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 빠지고 ‘치지직’vs‘숲’

치지직 오픈… 대부분 호평
트위치 ‘자낳대’ 대회도 후원

아프리카TV, 트위치와 연동
사명 변경 등 안팎 체질개선 

19일 오픈 베타 테스트(OBT)를 시작한 네이버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CHZZK)’의 홈페이지 모습. (출처: 치지직) ⓒ천지일보 2023.12.19.
19일 오픈 베타 테스트(OBT)를 시작한 네이버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CHZZK)’의 홈페이지 모습. (출처: 치지직) ⓒ천지일보 2023.12.19.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67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Twitch)’가 내년 2월 철수를 예고한 가운데 이들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네이버와 아프리카TV가 유치전에 돌입했다.

네이버는 19일 새로운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CHZZK)’의 공개 시험(OBT, 오픈 베타 테스트)을 시작했고, 아프리카TV는 17년 만에 사명을 바꾸는 등 리브랜딩(rebranding, 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바꿔 소비자에게 인식시키는 활동)을 통해 트위치 이용자 유치에 나섰다.

◆트위치 철수에 ‘인터넷 난민’ 670만명 

미국 아마존닷컴의 인터넷 방송 중계 플랫폼인 트위치는 글로벌 인터넷 방송 1위 사업자다. 데이터 분석 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 국내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은 트위치 52%, 아프리카TV 45%로 양사가 주도하는 구조다.

1위 사업자임에도 불구하고 트위치는 최근 내년 2월 27일부로 한국에서의 운영 종료를 예고했다. 트위치는 망 사용료 부담을 이유로 한국 사업 철수를 선언했다. 

트위치는 공지를 통해 “한국에서 트위치를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이 심각한 수준으로 높다”며 “대부분의 다른 국가에 비해 10배가 더 높은 네트워크 수수료로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다만 비교 기준 국가가 어디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서수길 아프리카TV 이사는 “적자가 나 사업도 못 해서 철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망 사용료는 네이버, 구글, 넷플릭스, 트위치 등의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소비자에게 콘텐츠를 제공할 때 발생하는 트래픽에 대해 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인터넷망을 제공하는 인터넷서비스공급자(ISP)에 지급하는 대가를 의미한다.

트위치는 국내에서 120만명 수준의 월간활성이용자(MAU)를 보유하고 있으며 스트리머와 일반 시청자를 포함한 시용자는 67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네이버 ‘치지직’(왼쪽)과 ‘트위치’의 모바일 앱 화면. (출처: 각 앱) ⓒ천지일보 2023.12.19.
네이버 ‘치지직’(왼쪽)과 ‘트위치’의 모바일 앱 화면. (출처: 각 앱) ⓒ천지일보 2023.12.19.

◆네이버 ‘치지직’ 베타 테스트 시작

네이버는 이날 오후 12시를 기점으로 치지직의 오픈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내년 중 정식 서비스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네이버는 베타 기간에는 누구나 시청할 수 있으며, 많은 스트리머가 송출이 가능하도록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날 공개된 치지직은 이용자들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엑스(X)를 통해 공유된 평가를 보면 먼저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에서의 사용자경험(UI)이 트위치와 유사해 거부감이 없다는 게 많이 거론됐다. 또한 1080p 해상도로 이용 가능해 트위치(최대 720p)보다 선명하다는 평가다. 네티즌들은 “트위치의 90%는 치지직으로 갈 것 같다” “일단 UI부터 거부감이 하나도 안 느껴진다” “1080p 미쳤다. 눈이 편하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반면 “네이버는 해외거주하면 가입 안 된다” “해외 접근 어려운 게 가장 큰 아쉬움” “완전 방송 플랫폼은 아닌 거 같다” “카테고리가 없어 불편하다” 등 불만도 나왔다. 

치지직은 ▲최대 1080p 60fps, 비트레이트 8Mbps 등 고화질 해상도 ▲VOD 다시 보기 ▲TTS 보이스 후원 등의 기능을 우선 제공한다. 향후 네이버 검색, 게임판, 네이버카페, 클립 등 네이버가 보유한 다양한 서비스들과의 연계를 통해 게임 커뮤니티 서비스 본연의 경쟁력을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네이버는 오는 20일부터 시작하는 트위치 스트리머들의 e스포츠 대회 ‘자본주의가 낳은 대회(자낳대)’ 후원과 방송 송출을 진행한다.

네이버 ‘치지직’ 모바일 앱 화면. 네이버 ‘치지직’ 모바일 앱 화면. (출처: 치지직) ⓒ천지일보 2023.12.19.
네이버 ‘치지직’ 모바일 앱 화면. 네이버 ‘치지직’ 모바일 앱 화면. (출처: 치지직) ⓒ천지일보 2023.12.19.

◆이젠 아프리카 아닌 ‘숲코리아’

아프리카TV도 ‘트위치 난민’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아프리카TV는 기존 국내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 2위 사업자인 만큼 인프라가 확실하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사명 변경까지 추진하는 등 체질개선을 추진 중이다.

아울러 아프리카TV는 트위치 스트리머와 이용자를 위해 트위치 계정을 아프리카TV와 연동해 트위치 계정으로도 아프리카TV를 로그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내년 1월 말까지 계정을 전환한 스트리머에게는 트위치에서 방송한 시간을 최대 400시간까지 아프리카TV 내에서도 인정해 ‘베스트 BJ’ 신청 조건인 500시간을 채울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트위치에서 넘어온 스트리머는 트위치 계정 연동 이용자들에게 우선 노출되고, 스트리머 구독자 10만명에게는 1개월 무료 구독권을 제공한다.

아프리카TV는 최근 플랫폼명을 ‘숲(SOOP)’으로 변경하는 리브랜딩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스트리머 및 이용자 유입을 위해 안팎으로 새롭게 변화를 추진하는 모양새다. 해당 플랫폼 내에서 사용하는 ‘별풍선’이나 ‘BJ’와 같은 명칭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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