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플레이브 커리어 하이
멜론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도

20·30대 중심으로 인기몰이
인방 문화·플랫폼도 영향 줘

일본처럼 버튜버 자리잡나
엔터산업 주도 가능성도 제기

[AI영상][요즘 붐] 발매 2주 만에 빌보드 올랐다고… 버튜버, 이제 주류로

버추얼 아이돌 걸그룹인 ‘이세계아이돌(이세돌)’이 디지털 싱글 3집 ‘KIDDING’으로 빌보드 코리아 차트 3위에 올랐다. 사진은 이세돌 KIDDING 안무 연습 영상. (왁타버스 WAKTAVERSE 유튜브 캡처) ⓒ천지일보 2023.08.31.
버추얼 아이돌 걸그룹인 ‘이세계아이돌(이세돌)’이 디지털 싱글 3집 ‘KIDDING’으로 빌보드 코리아 차트 3위에 올랐다. 사진은 이세돌 KIDDING 안무 연습 영상. (왁타버스 WAKTAVERSE 유튜브 캡처) ⓒ천지일보 2023.08.31.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실제 앨범 없이 단일곡으로 멜론 ‘명예의 전당’ 3관왕.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 인기 급상승 음악에 오르고, 빌보드 코리아 차트, 미국을 제외한 빌보드 글로벌 200 차트에 이름을 올리기까지.

단순 아이돌의 이야기가 아니다. 버추얼 아이돌 걸그룹 ‘이세계아이돌(이세돌)’이 디지털싱글 3집 ‘KIDDING’을 공개한 지 약 2주 만에 달성한 결과다.

이처럼 올해 국내 문화 콘텐츠에서 ‘버튜버(버추얼 유튜버)’ 붐이 불고 있다.

이세돌과 달리 버추얼 아이돌 보이그룹 ‘플레이브’도 지난 24일 공개한 미니 1집 ‘ASTERUM : The Shape of Things to Come’을 멜론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멜론 차트 TOP100에 72위로 차트인하기도 했다.

천지일보는 버튜버가 왜 인기를 끌고 있는지 알아봤다.

버추얼 아이돌 보이그룹인 ‘플레이브’가 미니 1집 ‘ASTERUM : The Shape of Things to Come’으로 멜론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은 플레이브의 ‘여섯 번째 여름’ Special Video 장면. (PLAVE 플레이브 유튜브 캡처) ⓒ천지일보 2023.08.31.
버추얼 아이돌 보이그룹인 ‘플레이브’가 미니 1집 ‘ASTERUM : The Shape of Things to Come’으로 멜론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은 플레이브의 ‘여섯 번째 여름’ Special Video 장면. (PLAVE 플레이브 유튜브 캡처) ⓒ천지일보 2023.08.31.

버튜버란 가상을 의미하는 ‘버추얼(Virtual)’과 ‘유튜버(YouTuber)’를 합성한 말이다. 눈동자, 표정, 행동 등을 아바타를 통해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모션캡처, 트래킹 기술을 활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일명 ‘안사람’ 즉 아바타를 움직이는 사람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가상의 캐릭터를 활용하는 만큼 사생활 침해, 신변의 변화 등 구설에 대한 부담이 덜한 점도 있다.

버튜버는 애니메이션과 게임 등 기존 ‘서브컬처’를 소비했던 20·30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더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버튜버 시장이 성장하기 직전,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온라인 문화 확산으로 애니메이션, 게임 산업이 활성화됐다.

국내 버튜버의 대명사로 꼽히는 이세돌의 경우, 오디션이 진행되던 2021년 일본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이 21만 관객을 돌파하는 등 흥행하는 모습을 보였고, 버튜버들의 주된 무대인 ‘VR챗’을 활용한 콘텐츠가 활성화되기도 했다.

버추얼 아이돌 걸그룹 ‘이세계아이돌(이세돌)’ 멤버인 비챤이 풀 트래킹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비챤의 다시보기 유튜브 캡처) ⓒ천지일보 2023.08.31.
버추얼 아이돌 걸그룹 ‘이세계아이돌(이세돌)’ 멤버인 비챤이 풀 트래킹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비챤의 다시보기 유튜브 캡처) ⓒ천지일보 2023.08.31.

현재 성인이 된 20·30대가 인터넷방송 문화에 익숙하다는 점도 한몫했다. 이들은 아프리카TV, 트위치 등 인터넷방송 플랫폼에서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캐릭터를 활용했던 BJ·스트리머들에 익숙했던 만큼, 움직이는 캐릭터를 사용하는 버튜버에 거부감이 덜했던 것이다.

인터넷방송 플랫폼이 채팅을 통해 빠르고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상균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아이돌 팬덤 역시 통상적으로 화면을 통해 보는 만큼 그 사람과 다양한 경험과 소통을 할 수 있는 버튜버가 인기를 끌 수 있었다”며 “특히 이세돌의 경우 팬덤과 친구처럼 소통하고 어울리면서 기존 아이돌, 아티스트에게 갈증이 있었던 부분이 채워진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 연구진도 ‘실제 인간보다 귀여운 라이브 방송인(More Kawaii than a Real-Person Live Streamer)’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시청자들이 버튜버 방송을 보게 되는 것은 ‘재미있어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등 일반 방송 콘텐츠를 보는 이유와 별 차이가 없었다”면서도 “대부분 아바타와 별개로 실제 연기자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콘텐츠나 제공자에 기대하는 것, 반응 양상 등에 대한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 버튜버 엔터사 홀로라이브가 지난 2일 미국 뉴욕 ‘유튜브 극장’에서 라이브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hololive English 유튜브 캡처) ⓒ천지일보 2023.08.31.
일본 버튜버 엔터사 홀로라이브가 지난 2일 미국 뉴욕 ‘유튜브 극장’에서 라이브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hololive English 유튜브 캡처) ⓒ천지일보 2023.08.31.

이러한 가운데 국내에서 버튜버 산업이 어떻게 자리 잡을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이미 일본에서는 버튜버가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일본 버튜버 회사 ‘니지산지’를 운영하는 ‘애니칼라’는 지난해 6월 1530엔(원화 약 1만 3968원)의 공모가로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했으나 지난 30일 종가 기준 3410엔(약 6만 6887원)에 거래되는 등 몸집을 늘렸다.

홀로라이브 운영사 ‘커버’도 올해 3월 도쿄 증권거래소에 750엔(약 6844원)에 상장한 이후, 8월 30일 종가 기준 2331엔(약 2만 1155원)에 거래됐다.

일본 버튜버 회사들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기반으로 IP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다. 홀로라이브 소속 버튜버들은 지난 2일 미국 뉴욕에 위치한 6천석 규모의 ‘유튜브 극장’에서 라이브 콘서트를 진행했다. 당시 티켓의 가격은 6500엔(약 5만 9400원)이었다.

국내에선 이세돌을 포함, 다양한 버튜버들이 활동하고 있다.

최근 2030대를 중심으로 버튜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버추얼 걸그룹 ‘이세계 아이돌(이세돌)’ 멤버인 릴파의 온라인 단독 콘서트 모습. (릴파 유튜브 캡처) ⓒ천지일보 2023.08.19.
최근 2030대를 중심으로 버튜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버추얼 걸그룹 ‘이세계 아이돌(이세돌)’ 멤버인 릴파의 온라인 단독 콘서트 모습. (릴파 유튜브 캡처) ⓒ천지일보 2023.08.19.

이세돌은 지난 18일 공개한 키딩을 통해 멜론 TOP100 6위, 멜론 명예의 전당 역사상 최초의 명예의전당 3관왕, 버튜버 최초 멜론 주간 인기상 수상 등의 커리어 하이를 이뤄냈다. 2021년 게임 스트리머 우왁굳이 단순 콘텐츠로 기획했을 당시 상상하지 못했을 성적이다.

현재 아이네, 징버거, 릴파, 주르르, 고세구, 비챤 등 이세돌 구성 멤버들은 각기 26만~32만명의 구독자, 1만명 이상의 실시간 시청자를 보유할 만큼 탄탄한 팬덤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인기에 대해 업계 일각에선 이세돌 특유의 스토리가 팬덤을 매료시킨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세계 아이돌은 당시 인기를 끌었던 ‘아이돌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포맷을 일부 차용해 50여일간 오디션 과정을 생방송으로 송출했다. 이 과정에서 실시간 채팅과 도네이션 등 시청자 참여 요소가 작용하면서 이들의 방송이 흥행으로까지 이어졌다.

게임 스트리머 우왁굳이 2021년 이세계아이돌 오디션을 진행하고 있다. (우왁굳의 게임방송 유튜브 캡처) ⓒ천지일보 2023.08.31.
게임 스트리머 우왁굳이 2021년 이세계아이돌 오디션을 진행하고 있다. (우왁굳의 게임방송 유튜브 캡처) ⓒ천지일보 2023.08.31.

플레이브의 경우 지난 24일 발매된 ASTERUM : The Shape of Things to Come을 통해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해당 앨범은 초동 20만장 이상 팔려나간 상태다.

이에 향후 버튜버들이 고급 모션 캡처, 증강 현실, 가상 현실 등을 통해 영화나 게임, 음악 등 다양한 엔터 사업에서 활약할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버튜버 산업이 엔터 사업에서 주류로 꼽을 만큼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았으나 수요와 반응이 꾸준한 만큼, 향후 엔터 산업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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