이 절대 아니다”고 확대해석을 금했다.

교황이 선포한 이번 자비의 특별 희년은 ‘원죄 없이 잉태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인 올해 12월 8일부터 내년 ‘그리스도 왕 대축일’인 11월 20일까지다.

교황의 이번 조치에 대해 가톨릭교회 내 보수파 사제들은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톨릭 내에서 낙태를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강경한 입장이다. 아일랜드를 비롯한 일부 가톨릭 국가들은 낙태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2009년 브라질에서는 의붓아버지에게 성폭행당해 임신한 9살 소녀의 낙태를 가톨릭교계가 거부하는 일이 벌어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간 가톨릭계에서 죄악시한 문제들(동성애와 이혼 등)에 대해서도 포용적인 입장을 취해 관심을 끌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