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

코로나19로 한동안 중지됐던 외국인들의 한국 탐방이 다시 재개되고 있다. 외국인들이 한국에 주목하는 이유 중 가장 큰 키워드는 ‘K-’라는 접두어일 것이다.

BTS, 블랙핑크 등 스타들의 영향과 SNS 등 글로벌 플랫폼 영향으로 한류콘텐츠 소비량은 미국, 유럽, 인도네시아, 인도, 브라질 등 전 세계에서 더욱 높아지고 있다. 실제, 한국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던 외국인들은 BTS의 히트곡,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등을 통해 한국적인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미국 켄터키주에 거주하고 있는 필자의 친구 미국인 타샤(37)는 “예전에는 아시아, 특히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크게 관심이 없었지만, BTS의 노래를 플랫폼을 통해 접하면서 한국의 문화, 음식, 한국어에도 크게 관심이 생겼다”고 전했다. 또 다른 친구인 영국인 제시카(34)는 “K-팝과 드라마를 통해 한국어에 대해 크게 관심이 생겨 현재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 올해 말에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TS, 블랙핑크 등을 통해 한류 바람이 거세지면서 외국인들이 한국의 음식, 언어, 뷰티 등을 접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것뿐만 아니라 ‘AMWF’(Asian Male White Female·아시아 남성과 백인 여성)도 또 다른 트렌드가 되고 있다. 외국 여성들에게 한국 남성의 호감도가 급상승하면서 한국 남성과 백인 여성 커플이 늘어나는 중이다.

이혼한 미국인 친구 타샤는 “작은 눈의 검은 눈동자를 지닌 한국어를 하는 한국 남성에 대해 큰 호감이 생겼다”고 전했다. ‘K-컬처’ 열풍은 이제 아시아 남성을 바라보는 시각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이러한 ‘K-콘텐츠’ 열풍으로 가장 주목되는 분야는 외국인들의 한국어 배우기다. 언어는 국가와 인종을 넘어 공동체 형성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각계각층 사이에 소통의 다리 역할을 한다. 외국인들은 OTT 플랫폼을 통해 K-드라마 ‘오징어 게임’ ‘이태원 클라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을 시청하며 한국어 배우기에 뜨겁게 주목하고 있다.

사실 한국어는 동사 활용이 다양하고 문법이 복잡해 외국인들의 기피 언어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K-팝, K-드라마가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퍼져 나가면서 한국어가 가장 배우고 싶은 외국어로 자리매김 중이다. 특히 K-팝 가사는 영어, 중국어와 달리 특유의 은유법으로 감정을 깊이 있게 표현하는 점도 큰 장점으로 적용되고 있다.

엔데믹이 되면서 코로나19 기간에 열리지 못했던 여행사·항공사와 공동으로 진행한 방한여행 상품도 활기를 띠고 있다. 정부에서도 콘서트를 활용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현지 여행사·항공사와 공동으로 방한여행 상품도 추진해 왔다.

과거 소녀시대, 에프엑스, 슈퍼주니어 등 SM엔터테인먼트 아이돌들의 유럽 공연이 탄력을 받으면서 K-팝으로 인한 ‘한류의 붐’이 시작됐다. K-팝 공연, 뮤직비디오 등이 유튜브를 통해 퍼지면서 천문학적인 조회수를 기록했고 유럽뿐 아니라 미국, 남미, 중동, 아시아 등 전 세계적으로 팬들은 증가했다.

이제 코로나19가 끝나가면서 한류 열풍은 다시 힘을 얻고 있다. K-콘텐츠의 확대와 더불어 ‘코리아’는 더 강한 브랜드로 전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어필하는 중이다.

정부에서도 글로벌 K-Culture 시대를 이끌어갈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는 데 주목해야 한다. 문화콘텐츠 산업 전문인력 양성이 결국 4차 산업혁명 시대와 맞물려 ‘코리아’라는 브랜드를 더욱 드높이는 데 중요한 핵심 요소가 됐다.

창의력 기반의 문화콘텐츠 산업 활성화와 멈춤 없는 K-팝·드라마의 질주는 우리의 글자, 음식, 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외국인들을 한국에 방문시키는 더 큰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글로벌 문화산업을 선도하는 창의융합 인재를 육성해 다가오는 시대를 맞이해야 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